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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안전의 가치에 대해

천안서북소방서 성거119안전센터 지방소방장 정왕섭

등록일 2014년07월01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성거119안전센터 정왕섭 지방소방장 2014년 4월16일 수요일 다시 떠올리기도 싫은 진도 앞 해상에서 세월호 대참사가 일어나 전 국민이 슬픔에 빠졌었다. 또한 최근에는 서울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열차 추돌사고, 경기 고양시외버스종합터미널 화재, 전남 장성 요양병원 화재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연이어 일어나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필자는 중학교에 다니고 있는 딸과 아들을 둔 학부모이기도 하고 1990년대 중반에 임용돼 지방에서 십 수 년을  119구급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평범한 소방관으로서 이 나라의 모든 국민들과 마찬가지로 당시 비극적 뉴스를 접했을 때 그 충격과 참담함이 큰 파도처럼 밀려왔다.

필자는 그 전부터 다종다양한 사고현장을 출동하며 가졌던 생각이자 이번 사고를 보면서 다시금 다음과 같이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았다.
‘과연 안전의 가치는 얼마일까?’

우리는 그 동안 안전에 있어서 너무 안이하고, 무감각하고, 비정상적 불안전에 대해 방관자가 아니었나 다시금 생각해 보며 이런 엄청난 세월호 대참사를 보면서 중학생인 아들에게 엉뚱한 질문을 해 보았다.

“아들아, 과연 안전의 가치는 얼마일까?”라는 객관식 질문이었다. “1번 1000원, 2번 100만원, 3번 1억원, 4번 10억원 ......” 이라고 물으니 다소 나의 어리석은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안전의 가치는) 따질 수 없잖아요!” 라고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현명한 답을 했다.

그렇다! 안전이란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가치 그 이상의 것이다. 우리는 그 동안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안전불감증이 만연한 설마의식 속에 빠져 있지는 않았나 자성을 해 보아야 하겠다.

이제 우리는 ‘안전(安全) = 생명(生命)’이라는 공식을 하나의 대원칙으로 하고, 일상생활에서 매일 밥을 먹어야 하는 것처럼 안전문화를 생활화해야 한다. 또한 국가안전관리시스템의 재정비 뿐만 아니라 심정지 환자가 불과 수 분 내에 심폐소생술로 심폐기능이 돌아오지 않으면 생존하기 곤란한 것과 마찬가지로 절박한 심정으로 곳곳에 만연돼 있는 안전불감증을 도려내야 한다.

안전이 기본인 사회를 만들어 후대에 이런 후진국적 사고를 절대로 되풀이해선 안 될 것이다. 왜 우리는 되돌릴 수 없는 이런 많은 인명피해를 보고 ‘안전의 가치’가 얼마만큼 중요한 것인가를 깨닫고 때늦은 후회를 해야만 하는지 심히 안타깝고 답답하기 그지없다.

이번 세월호 대참사는 많은 복합적 원인이 혼재된 사고라고 밝혀지고 있지만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그와 관련된 수많은 경미한 사고와 징후들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을 밝힌 하인리히법칙처럼 큰 사고는 우연히 또는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반드시 경미한 사고들이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사소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면밀히 살펴 그 원인을 파악하고 잘못된 점을 고치면 대형사고나 실패를 방지할 수 있지만, 징후가 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방치하면 돌이킬 수 없는 대형사고로 번질 수 있음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익히 알고 있다. 다시 말하면 과거 악습이 계속 쌓이고 또 그 사이에 부조리가 결합돼 일어난 안전불감증에 의한 전형적인 대형 인재(人災)라는데는 별 다른 이견이 없을 것이다.

앞으로 무엇보다도 안전이 매사에 기본인 사회만들기에 동참해야 하겠으며 더 이상 안전이 모든 일에 있어 후순위로 밀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
최근 일어나고 있는 참사들처럼 후진적 사고를 서로서로 감시자가 돼 우리 모두 용납해선 안 된다. 차디찬 바닷물 속에서 억울하게 절규하며 희생된 많은 영령들과, 슬픔을 고통 속에 감내하며 살아가야 하는 분들이 진정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절박한 심정으로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안전을 위협하는 사회 구석구석에 뿌리내려져 있는 검은 적폐(積弊)를 일소(一掃)하는데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이 실천에 옮겨야 할 때다.

이진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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