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금)부터 천안·아산을 비롯한 충남도내 6·4지방선거에 출마할 기초자치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교육의원 예비후보등록이 시작됐다. 천안과 아산지역 예비후보 등록자가 100여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불법 선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후보를 유권자가 직접 선출하는
6·4 지방선거가 자칫 그들만의 소문난 잔치로 끝난다면 우리가 꿈꾸는 참 지방차치는 요원하다.
이번 6·4 지방선거는 광역단체장(시·도지사), 기초단체장(시장·군수), 광역의원(시·도의원), 비례대표 광역의원, 기초의원(시·군의원), 비례대표 기초의원, 교육감(시·도교육감), 교육의원 등 모두 8명이 유권자의 심판을 받게 된다. 이런 중요한 선거에 우리 유권자가 단순히 들러리가 돼선 안 된다. 또한 지역의 모든 예비후보들은 다양한 정책과 이슈를 내놓지 말고 지역 밀착형 주민생활에 맞는 정책을 공약으로 해 줄 것을 요구하는 바다. 후보자 모두가 관행처럼 해 온 개발정책이 대부분이고, 중앙정치인이 할 수 있는 공약 역시 너도 나도 자기 정책과 공약자랑 일색이다. 이래선 유권자의 변별력을 이뤄낼 수 없다. 지방자치는 지역이라는 공간과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기본적 가치를 간과하고 있는 듯해 안타까울 뿐이다.
무엇보다 지방선거는 내가 사는 지역의 문제가 이슈화되고 주민생활문제가 중요한 관심사항으로 등장해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 지방선거 주요 이슈는 중앙정치와 관련된 내용 속으로 함몰된 선거를 해왔다. 지금도 중앙정당은 지방선거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중앙정치의 이슈를 지방에 활용하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이런 이유들로 중앙정치권의 예속에서 벗어나기 위한 첫 걸음이 정당공천제 폐지였다. 그동안 많은 폐해를 겪어왔던 정당공천제 폐지문제가 이번만큼은 꼭 실현되길 기대했지만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2006년 제4회 지방선거에서부터 도입된 이 제도는 공정한 정당 시스템을 통한 유능한 지역인재 발굴과 책임정치 실현이 근본적인 이유였다. 하지만 기초자치단체 지방선거철만 되면 공천을 받으려는 후보들이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줄을 대려고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 은밀하게 공천헌금도 오갔고 지방의원 후보자의 폭로로 정치생명에 타격을 받은 국회의원도 있었다.
이렇듯 정당공천의 순기능보다는 현실적으로 역기능의 폐해가 더 크다. 오히려 지방정치를 국회와 중앙당에 휘둘리는 ‘꼭두각시’로 만들었을 뿐이다. 더구나 여야가 합의한 지난 대선공약인데다 대다수 국민들이 원하고 있는 만큼 기초선거 정당공천제는 폐지돼야 한다. 이제 원하는 정당만이라도 국민의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정당공천을 하지 않길 바란다. 남이 안 하니까 나도 안 한다는 사고 보단 원칙과 소신의 정치로 국민들에게 평가 받길 기대한다.
아울러 천안·아산을 비롯한 충남도내 지방선거에서 출마하고자 하는 모든 후보자들은 공약이 지방주민의 삶과 관련되고 그것이 실천 가능할 때 그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깊이 깨닫길 바란다. 중앙정치 수준의 공약을 자제하고, 무분별한 개발만을 내세우지 말고 지방다움을 아는 정치인으로 유권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한다.
지방선거는 중앙정치의 연장이 아님을 거듭 밝힌다. 지방선거는 지방주민의 삶과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는 주민자치의 핵심이다. 그래서 선거는 주민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된 부문을 공약하고, 그 실천에 신뢰할 수 있는 정책으로 다가서야 한다.
지금부터 천안 아산지역 유권자들은 이런 후보자를 찾고, 흑색선전, 상호 비방, 음해, 돈 선거 등 선거법을 위반하는 후보자를 철저히 배제시켜야 한다. 아울러 당선을 위한 각종 불·탈법 병폐 역시 이번 선거에선 일어나지 않길 모든 후보에게 바란다.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의 힘, 주민의 힘을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지방자치의 새로운 역사가 열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