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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원 시인, ‘물의 가시’ 펴내 

네번째 시집 출간, ‘보내지 않은 이별’에 이어 슬픔 한 가득 

등록일 2024년09월30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그는 요즘 사는 맛이 크다 했다. 60 중반의 나이, 혼자 마음껏 자유를 누린다. 오랫동안 묶였던 누구의 ‘딸’이나 ‘아내’, ‘어머니’라는 굴레를 훌훌 털고 진정한 ‘나’로의 삶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인들을 만나고, 글을 쓰고, 강의를 나가고, 천안문인협회 일을 처리한다. 그런 중에 맛있는 음식점도 찾아가고 운치있는 카페도 방문하고, 때때로 삼삼오오 떠나는 여행에 함께 한다. 

이건 오로지 그가 말하는 바다. 속도 그러한가?
 


김다원(천안문협 회장) 시인이 네번째 시집 『물의 가시』를 발간했다. 

‘물의 가시’는 장미의 가시와 같은 거다. 복어의 독, 전기뱀장어의 전기처럼 자기방어적 수단이다.

모든 게 다 좋다는 김다원 시인. 하지만 불쑥불쑥 삐져나오는 우울은 바로 앙금처럼 남아있는 ‘남편과의 사별’이다. 가장 행복한 시기에 갑작스런 교통사고는 그에게 트라우마를 던져줬나 보다. 지워지지 않는 상흔, 지워질 수 없는 흔적.

그는 시를 통해 ‘물은 슬픔을 모를까’ 하고 묻는다. 
 

이번 그의 시는 『보내지 않은 이별』에 이어 또다시 ‘슬픔’이다. ‘물의 가시가 사방을 찔러 세상이 춥다’는 건 오로지 그의 세상 속이다.  

그가 시의 앞쪽에 배치한 ‘운전사가 필요해’란 시를 살며시 들이민다. 
 

꿈이라도 꿔야 당신을 잊지/ 
그래서 사랑은 됐고/ 
운전사가 필요해/


‘운전사’란 마음 깊은 속에 묶어둔 당신(남편)을 떠나보내면서 생기는 관심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다.
 


텅 빈 자리에 채워넣을 그 무엇들.

욕구는 희망의 찬가에 있으나, 그의 마음은 아직도 ‘검은 4월’에 머물고 있나 보다. 
 

그리움 떠난 마음/ 말라간다/ 
건조한 벽/ 건조한 창문/ 
건조한/ 건조한/ 
그리고/ 건조한 아침/ 


누가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했듯, 그의 마음 또한 ‘검은 4월’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시 곳곳에 그같은 문구가 묻어난다. <오는 줄 몰랐던 당신 갑니다>, <사랑의 끝은 왜 눈물이 되는지>, <비너스를 신부로 얻은 듯 신났던 그는 신발 벗어놓고 어디로 갔을까>, <날자구나> 등.

시적 단어도 사막, 겨울, 이별, 달, 바다, 산, 슬픔 등 온통 적막하고 어둡고 차갑다. ‘검은 4월’에 이어 ‘마법의 호접몽’이란 시가 그녀의 마음을 잘 대변해준다. 
 


윤성희 문학평론가는 김다원 시인의 세번째 시집 ‘보내지 않은 이별’에서 사별의 아픔을 그대라는 이름으로 현재에 붙잡아두려는 시인의 마음을 읽어내곤 <그대가 화자의 주변에 머물 수 있게 됨으로써 시인의 사부곡이 완성됐다>고 했다. 그리곤 이번 네번째 시집 ‘물의 가시’에서도 <시인은 여전히 아프다>며 아직 떠난 사람에 대한 애도가 끝나지 않았음을 확인한다.

굳이 아픔, 슬픔을 이렇듯 적나라하게 펼쳐놓은 작가의 의도는 뭘까. 

어떤 것들은 위로와 격려가 필요없다. 같은 일을 경험하고 있는 이들의 공감 자체가 서로에게 최고의 치료가 된다는 걸 아는 까닭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집 ‘물의 가시’는 같은 슬픔을 겪고있는 자들에게 좋은 선물이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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