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뉴스등록
맨위로

가학적 노무관리와 일터 괴롭힘

충남시사 노동법 Q&A-7월12일자(930호)

등록일 2016년07월12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Q.
괴롭힘에 힘들어하는 동료가 있습니다. 괴롭힘은 갑질 고객한테 사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직서 제출을 요구받고 이를 거부하자 시작됐습니다. 허드렛일만 시키고 친절교육으로 가장한 정신교육을 받게 하고 반성문 쓰게 하고, 이러한 지시를 제대로 따르지 않는다고 징계를 합니다. 이 동료와 대화를 나누거나 밥을 같이 먹은 직원은 사무실에 불려갑니다.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하는데 다들 불이익을 당할까봐 눈치만보고 있습니다. 어쩌면 좋나요?

A. 
“나는 공기처럼 보이지 않는 존재였다.” 일터 괴롭힘을 다룬 책에 나오는 피해노동자가 한 말입니다. 일터 괴롭힘(workplace harassment)은 ‘일터에서 노동자의 존엄성과 인격을 모독하고 권리를 위협하는 일체의 태도·행위’를 가리키는 포괄적인 용어입니다. 이러한 일터 괴롭힘을 기업이 어떤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을 ‘가학적 노무관리’라고 합니다.

가학적 노무관리를 통한 일터 괴롭힘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정리해고에 걸림돌이 되는 노동조합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됐습니다. 교육훈련을 위장한 괴롭힘, 성과관리프로그램으로 둔갑한 상시퇴출프로그램, 친절교육으로 가장한 순응교육, 양심에 어긋나는 반성문 강요, 초과근무 배제, 대기발병, 업무 미부여, 허드렛일 시키기, 집단따돌림 등 갈수록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구조적 폭력’의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가학적 노무관리는 피해자를 무기력하게 만듭니다. 무력감은 우울증을 낳고 자살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는 벌써 3명의 조합원이 자살했습니다. 노동계는 노동조합을 무력화시키려는 사측의 가학적 노무관리가 조합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고 말합니다. 전문가들은 우리사회가 가학적 노무관리를 통한 일터 괴롭힘을 규제하지 못하면 피해자뿐만 아니라 노동조합, 지역사회 등 공동체를 무너뜨리고 사회 안정망이 붕괴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학생은 학교에서 존중받아야 하고, 군인은 군대에서 존중받아야 하듯이, 노동자는 일터에서 존중받을 기본적인 권리가 있습니다. 국제노동기구는 ‘일터에서의 폭력’을 보고서로 내놓았으며, 프랑스는 ‘정신적 괴롭힘’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법률로 일터 괴롭힘을 규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일터 괴롭힘을 일삼는 기업과 사업주를 규제하고 처벌할 수 있는 입법을 서둘러야 합니다. 진상규명과 책임자에 대한 처벌은 피해자의 심리치유와 자존감 회복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터 괴롭힘을 당하는 피해자에게 당장 필요한 건, 주변사람들의 관심과 따뜻한 손길입니다. 일터 괴롭힘을 당하는 피해자를 보고 가만히 있으면 다음은 바로 우리 차례입니다. 가만히 있지 마세요. 마음을 모으고 함께 해야 합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2015년 5월 노동절을 기념한 연설에서 “내 가족의 생계를 보장할 좋은 직업을 원합니까? 누군가 내 뒤를 든든하게 봐주기를 바랍니까? 나라면 노동조합에 가입하겠습니다.”라며 “노동조합이 없기 때문에 노동자들이 보호받지 못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마르틴 니뭘러 목사가 남긴 시(時)를 소개합니다.

다음은 우리다.

나치는 우선 공산당을 숙청했다.
나는 공산당원이 아니어서 침묵했다.

그 다음엔 유대인을 숙청했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어서 침묵했다.

그 다음엔 노동조합을 숙청했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어서 침묵했다.

그 다음엔 가톨릭교도를 숙청했다.
나는 가톨릭교도가 아니어서 침묵했다.

그 다음엔 나에게 왔다.
그 순간에 이르자
나서 줄 사람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무료상담>
전화 : 557-7235(노무법인 참터 충청지사), 561-9119(충남비정규직지원센터)
메일 : mhcham@hanmail.net
김민호 공인노무사 공인노무사 김민호
노무법인 참터 충청지사·지사장
충남비정규직지원센터·상임대표

이진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뉴스 라이프 우리동네 향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