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동네의원에서 일하고 있는 간호사입니다. 다닌 지 5개월 쯤 됐는데 경영상 이유로 해고통보를 받았습니다. 당장 다음 주부터 나오지 말라고 합니다. 그래서 최소한 다른 직장 구할 겨를은 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5인 미만 사업장이고 근무기간이 6개월도 안되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식으로 나옵니다. 어쩌면 좋나요?

A. 현행 근로기준법에서는 노동자가 5인 미만 사업장에서 6개월 이상을 계속근무하지 않은 상태에서 부당하게 해고를 당해도 구제받을 수 있는 제도를 규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근로기준법상 ‘해고예고제도’는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노동자를 해고하려면 30일전에 미리 예고해야 하며, 만일 미리 예고하지 않으면 30일분의 통상임금을 해고예고수당으로 지급하도록 강제하고 있습니다. 다만, 근무기간이 6개월 미만인 월급노동자와 3개월 미만인 일용노동자는 해고예고제도를 적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해고예고수당의 청구가 어렵다면,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제기해 원직복직 및 부당해고기간에 근무했더라면 받았을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는 판정을 받아내는 근로기준법상 ‘부당해고 구제신청제도’를 강구해볼 수 있는데, 안타깝게도 현행 근로기준법에서는 부당해고구제제도를 상시노동자 5인 이상 사업장에서 해고된 노동자에게만 적용하고 있습니다.고용주의 부당해고에 대한 법적인 구제방법을 강구하려는데 도움이 되는 답변을 드리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5인 미만 사업장은 우리나라 전체사업장의 65%나 되지만, 법정근로시간, 연장·야간·휴일근로에 대한 가산임금, 연차유급휴가, 부당해고로부터의 보호 등 근로기준법의 주요 조항이 적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2012년 8월 근로기준법을 5인 이상 사업장에만 전면 적용하고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일부만 적용해 사업장 규모에 따라 노동법의 보호에 차등을 두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며 근로기준법 개정을 국회에 권고한 바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2008년 노동부에 근로기준법을 모든 사업장에 전면 적용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그러나 국회와 노동부는 아직까지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노동자의 생존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근로기준법은 모든 사업장에 전면 적용돼야 합니다.

김민호 공인노무사. 공인노무사 김민호
충남비정규직지원센터·상임대표노무법인 참터 충청지사·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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