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년 청마해가 밝은지도 21일이 됐다. 새해 벽두부터 물가가 심상치 않다. 도시가스와 우체국택배를 비롯한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됐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제과류와 빵, 우유 등 생활용품 가격도 줄줄이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설 명절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가파른 물가상승으로 서민들의 생활고가 더 심각해질 것이다.
지난 연말 전기요금 공공요금 인상이 도미노를 이루고 식음료 가격도 덩달아 치솟고 있어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더 팍팍해지고 있다. 각종 공기업들은 엄청난 적자를 기록하면서도 자신들의 성과금 잔치를 하는데는 후하다. 그럼에도 적자를 핑계로 틈만 있으면 공공요금을 올려 서민생활만 옥죄고 있으니 서민들의 아우성 소리가 높아만 가고 있다.
다가오는 신학기 교육비와 납부해야 할 각종 세금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서민들은 새해 물가 인상에 허리가 휠 지경이다. 정부는 물가가 안정 추세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것은 통계 숫자놀음에 불과하다.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와는 괴리가 커도 너무 크다. 당국의 무감각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물가란 한번 인상의 물꼬가 터지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자칫 물가 대란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물가 인상 러시를 방치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는 올해 물가상승률을 2.3%로 전망하고 있다고 한다. 올해초 공공요금 인상의 배경도 지난해 금리를 낮춰 돈을 풀었는데도 물가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정부의 판단과 사뭇 다르다. 아직 많은 국민들이 생활고에 신음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각 지차체의 신중한 물가관리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정부가 물가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나섰지만 이미 날개 달린 물가를 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래저래 힘겨운 건 서민뿐이다. 게다가 침체된 경기 회복이 더뎌 서민들의 가계는 바닥을 친지 오래인데 새해 들어 주위 모든 여건도 희망적이지 않다. 각종 물가오름세가 다음달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설 명절을 앞두고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가계에 부담이 가중될 것은 뻔하다. 이러다가 정말 서민층이 붕괴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 민속명절인 설이 1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천안시와 아산시의 설 물가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이미 오른 공공요금에다 개인서비스와 목욕료, 이·미용료 등 요금마저 인상되면 그야말로 서민들은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각 지자체는 설 물가 안정을 위한 현장지도 점검과 사업자 단체가 부당 요금을 인상하지 않도록 현장 지도 단속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또한 재래시장, 대형마트 등 주요성수품 취급 전문점들의 원산지 미표시, 부정유통행위, 가격표 미게시 등 감시 활동도 강화해 안전한 먹거리 유통에도 만전을 기하는 행정을 펼쳐야 한다.
경제가 어렵다고 해도 조상을 섬기고, 주위 친지들과 선물 하나라도 나누는 게 우리네 명절인심이다. 차례상에는 무얼 올릴지 선물은 어떤 걸 고를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가뜩이나 물가 폭등으로 주부들은 장보기가 겁난다고 말한다. 그래도 이번 설에는 차례상에 우리 농산물을 선택해 보길 바란다.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나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면 수입산 보다는 값이 좀 비싸지만 자치단체장이 인증하고 소비자단체가 검증한 농축산물이 다양하다. 설 명절을 맞아 할인행사도 한다니 우리 농산물을 구입하기 좋은 기회다.
올 설에는 우리 농민들이 정성껏 키운 농축산물을 전통시장에서 구입하길 바라며, 천안 아산시도 적극적인 행정으로 설 물가 관리에도 최선을 다해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