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와 금산군이 금산 수통리와 방우리 인근 금강을 가로 지르는 2개의 교량(붉은 색 ㅁ)과 강변도로(2.2km, 파란선)를 개설하려 하고 있다.
충남도와 금산군이 환경 훼손 논란으로 중단된 적벽강 관통 다리 건설을 시민환경단체 몰래 재추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도는 최근 금산군의 요청에 따라 방우리에 금산읍(수통리)과 연결하는 지름길을 내기 위해 금강을 가로 지르는 교량 가설 공사(총 공사비 약 70억 원)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 계획안에 따르면, 방우리 인근 금강의 어신 여울과 지렛여울을 관통하는 2개의 수침교를 각각 건설하는 것으로 돼 있다. 또 두 개의 다리 사이 구간을 잇는 2.2km 강변도로(폭 5m)를 내기로 했다. 지렛여울 관통 교량은 110m(공사비 18억 원)다. 여신여울을 관통하는 교량은 180m로 강변도로를 합쳐 54억 원 공사비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관련기사/ 금산군, 금강 제 1명소 여울에 다리 '재추진' 논란)
하지만 이 계획은 지난 2011년 지역시민환경단체의 반발과 환경훼손 및 예산낭비라는 논란 끝에 백지화하기로 한 사업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금산군이 작성한 '방우리종합발전계획종합보고서'에도 "적벽강의 양호한 자연환경을 크게 훼손할 가능성이 있고 환경단체 및 시민단체의 반대로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돼 있다. 이어 "관련 환경시민단체와 사전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계획수립-결정까지 시민환경단체 배제
그런데도 충남도와 금산군은 계획안을 수립, 확정하는 과정에 시민환경단체를 배제했다. 도와 군은 지난 2012년 2월, 적벽강 관통 교량 및 연결도로를 놓고 업무 협의를 벌였고, 곧바로 그 결과를 용역보고서에 반영(2012년 5월)했다.
지난해에는 적벽강 권역 농산어촌 신규사업비로 농식품부로부터 확보한 32억 원 중 일부를 지렛여울 교량사업비(18억 원)로 반영하기로 했다. 지난달 초부터는 적벽강 관통 및 강변도로 노선과 예산확보방안을 놓고 세부논의를 벌였다. 충남도는 특히 관련사업비를 특별지원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시민환경단체는 이같은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최병조 금산참여연대 사무국장은 "최근까지 충남도와 금산군 어디로부터도 금강을 관통하는 교량 가설 계획에 대해서는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금강유역 환경사회단체로 구성된 '금강유역환경회의'의 유진수 사무처장도 "방우리종합발전계획 용역 자체가 교량건설 사업 백지화에 따른 대안으로 추진한 것"이라며 "용역보고서에 교량가설을 반영하고 이를 확정할 때까지 사실조차 알리지 않은 것은 대표적인 밀실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환경훼손과 예산낭비 사업으로 이미 결론이 난 사업인 만큼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졸속행정 논란이 일자 충남도는 지난 12일 뒤늦게 금산군에 "계획수립단계에서부터 현재까지 환경단체 등과 협의가 안 돼 갈등이 우려된다"며 "조속히 협의기구를 구성, 운영하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도 도는 "관련 사업은 개발효과가 큰 사업인 만큼 조기에 시행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