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최근 과로한 남편이 근무 중 쓰러져 사망했습니다. 병원에서 발급받은 시체검안서에는 사망원인이 ‘미상’으로 돼 있고 부검은 하지 않았습니다. 사인미상은 산재가 안 된다면서 부검을 해서 추정사인이라도 알아냈어야 한다던데, 정말 그런가요?

A.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사인미상이라고 해서 무조건 산재가 안 되는 건 아닙니다. 다만, 상대적으로 산재로 인정받기가 어려우므로 되도록 부검을 통해서 추정 사인이라도 알아내는 게 좋습니다.

사망원인은 사망선고를 내린 의사가 ‘사망진단서’ 또는 ‘시체검안서’에 적도록 돼 있습니다. 환자가 병원 도착 후 의료행위 중에 사망하면 사망원인(질병명)이 적힌 사망진단서가 발급되지만, 병원 도착 전 사망하면 시체를 검안한 의사의 판단에 따라 추정되는 사인(질병명)을 적거나 ‘미상’이라고 적은 시체검안서가 발급됩니다.
산재 여부를 결정하는 근로복지공단에서는 사인미상이라는 이유만으로 노동자의 죽음을 산재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근로복지공단이 발간한 <뇌혈관질병·심장질병 조사 및 판정지침>에 따르면, 정확한 사망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 사망 당시의 정황 등을 참작해 업무상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조사해 판정하도록 돼 있습니다.

최근 필자가 대리해 신청한 한 버스노동자의 사인미상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은 비록 사인미상이지만 고인이 사망하기 최근에 1주 평균 60시간이 넘는 장시간 근무와 1주 평균 14시간이 넘는 야간근무 등에 시달려 온 상태에서 휴일 없이 10일 연속 근무하다가 쓰러져 사망한 정황 등을 참작해 산재로 인정한 사례가 있습니다.
사인미상이라도 산재로 인정받을 수 있으니 쉽게 포기하지 마시고 가까운 노동 상담소나 노무사의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김민호 공인노무사. 공인노무사 김민호
충남비정규직지원센터·상임대표
노무법인 참터 충청지사·지사장
전화 ☎561-9119(충남비정규직지원센터), ☎557-7235(노무법인 참터 충청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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