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鄕土)를 더욱 정겹게 하는 건 옛날부터 내려오는 땅이름과 특정지역을 알 수 있는 이름들이다. 현대사회로 오면서 옛 것은 많이 사라졌다. 보전하지 못해 그렇고, 귀한 줄 몰라 그렇다.
천안의 곳곳을 나타내는 이름들에 ‘바위’이름이 많다. 바위이름에는 먼 역사의 어느 한 켠을 엿볼 수 있는 다정함이 있다.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이름은 ‘선바위’다. 바위가 서있다는 건데, 그런 일반적인 형태의 바위들로, ‘병풍바위’와 ‘장군바위’도 적지 않다.
천안에는 어떤 바위 이름들이 있을까?
▲ 광덕산 장군바위/ 옛날 허약한 젊은이가 깊은 산속을 헤매다가 허기와 갈증으로 사경에 이르렀다. 그때 어느 곳에서인지 물소리가 들려왔다. 젊은이는 소리나는 곳으로 가보았다. 그곳 큰 바위 밑에 물이 뚝뚝 떨어져 내리는 게 아닌가. 신기하게 여겨 손으로 물을 받아먹었는데, 얼마 되지 않아 몸이 마치 장군처럼 우람하게 변하였다. 이런 이유로 말미암아 장군바위라 칭하였다고 한다.
동물 형상을 닮은 것으로는 ‘부엉이 바위’가 가장 흔하다.
불당동 서당골 서쪽, 아산과 경계를 이루는 골짜기에는 부엉이를 닮은 큰 바위가 있어 ‘부엉박골’이라 했다. 성거읍 요골 뒤에 있는 부엉바위와 입장면 용정리에 있는 봉바위, 광덕면 광덕리 부엉골 왼쪽 산에 있는 부엉바위는 부엉이가 바위에 앉아 자주 울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풍세면 풍서리에 있는 부엉바위와 미죽리 텃골 위 골자기에 있는 부엉바위는 그곳에서 부엉이가 새끼를 쳤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직산읍 남산리에 있는 부엉바위는 큰 바위가 여럿 모여 부엉이처럼 생겼는데 그 형상이 무섭게 보였다. 전해오는 전설도 있는데, 옛날에 이 바위가 하도 커서 날마다 쌀 천석을 먹일 상이므로 직산 고을이 가난하게 된다 하여 이 바위의 그림자를 거꾸로 비치게 하기 위해 도영지라는 연못을 팠다. 거꾸로 비치기 때문에 먹는 기능을 못했고, 그 후부터는 직산고을에 작은 부자들만 난다고 전해온다.
병천면 가전리 투구봉 동쪽 기슭에 있는 부엉바위는 모양이 부엉이 같이 생겼다 해서 붙여졌다.
바위의 형태만으로 붙여진 동물이름으로는 ‘거북바위’와 ‘호랑이바위’도 뒤지지 않는다.
수신면 발산리에 있는 거북바위는 유래가 깃든 바위다. 한신에 가서 밥을 얻어먹고 바라미에 와서 잠을 자며 똥을 누므로 한신은 망하고 바라미는 부자가 된다고 하여 한신 사람들이 와서 목을 잘라버렸다고 한다.
병천면 도원리 노은정에서 광터골에 가는 길에 있는 거북바위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이곳에서 “거북” 하고 대답하는데 이 말이 크게 들리고 작게 들리는 데에 따라서 광터골이 흥하고 도원골이 망한다고 했다. 광터골 사람들이 정으로 부수어 수리가 나지 못하게 하였다고 한다.
동면 자라바위도 있다. 구도리에 있는 바위로, 돌다리 입구 왼쪽 산 끝에 있는데 바위 모양이 거북이 같이 생겼다고 한다. 그런데 이름은 왜 거북바위도 아니고 자라바위일까.
