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에서 수천만 원의 금품을 살포한 혐의를 받고 있는 현직교감이 징계처분을 피하기 위한 '의원면직'에 성공해 논란이 되고 있다. 비위공직자들이 의원면직을 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을 가볍게 통과한 것이다.
충남도교육청과 아산교육지원청은 아산 모 공립초등학교 교감으로 재직해 오던 A씨가 지난 5일 개인적 사유로 의원면직(자발적으로 공무원직을 그만 두는 것)을 신청해, 지난 18일 자로 의원면직 처리했다고 26일 밝혔다.
하지만 대전지방검찰청은 26일 오전 A 교감이 6·4 지방선거에서 충남교육감 후보로 나선 남편과 함께 시·군 선거연락소장들에게 불법 선거자금 6570만 원을 건넨 혐의가 있다며 불기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A 교감의 남편은 선거대책본부장과 선거사무장, 선거총괄특보 등 3명과 함께 구속 기소됐다. A 교감이 공직선거법위반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자 징계처분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로 스스로 사표를 낸 것이다.
강제로 퇴직시키는 중징계처분을 받을 경우 '의원면직'과는 달리 여러 불이익을 받게 된다. 파면을 당하면 공무원 신분을 박탈은 물론 퇴직금과 연금에 대한 불이익도 받게 된다. 해임의 경우에도 퇴직금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A 교감의 경우 교육공무원 경력이 36년 10개월에 달해 퇴직금과 연금 액수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논란은 A교감이 어떻게 대통령령으로 정한 '비위공직자의 의원면직 처리제한에 관한 규정'을 통과했는가다. 이 규정은 A교감 경우처럼 재직 중 비위를 저지른 공무원이 징계처분을 피하기 위한 의원면직을 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 규정에는 공무원이 의원면직을 신청할 경우 감사원과 관할 검찰청, 관할 경찰서에 비위행위로 조사 중인지 여부를 비롯하여 형사사건으로 기소 중인지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아산경찰서와 대전지검천안지청, '해당사항 없다' 회신
아산교육지원청은 A 교감이 의원면직을 신청하자 규정에 따라 감사원과 아산경찰서, 대전지검천안지청에 각각 비위행위로 조사 중인 지 여부를 조회해 줄 것을 의뢰했다. 이에 대해 아산경찰서와 대전지검천안지청은 모두 지난 18일 자로 '해당사항이 없다'고 회신했다.
하지만 당시는 A교감을 비롯 남편인 교육감 후보자 등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금품살포 혐의)로 검경의 수사를 받고 있던 때였다. 충남선관위가 해당 교육감 후보의 선거사무장 등 을 금품살포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것은 지난 달 26일이다.
이 때문에 검찰과 경찰이 A교감이 수사 중인데도 왜 '해당 사항이 없다'고 회신했는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따라 대전지검천안지청과 아산경찰서가 '허위답변'을 하지 않았다면 꼼꼼히 확인하지 않았거나 수사관계자들이 수사대상자에 대한 정보제공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