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1일과 22일 열렸던 ‘2023 빵빵데이’. 시는 14만명이 다녀갔다고 했지만 숫자는 크게 차이날 수 있다.
천안시가 방문객과 제과업체 등 128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가졌다. 빵빵데이를 즐기려는 사람들과 빵빵데이를 통해 수익을 얻는 사람들에게 물으니 ‘일방적으로’ 좋은 평가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실제 응답자의 93%가 ‘홍보가 잘됐다’거나 93%가 ‘재방문 생각이 있다’고 대답했다. 타지역 방문객의 비율도 32%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14만명 중 타지역 사람이 4만여명이라는 것은 아니다. 외지방문객의 설문조사 참여비율이 높을 수 있으니 일부를 전체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착각이다.
2023 빵빵데이 천안에 참여하기 위해 천안을 방문한 타지역 방문객이 60.8%로 집계됐다는데, 시는 서울시청 광장이나 홍대거리, 수도권영화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 대외적 홍보마케팅이 효과를 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타지역에서 많이 홍보됐다고 타지역 방문객이 60%라면 천안 내에서의 홍보마케팅은 과연 어떤 영향을 미쳤던 것일까. 천안 내에서는 훨씬 많은 시민들에게 ‘빵빵데이’가 알려졌을 텐데 40%의 방문객밖에 찾아오지 않았다는 말은 어패가 있어 보인다.
빵빵데이 천안홍보기간인 10월 한달간 제과업체에서 사용한 지역농산물이 16개 품목에서 13.7톤으로 집계했다. 그러나 빵빵데이가 없는 10월의 사용량과 비교가 없어 아쉽다. 제과업체 집계량이 천안 전체 제과업계를 말하는지 아닌지도 모호하다. 일부 참여 제과업체만 신나게 판매된 것은 아닐까 싶다.
행사 개선사항으로 빵 구매에 따른 장시간 대기, 행사장소 협소, 참여프로그램 확대 등의 의견은 공감되는 부분이다. 이틀동안 14만명이나 다녀갔다는 곳이 시청의 좁은 뒤뜰 광장이다. 인기빵부스는 줄이 무척이나 길며, 빵을 파는 부스 말고는 마땅한 프로그램이 없었다.
가을 빵빵데이는 빵을 시식해볼 수도 있고 수십개의 다양한 빵 판매장을 찾아 원하는 빵들을 살 수도 있다. 특히 빵빵데이 장소에서 가까운 곳에 사는 사람들은 걸어서 방문하기도 편하다. 다만 프로그램 확대는 바로 직전 인접장소에서 흥타령춤축제도 있었던 바, 예산 대비 중복성향의 행사가 될 수도 있다.
시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하고 지역 농산물·관광·기업·대학 등 지역자원과의 연계사업을 발굴해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빵의 도시, 천안’이라는 목표는 좋지만 자칫 질적 내실에 부담을 느껴 사업만을 확대하고 예산을 늘려나가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
한편 빵빵데이 규모가 커지면서 접근하는 방식도 점차 부담이 될 듯하다. 사람들은 ‘빵문화’를 기대하게 되는데, 식품이나 농업쪽 부서에서 감당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프로그램 확대는 문화예술인들의 진입을 불러오게 될 터인데, 문화예술쪽을 잘 알지 못하는 부서에서 전문적으로 효과있게 수행하기는 한계가 따른다. 게다가 ‘빵빵데이’가 수많은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의 일에서 비중이 높아가는 것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천안문화재단 등과의 연계협업이 필요한데 현실은 많은 행사들이 따로국밥처럼 ‘알아서’ 진행하는 수준에 그친다.
천안의 가을은 10주 정도의 주말에만 수십개의 크고 작은 축제가 몰린다. 올해는 31개 읍면동의 주민자치회 행사마저 대부분 진행되면서 ‘행사의 홍수’ 속에 과부하가 걸린 상태다.
키워서 보여지는 형식적 체면치레 행사가 일반적이다. 전국 지자체가 이런 ‘키우는 행사’를 해왔다. 그래서 행사예산을 정확히 알리지 않는다. 개인이 이런 행사를 벌인다면 벌써 망하고 실패해 손들게 되는 행사다. 이제라도 ‘알찬 행사’를 해야 한다. 알차서 그 규모를 점점 키워도 되는 행사를 지향해야 한다.
규모있는 축제, 조화로운 행사가 필요한 상황으로, ‘빵빵데이’ 또한 특색있게 꾸려나가는 지혜를 기대한다. 지금껏 못했다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잘 해가자는 격려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