한편 북면 전곡리에 범바위가 있는데, 범 같이 생긴 바위에 조그만 굴이 있다고 한다. 인근 양곡리에는 얹힌바위라고도 하는 호랑이 바위가 있다. 돌목고개 남쪽에 있는 고개로, 큰 바위 위에 또 큰 바위가 얹혀있고 그 밑에 굴이 있는데 호랑이가 새끼를 쳤었다고 한다.
병천면에는 송정리 상촌 앞 내 건너 산에 호랑이 바위가 있어, 모양이 흰 호랑이가 누워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업성동 끼드락바위/
선바위 끝에 있는 바위. 작은 바위가 큰 바위 위에 얹혀있어 사람들이 세차게 떠밀면 위에 있는 작은 바위가 끼드락 끼드락 하고 소리를 내면서 흔들리므로 붙여진 이름이다.
유량동 북바위/
옥녀봉 아래에 있는 바위. 바위의 생김새가 북(鼓)과 같이 생겼다고 하여 북바위다.
북면 북박골/
양곡리 골에 있는 바위가 북처럼 생겨 북바위라 하고 북박골이라 하였다.
신방동 쇠바위재/
소애마을 앞 들에 있는 작은 동산. 소를 닮은 모양의 큰 바위가 있어서 쇠바위재라 하였다.
성거읍 공알바위/
소우리 부락 뒤에 공같이 생긴 바위가 있었는데 직산 삼은리에서 보이면 삼은리에 재앙이 든다고 하여 삼은리 사람들이 와서 돌을 묻어놓고 갔다 한다.
성거읍 두꺼비바위/
가송리에서 가장 큰 마가미 마을 북쪽에 있는 송정마을(소나무가 많아)에 있는 바위로 두꺼비같이 생겼다 한다. 이 바위가 궁둥이 쪽으로 가는 부락은 부락이 흥하고, 머리 쪽으로 가는 부락은 모두 먹어치우는 상이므로 인근 부락민들이 밤에 타 부락 모르게 장정들이 나서 바위를 자기마을 쪽으로 돌려놓고 갔다 한다.
광덕면 두꺼비바위/
무학리 버드렛골에 있는 바위. 두꺼비처럼 생겼다고 한다.
풍세면 할미바위/
미죽리 당모퉁이 뒷산에 있는 바위. 바위 모양이 할미처럼 앞으로 굽어있다고 한다.
수신면 할미바위/
발산리에 있는 바위로, 할머니가 웅크리고 앉은 것 같이 생겼다. 옛날 어느 장수가 양손을 집고 이 바위에서 일어나 양손자국이 생겼다고 한다.
풍세면 황새바위/
미죽리 곰직이와 토우물 중간 개울가에 있는 바위로 높이가 세 길이나 되는데 모양이 황새처럼 생겼다고 한다. 이 바위에 누런 쇳덩이가 붙어있어 황새라고도 한다.
쌍용동 용바위/
방축골 마을의 뒤에 있다. 바위의 생김새가 용을 닮아서 용바위다.
목천면 꼬꼬바위/
덕전리에 있는 바위. 태조산 정상에 있으며 닭벼슬같이 생겼다. 사람이 올라갈 수 있는데 왕건 태조가 술사의 말을 듣고 이곳에 올라 오룡쟁주의 지세를 살펴보았다고 한다. 그래서 고귀한 분이 올랐던 바위라 고귀바위라고도 한다.
목천면 고양이바위/
남화리에 있는 바위. 고양이가 입을 벌리고 있는 것처럼 생긴 모양을 하고 있다. 예전에 상씨가 이 부락에서 부자로 살고 있었는데 잘못하여 종을 죽였다고 한다. 이에 종의 아들이 복수할 생각으로, 곡식을 훔쳐먹으려 하는 쥐들을 막고 있는 고양이 바위를 부수어 버렸다. 이 때문에 상씨도 망해버렸고 동네도 돌림병이 돌자, 부락민들이 돌을 모아 다시 고양이 형상 같이 만들어놓자 마을이 평안했다고 한다.
동면 곰바위/
화계리 감절 옆에 있는 바위. 모양이 곰이 엎드린 것 같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