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미궁에 빠질 뻔한 특수강도 사건의 용의자 2명이 사건발생 20여 일 만에 붙잡혔다.
아산경찰서는 6월11일 소회의실에서 ‘2인조 금은방 특수강도 피의자 검거’를 발표했으며, 박모(44·성남시) 씨 등 2명에 대한 추가범행을 확대 수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5월17일 온천동 OO금은방에 복면을 한 채 침입해 3억여 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으며, 경찰의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대포차량과 대포폰 등을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산경찰서 박희용 서장은 “이번에 검거된 피의자들은 사전답사 및 범행직후 증거인멸, 사건당일 귀금속 처분 등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했으며, 경찰은 실낱같은 실마리를 바탕으로 부산과 성남을 오가는 등 끈질긴 수사 끝에 범인을 검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2인조 금은방 특수강도 피의자를 검거한 아산경찰서 강력2팀(팀장 김민규)은 지난해 송곡리에서 발생한 노부부 변사 사건의 피의자를 검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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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경찰서는 지난 11일 소회의실에서 ‘2인조 금은방 특수강도 피의자 검거’를 발표했다. 사진은 범행에 쓰인 흉기와 회수된 1억4000여 만원의 금품 |
교도소에서 금은방, 다시 교도소로···
이번에 금은방 특수강도 피의자로 검거된 박모(44) 씨와 이모(44) 씨는 OO교도소에 함께 복역했던 자들로 출소 후 유흥비와 도박빚, 생활비 등 경제적 곤란함을 겪자 금은방 강도를 모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박모 씨는 휴대폰판매업을 하면서 물색해둔 OO금은방을 범행대상으로 삼았으며, 이후 4회에 걸쳐 사전답사를 하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했다.
또한 이들은 경찰의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올해 3월 부산에서 범행에 사용할 대포차량을 구입했고, 5대의 대포폰을 번갈아가며 사용했다.
사건 당일인 5월17일 오전 7시, 성남 모란사거리 CCTV에 찍힌 용의차량은 한시간 뒤인 8시 천안 쌍용지하차로를 지나 8시44분 현장에 도착했다.
이들은 이후 차량과 도보를 통해 현장주변을 배회했으며, 오전 11시41분 복면을 한 채 30㎝ 회칼과 22㎝ 등산용 접이식 칼 등의 흉기를 들고 OO금은방에 들어갔다.
이들 중 한 명은 출입문을 걸어 잠그고, 다른 한명은 구석에서 작업을 하던 주인 오모(41) 씨를 ‘반항하지 않으면 죽이지 않겠다’며 흉기로 위협한 후 테이프를 이용해 손과 발을 묶고 눈과 입을 가렸다.
특히 이들은 지나가는 행인의 눈을 피해 진열대 밑에서 쪼그린 채 귀금속을 포대자루에 담았고, 7분여 만에 3억원 상당의 금품을 강취했다.
범행 후 천안IC를 이용해 달아난 이들은 용인IC 인근에서 범행에 사용한 차량과 옷, 신발, 흉기 등에 불을 질러 증거를 인멸했다.
또 사전에 준비한 장물 처분처를 통해 귀금속 일부를 처분했으며, 함께 검거된 장물알선 피의자 김모 씨도 OO교도소에서 알게된 사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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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모(44·성남시) 씨 등 2명은 지난 5월17일 온천동 OO금은방에서 3억여 원의 금품을 갈취했다. |
실낱같은 실마리는 꼬리를 물고...
아산경찰서 강력2팀은 사건이 접수되고 인근 식당과 편의점 등 74개의 CCTV를 분석해 현장주면을 배회하는 용의차량과 범죄 실행 장면을 순차적으로 확인했다.
그러나 범인들이 사용한 차량은 대포차량이었기 때문에 실사용자를 확인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경찰은 우선 청주와 부산 등을 오가며 용의차량을 매입·매도한 사람들에 대한 면접 수사를 펼쳤으며, 지난 3월29일 부산에서 최종 매도된 사실을 확인해 용의자가 사용한 대포폰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경찰은 대포폰의 사용내역과 이동동선, 대포차량의 이동동선 등을 통해 용의점을 입증하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으며, 용의자들 주거지에서 6일간의 잠복수사 끝에 렌트카를 이용중인 박모 씨를 6월7일에 검거했다.
이후 경찰은 8일에 이모 씨를, 10일에 장물알선 피의자 김모씨를 순차적으로 검거했으며, 전국의 경찰서와 공조해 유사사건에 대한 여죄를 수사할 방침이다.
아산경찰서 강력2팀 팀장 김민규 경위는 “아무런 제재 없이 판매되는 대포차량과 대포폰으로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실낱같은 단서가 조금씩 이어져 피의자를 검거할 수 있었다”며 “금은방 강도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발과 무릎 등으로 누를 수 있는 위치에 비상벨을 설치해야하고, 수화기만 들어도 112와 연결되는 무다이얼링 시스템을 활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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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들은 증거인멸을 위해 범행에 사용된 옷, 신발, 흉기 등을 차량과 함께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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