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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도 시인의 16번째 시집 출간 ‘약자를 부탁해’ 

80년대 민중시 계보 잇는 시집, 약자들의 삶에 관한 80편의 시

등록일 2024년08월25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시인 조재도가 16번째 시집 『약자를 부탁해』를 펴냈다.

조 시인은 “점점 폐기 직전으로 내몰리는 말이 있다. 조국, 민족, 통일, 고향, 계급 등 점점 폐기 직전으로 내몰리는 말이 있다”며 “젊은이들은 아예 입에 올리지도 않고 나부터도 민중이란 말 대신 약자라는 말을 쓰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같은 변화를 시대의 흐름인지 함정인지를 의심한다. 만약 함정이라면, 함정에 빠져 그야말로 우리 삶에서 중요한 영역을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그는 시집에서 묻고 있다. 
 

물은 물대로
흐르게 두어라

작은 민들레
키 큰 해바라기로 조작하지 마라


-그냥 두어라 일부발췌
 

조재도는 시 80편을 통해 약자들의 삶의 여러 양상을 드러냈다. 그리고는 ‘평화·원(圓)·사실’을 강조한다.

평화는 중립을 통해, 원은 성숙한 인간이 가져야 할 자기세계의 범주, 그리고 세상의 허위와 위선을 덜어낸 사실을 바탕으로 세상을 보라는 것이다. 

그의 시는 약자들의 처지에 대한 객관적 묘사와 재현의 차원을 넘어 능동적인 반성과 자각 실천의 차원에까지 끌어올린다. 80년대 민중시의 계보를 잇는다. 

조재도 작가는 1957년 부여에서 태어나 청양에서 자랐으며 공주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85년 교육무크지 『민중교육』지에 시 「너희들에게」 외 4편을 발표했다. 이 일로 전두환 군사정권의 용공조작사건에 휘말려 필화를 겪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89년 전교조 결성으로 두 차례 해임되기도 한 그는 1994년 복직 후 2012년 퇴직하기까지 여러 학교에 근무했다. 

1988년 첫 시집 『교사 일기』 출간 이후 시집, 청소년소설, 동화, 그림책 등 60여 권을 출간했다. 퇴직 후 ‘함께평화모임’ 일을 하고 있다. 
 



약자를 부탁해

약자가 강자에게 한 방 먹일 때
우린 벌떡 일어나 박수를 친다

약자의 펀치에 강자가 쓰러질 때 
사람들은 묘한 쾌감에 젖는다
혁명도 권투도  
홍길동도 그렇다

평소엔 개미처럼
보일락 말락 찌그러져 있는 약자들이
떼를 이루면
코끼리도 뼈만 남는다

약자를 부탁해
그 누구도 아닌 
약자인 너에게 약자를 부탁해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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