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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정부 지자체 복지 사각지대 돌아봐 주길

등록일 2014년03월11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온 나라가 6월4일 지방선거정국 속에서 혼돈스러울 때 사회안전망이 닿지 않던 세 모녀의 씁쓸한 죽음이 우리 사회의 복지체계를 돌아보게 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 복지 사각지대가 너무 크게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 사건이다. 무엇보다 마음 아팠던 것은 이들이 셋방 주인에게 남긴 70만 원이 든 봉투였다. 봉투엔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죽음으로 들어서는 길에서 집주인에게 돌아가게 될 여러 번거로움을 사죄(謝罪)하는 마음을 표시한 것이었다. 그 70만원이 세 모녀에게는 얼마나 가치 있고 큰 돈이었을지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

이 사건은 개인의 성실과 염치로는 넘어설 수 없는 빈곤, 잠시라도 일을 쉬면 곧바로 생계가 불가능해지는 절대빈곤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동시에 이들을 보호하지 못하는 우리의 허술한 사회안전망에도 경종을 울렸다. 생활고와 신변불안으로 자살하는 사람들이 잇따르고 있다.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복지국가, 복지사회를 추구하고 있지만 관련 제도가 다양화되고 있는 현실에 미치지 못하는 탓이다. 실제 곤경에 처해 있음에도 복지혜택을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가운데 충남도가 자살한 세 모녀처럼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복지 사각지대 발굴·지원 특별조사’를 이달 말까지 실시한다고 밝혀 다행스럽다. 충남도는 전기나 수도, 가스 등이 차단됐거나 3개월 이상 체납한 가구, 6개월 이상 건보료를 체납한 가구 등을 조사하고 지원하게 된다. 더 나아가 도는 최근 3개월 이내 기초생활수급자 탈락 가구, 기초생활수급자 신청 후 부양의무자 기준 초과로 탈락한 가구에 대한 조사를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우리가 이번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복지 사각지대에 처한 이웃들을 간과한 사회공동체적인 책임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이번 기회에 이웃과 주변에 대한 관심을 갖는 공동체의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웃에 누가 사는지 그리고 며칠간 굶고 있어도 모른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다. 그리고 이런 문제는 행정당국이 동이나 반 말단조직을 통해서 충분히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데 그 힘이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행정의 공백이 있다는 것이다.

1인당 국민소득 2만4000달러, 연간 복지예산 100조원인 나라에서 아무런 국가지원도 못 받고 극단적 선택을 한 국민들이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문제의 심각성은 현행 복지제도로만 보면 이들은 기초생활수급 대상자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래도 갑자기 근로능력을 잃거나 재난을 당한 사람을 위한 ‘긴급지원 제도’를 알았더라면 비극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니 더욱 가슴이 답답하다.

이 같은 비극은 남의 일이 아니다. 천안 아산시를 포함한 도내 주변에서도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비극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충남도의 특별조사에 맞춰 각지자체에서도 복지사각지대 발굴시책에 행정력을 집중해 주길 촉구하는 바다.

본지의 천사1004기획사업도 이런 사회적 약자인 복지 빈곤층을 돕는 사랑의 나눔 기획사업이다. 우리 이웃에 어려운 형편에 처한 사람이 있다면 본사에 제보를 부탁 드리는 바다. 함께 나눌 수 있는 소중한 나눔의 가치를 지역주민과 함께 하고 싶다.

사실 우리나라는 기초생활보장제도나 위기 가정 지원제도인 긴급복지제도, 민간자원 연계 지원 등 사회안전망을 구축했지만 조건이 까다로워 수혜를 받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울 세 모녀 역시 이런 사회보장의 혜택대상이 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한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이중 삼중 사회안전망이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싶다. 이런 저런 조건을 내세워 정작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는 사회보장제도는 차라리 없는 것만 못하다.

다가온 지방선거에만 이전투구 이합집산 하는 모습에서 벗어나 국민들의 눈물과 설움을 닦아줄 정치인들을 보고 싶다. 이제 여야 정치권과 정부, 각 지자체는 사회복지제도 전반에 대한 재점검과 사회안전망 확충에 행정력을 최대한 동원해 더 이상 이런 안타까움 죽음이 되풀이 시키지 않길 바란다. 

이승훈 편집국장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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