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자치분권 실현을 위해 헌법 전문에 "'대한민국은 지방분권형 국가'임을 천명할 것"을 제안했다.
안 지사는 9일 오전 도청브리핑룸에서 '21세기 더 좋은 민주주의! 자치분권'을 주제로 한 새 정책담론 2차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충남도는 21세기 가치 실현과 지속성장, 명실상부한 선진국 진입을 위한 국가 어젠다로 6개 분야 새 정책담론을 연구 중에 있다. 이날 발표는 지난 달 '신 균형발전 정책'에 뒤이은 것이다(관련기사: 안희정 "국토 공간 재설계하자"...'신균형발전안' 제안).
이날 내놓은 '신 자치 분권 정책'은 헌법을 개정하고 광역자치단체는 규모를 더 키우고 기초자치단체는 줄이면서 권한과 돈줄을 나누자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① 헌법개정/"분권형으로 헌법개정하자"
안 지사는 우선 지방분권적 국가비전 규정을 위해 ▲ 헌법 전문이나 총강에 '대한민국은 지방분권형 국가'임을 명시하자고 제안했다. 직접민주주의 실현이나 지방자치와 분권의 헌법적 보장이 미흡한데다 광역화·분권화 돼 가고 있는 세계적 흐름에도 맞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도는 또 지방의 국정 참여 공식화를 위한 ▲ 지역대표형 상원을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또 ▲ 자치입법권·자주재정권, 보충성 원리, 직접민주주의 보장 ▲ 다양한 지방자치규정 근거 명시도 요구된다고 밝혔다.
② 준 연방제/"생활권 단위로 광역자치단체 통합"
생활권 단위로 광역자치단체 통합 제안은 현재의 국가 위임 사무 관리 수준에서 벗어나 준연방제 수준으로 개편해 국가 기능을 분담하자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도와 광역시를 기능적으로만 통합해 협력 체제를 강화하는 '광역연합'(대전청의 경우 대전 충남북) 광역시를 기초단체화 하되 특례를 부여하는 광역시와 도 통합'(1특별시 9개시도), 도의 상급 단체인 '초광역지방자치단체 신설'(5개 권역 구분) 등 3개안을 내놨다. 독일의 경우 주정부 주도 지방행정구역 개편으로 주정부에 입법·행정·사법권을 부여하고 연방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연방참의원)를 보장하고 있다.
③ 동네자치-특별자치기관 이관/"금강 물고기 죽었는데 도지사 관여 못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커 주민의 직접 참여가 어려운 현 기초단체는 '동네 단위 주민자치 실현'이 가능하도록 ▲ 읍·면·동(민관협치형) 주민자치 제도 개혁 ▲ 자율형(동네 역량강화형) 주민자치를 위한 제도 개혁 등을 제시했다.
특별행정기관과 관련해서는 광역단체와의 업무 중복으로 행정력 낭비가 초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강 물고기 떼죽음 사건을 예로 들며 지역 주민의 일상과 직결된 문제를 도지사가 관여하지 못하는 모순도 생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문제는 하천 뿐만이 아닌 도로분야, 해양항만분야, 식의약품분야 전반에서 드러나고 있다. 도는 단위 사무별 이양이 아닌 ▲ 지방 일괄 이양 원칙 준수 ▲ 법률에 의한 특별지방행정기관 설치 의무화 ▲ 지역 책임성 부여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④ 지방 재정/"중앙재정 의존 심화로 자치기반 약화"
이날 주요하게 제안된 자치분권 담론 중 하나는 재정문제다. 국세와 지방세 비중이 8대 2에 불과한 상황인데도 국가정책을 집행하기 위해 세출은 4대 6으로 역전되는 비합리적 구조를 바꾸자는 제안이다.
안 지사는 지방 입장의 국고보조사업 정비, 지방소비세 규모 확대, 지방교부세 교부율 상향 조정, 분권교부세 사업 추가 국고 환원 등을 각각 대안으로 내놓았다.
'지방 입장의 국고보조사업 정비'는 국고 사업에 대한 지방비 부담은 2005년 359개 7조 3000억 원에서 2013년 956개 22조 7000억 원으로 폭증, 지방의 자율성이 저해되고 있는 현실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 보조사업 지방이양 폐지 및 유사 사업 통폐합, 보조율 재조정 ▲ 사회복지분야 기초보장 성격 국고 보조율 인상 등을 요구했다.
지방소비세율은 ▲ 현행 11%에서 20% 이상(OECD 주요 국가 평균 40%)으로 인상하고 ▲ 지방교부세율 상향 조정 ▲ 교부세 감소액 보전을 위한 교부세율 상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분권교부세 사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복지사업에 대해서는 ▲ 노인요양시설의 국가사업 추가 환원 ▲ 국고사업 지방이양 시 재정보전 방안 법률화를 요구했다.
안 지사는 "민선자치 20년을 맞고 있지만 중앙에서 권한과 재원을 다 쥐고 있는 반면 지역은 결정권과 발언권도 없어 무늬만 지방자치"라며 "주민참여를 통해 지역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참여·분권을 중심으로 국가운영 재구조화 모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