양희조 교수/순천향대천안병원 비뇨의학과
자위(masturbation/自慰)는 손이나 다른 물건으로 자신의 성기를 자극하여 성적 쾌감을 얻는 행위다. 발기나 자위 이 모든 것들은 사실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들이다. 물론 의학적으로도 아무 문제없는 정상적인 과정이다. 하지만 마음의 조화가 뒷받침되지 않고, 몸의 변화와 몸의 쾌락에만 지배를 받게 되면 마치 동물처럼 행동하는 것과 다름 아니다.
유서 깊은 본질적 행위
자위는 과연 나쁜 것인가? 우리나라 통계를 보면 남자의 95.7%, 여성의 56%가 자위를 해 봤다고 한다. 자위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같다. 고대 그리스 도자기에 그려진 ‘자위하는 남자의 그림’이나 고대 인도 조각상에 성행위 및 자위행위를 하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는 것을 보면, 자위는 매우 오래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자위를 건강한 행위의 하나로 생각해서 많은 작품을 남겼으며, 고대 수메르인들은 신이 자위행위를 해서 나온 사정액으로 티그리스강와 유프라테스강이 생겼다고 믿었다. 또 고대 이집트인도 신이 자위 후 사정으로 우주를 창조했다고 믿었다. 이처럼 자위행위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하는 가장 본질적인 행위라고 할 수 있다.
18∼19세기, 금기시
18~19세기에는 자위를 정신적인 질환이나 중독 증세의 하나로 여겨 금기시하였다. 자위행위가 건강에, 특히 정신에 무리를 준다는 견해는 19세기 이전의 금욕적인 사고에서 나왔다. 그 당시 자위를 금기시하기 위해 자위를 하면 ‘키가 안 큰다’, ‘머리가 나빠진다’, ‘손에서 털이 난다’는 식의 여러 가지 괴담 수준의 자위에 대한 경고들이 있었다.
20세기, 긍정 그러나
20세기에 들어서는 자위에 대한 시각이 많이 변했다. 자위행위가 성적인 긴장감을 표출시키는 데 필요한 것으로 오히려 건강에 좋은 행위로써 긍정적 인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성관계에 따른 신체변화에 대한 미국의 연구에서는 성관계 후에도 운동능력이나 집중력의 차이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는 개개인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사람에 따라서는 여러 번의 자위를 해도 멀쩡한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위생적이고 소중하게
위생적이지 않은 도구를 자위에 사용하는 등의 행위는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다. 드물지만 자신의 성기에 이상한 물건을 삽입해서 병원 응급실로 내원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고, 수술 후 합병증으로 인해 고생을 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또 음경을 너무 과도하게 구부리는 경우는 발기를 유지시켜 주는 음경의 백막이 파열되거나 음경이 구부러지는 음경 만곡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과유불급
자위는 자연스러운 성적 욕구의 표현이며, 실제로 건강에 좋은 점이 많다. 하지만 모든 것은 과유불급. 너무 심한 자위행위는 실제 성관계의 성적 흥분도를 떨어뜨릴 수 있고 오히려 정서적으로 중독 등의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으므로 과도한 행위는 주의를 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