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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가 되는 순간부터 사회는 내 편이 아니다

등록일 2024년05월16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미친 세상이다. 

얼마 전 모 남성이 여성이 운영하는 매장을 찾아 성관계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다 폭행한 사건이 있었다. 매장에서 강제로 옷을 벗기려 하고 만지려 하고 입을 맞추려 했으며, 이같은 추행과 성관계 요구는 2시간 가량 이어졌다고 했다. 20여분간의 폭행으로 두달간 병원신세를 져야 했던 그녀. 남성은 유사 강간상해혐의로 구속되었고 징역 6년을 구형받았다. 

그녀는 그 남자가 출소 후 다시 찾아와 해코지하면 어쩔 거냐고 했다. 그녀의 슬픔과 답답함, 그보다 더 큰 분노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단순히 생각하면 이 여성은 일방적으로 당했을 뿐이다. 그러고도 앞날에 대한 걱정이 이만저만 큰 것이 아니다. 피해가 끝난 것이 아니라 ‘계속 진행중’이라는데 공적사회의 불완전한 미흡함이 존재한다. 

일방적으로 당한 여성은 ‘피해의 크기’만큼 충분할 만한 대가를 보상받아야 한다. 물론 앞날의 안전도 보장받아야 한다. 마음이 심히 다친 상황이면 물질적인 보상으로도 ‘충분히’ 받아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현실의 비애(悲哀)다. 

규율을 따르는 조직사회에서 그녀가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 것에 우리는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냄비근성’이라고 사건이 발생할 때만 자시 펄펄 끓다 식어버리는 것으로는 어떤 찌개도 끓여낼 수가 없다. 

그런 자가 생겨날 수 없는 풍토를 만드는 것이 첫째고, 2시간 가량 지속적인 성추행을 당하고 나서 또다시 폭행으로 이어져 두달의 병원신세를 져야 하는 결과가 있기까지 법적 도움을 받지 못한 것이 둘째다. 그리고는 법적 처벌을 받게 한 후 보복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살아야 하는 현실이 셋째다. 게다가 누가 두려움만으로 끝날 거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이같은 문제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바람직한 해법’을 찾아내려는 시도조차 안 하고, 조용히 지나가려는 사법부, 그런 사법부를 용인하는 사회가 개탄스럽다. 실패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성공이 달려있는 것인데, 실패를 실패로만 보는 무능한 사회의 단면.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에서라도 물고 늘어져야 하는데 당파싸움에 그럴 겨를이 없다는 것 또한 아이러니하다. 이런 사회라면 정신을 차리고 살아가기가 쉽지 않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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