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석산(石蒜)’을 아세요. 돌 석, 달래 산.
'산(蒜)'자엔 작은 마늘이라는 뜻도 있답니다. 뿌리가 마늘처럼 생긴 구근식물이라 그래요.
보통 ‘꽃무릇’이라 하면 “아~” 하고 아는 척을 합니다.
▲ 꽃이 피니 잎이 없네요. 꽃이 져야 비로소 잎이 나오는 꽃들이 있습니다. 상사화뿐 아니라 꽃무릇이나 무릇도 그렇습니다.
꽃무릇을 상사화라 아는 사람들이 더러 있습니다.
정확히는 꽃무릇이 있고, 상사화라는 꽃이 따로 있는데요.
꽃무릇 또한 수선화과 상사화속의 다년초. 착각할 만 하지요.
▲ 꽃무릇(왼쪽)과 상사화(오른쪽), 구분이 확 가지요~.
참고로 상사화는 여름(7~8월), 꽃무릇은 가을(9~10월)에 핍니다.
생김새도 코스모스처럼 생긴 것이 상사화이며, 꽃무릇은 꽃잎이 얇고 긴 더듬이 같은 것이 꽃잎을 뒤덮습니다.
상사화는 비단이며 양반이라면, 꽃무릇은 무명이며 서민 느낌이 강하지요. 꽃색깔도 연붉은색, 흰색, 노란색 등 다양한 색깔을 가진 것이 상사화라면 꽃무릇은 오로지 강렬한 붉은색 꽃만을 가집니다.
▲ 꽃이 오로지 붉다 보니 그 강렬함에 반해 '절정의 아름다움'이란 꽃말을 갖게 됐습니다.
꽃무릇이 상사화는 아니지만, 실제 상사화라 해도 그 뜻으로는 통하는 꽃이랍니다.
‘상사화’란 꽃과 잎이 따로 피어서 붙여진 말입니다. 꽃이 필 때는 잎이 없고, 잎이 있을 때는 꽃이 없으니... 안타깝게도 서로 그리워만 하는 꽃과 잎을 가졌답니다.
상사화와 마찬가지로 꽃무릇도 그렇지요. 9월경 붉은 꽃이 피고,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나와 이듬해 봄까지 있습니다. 꽃은 피나 열매를 맺지 못한다는 특성도 상사화와 똑같습니다. 열매가 없다고 번식을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 대신한다’고, 비늘줄기로 번식합니다.
유독성. 비늘줄기에 알칼로이드가 있어 유의해야 합니다.
잘못 먹으면 구역질이나 설사, 심한 경우엔 중추신경까지 마비되니까요.
독버섯을 생각하면 될까요.
꽃말도 살벌하게 이쁩니다. 두가지 특징이 있으므로 꽃말도 두가지.
잎과 꽃이 만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입니다.
강렬한 붉은색의 꽃잎을 피움으로 <절정의 아름다움>입니다.
‘무릇’이라 하면 ‘대체로’라는 뜻이 있음으로 평범함을 뜻하는데, 결코 평범할 수 없는 꽃입니다. 성현들은 평범이 곧 비범이라 합니다. 비범해야 평범할 수 있다는 지혜가 깃들어 있죠.
독불장군처럼 남을 밟고 올라서서 살 생각 마시고, 꽃무릇처럼 대중 속에 섞여 서로 도와가며 행복하게 사시기를 바랍니다.
‘우분투(ubuntu)’란 말을 아시는지요.
우분투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반투어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사람들간의 관계와 헌신을 중시하는 아프리카 전통 윤리사상이지요. 타인과 내가 얽혀있다는 유대감, 다른 사람을 돕는 자비심, 열린 마음으로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인정할 줄 아는 관용정신 등 다양한 의미가 들어있습니다. <니가 있으니 내가 있다>는 겁니다. 쉽게 풀어 <우리 함께 갑시다> 같은 의미지요.
‘나’는 한명이요, ‘너’는 나를 제외한 모두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나도 한명, 너도 한명이라 착각합니다. 그래서 내가 행복하면 너를 끌어줄 수도 있다는 거죠.
꽃무릇- 너가 행복하길 바래. 그래야 내가 행복하니깐. 우리 함께 행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