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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동의 없이 ‘택시승강장 이전·확장’ 논란

좌부동 초원설화타운, 출근·등굣길 학생·주민 불편

등록일 2012년05월28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아산시 좌부동 초원아파트 단지 내에 위치한 택시승강장이 기존의 자리에서 70여 m를 이전·확장하면서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있다.

특히 택시승강장이 이전한 곳은 스쿨버스 승강장이 위치한 곳이어서 출근·등굣길 교통정체를 유발하고 있으며, 학생과 주민들은 교통이 혼잡한 가운데 중앙선과 횡단보도 등이 표시되지 않은 도로를 위험천만하게 횡단해야 하는 등 교통안전사고의 위험성도 높다.

이에 주민들은 아산시에 택시승강장을 아파트 입구로 옮겨 줄 것을 건의했고, 시는 1차아파트관리소의 강력한 요청과 2·3차아파트관리소의 합의를 얻어 이전한 것으로써 1·2·3차 주민들의 총체적인 협의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스쿨버스 승강장으로 이전한 택시승강장 때문에 매일아침 스쿨버스와 학원차량, 출근차량, 택시 등으로 교통혼잡이 유발된다.

출근·등교시간 마다 학생·시민 불편초래

오전 8시 좌부동 초원아파트 택시승강장, 금곡초등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이 일렬로 줄지어 스쿨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바로 옆에는 3~4대의 택시들이 출근길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으며, 택시기사들은 담배를 피고 있었다.

한편 왕복 2차선의 좁은 도로는 택시기사들의 지루함과는 다소 다른 느낌의 지루한 풍경이 연출됐다. 도로 양옆에 주차된 차량과 스쿨버스, 학원차량, 출근차량, 택시 등으로 교통혼잡·정체의 지루함이 펼쳐진 것이다.

그러나 택시기사들은 출근길 교통혼잡을 느끼는 주민들의 짜증스러움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유로운 담배연기를 허공으로 내뱉었고, 흩어지던 담배연기는 스쿨버스를 기다리는 어린학생들에게로 고스란히 흘러갔다.

뿐만 아니다. 2차아파트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3차아파트에 위치한 스쿨버스승강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횡단보도가 없는 도로를 건너야 했으며, 서행중인 차량들 사이를 달려가는 학생도 있을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한 어린이는 스쿨버스승강장 맞은편에서 대기 중인 학원차량을 타기 위해 택시승강장을 가로 지르려 했으나 택시기사의 경적소리에 깜짝 놀라 뒷걸음질 쳤다. 또 자녀를 어린이집으로 보내는 학부모들은 어린자녀와 함께 정차중인 택시 앞을 지나고, 오가는 차량들을 피해 도로를 횡단하는 등 많은 학생과 주민들이 교통사고의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등굣길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스쿨버스정거장이 조금 복잡하기는 했으나 이 정도는 아니었다”며 “이 모든 것이 기존의 택시승강장이 70여 m 가까이 이전·확장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하루빨리 택시승강장을 이전해야한다”고 말했다.

등교버스를 기다리는 학생들을 향해 뿜어지는 택시기사의 담배연기

‘빵! 빵! 빵!’ 손님을 태우기 위한 택시기사에게서 양보와 배려는 찾아볼 수가 없다. 초등학교 2~3학년으로 보이는 어린이가 등교차량에 탑승하려고 택시승강장을 건너려하자, 손님을 태우려고 전진하는 택시의 경적 소리가 요란하다.

자녀를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보내는 학부모들은 매일 아침 어린자녀와 함께 정차중인 택시, 주행 중인 차량, 횡단보도 없는 도로 등을 건너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택시기사를 위한 승강장인가, 주민을 위한 승강장인가
삼삼오오 모여 도박, 지나가는 여성 뒤에서 음담패설까지

 

누구를 위한 택시승강장인가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택시승강장을 옮겨달라고 아산시청에 민원을 제기했으며, 2·3차 주민자치회장과 합의한 내용이다. 그러나 주민들의 의견을 묻는 회의나 설문조사는 거치지 않았다.”

택시승강장 이전을 주도한 좌부동 초원설화타운 1차아파트 관계자의 말이다.

그에 따르면 기존의 택시승강장은 택시와 학원차량 등이 U턴을 하는 구간이어서 차량흐름에 큰 걸림돌이 됐다. 또 대기하는 택시기사들이 흡연을 하거나 도박이나 음담패설 등의 잡담을 하는 등 미관상 좋지 않아 이전을 추진했으며, 모두가 주민을 위한 일이라는 생각에 2·3차 주민대표와 협의만을 거친 후 이전을 진행했다.

한편 1차아파트 관계자의 이 같은 해명에 모 주민자치회장은 “전 회장에게 전해 들었을 때 기존의 위치에서 20m만 이전한다고 했지만 70여 m 가까이 이전됐다. 그러나 말이 이전이지 규제봉은 기존위치에서부터 시작해 현재 위치까지 이어진 것이니 이전이 아닌 확장”이라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그에 따르면 100여 m에 이르는 규제봉의 설치로 아파트 단지 내에 역이나 터미널과 같은 택시전용구역이 만들어졌다. 또 대기하는 택시가 많아야 3~5대 인데 50m 이상의 도로가 택시만을 위해 비워져 있고, 그나마 택시가 1대도 없을 때에는 100여 m에 이르는 택시승강장이 텅텅 비어있다.

주민을 위한 택시승강장이 택시기사의 영업편의를 위한 공간으로 전락했다는 회장은 “대기하는 택시기사들의 행태가 가관이다. 삼삼오오 모여 도박을 하지 않나, 지나가는 여성 뒤에서 음란한 농담을 하지 않나. 도대체 누구를 위한 택시승강장이란 말인가”라며 “택시기사의 영업편의와 휴식처를 위해 주민이 위험과 불편, 불쾌함 등을 감수해야 한다면, 택시승강장을 없애야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택시를 위한 규제봉인가, 주민을 위한 규제봉인가

양보와 화합 통한 협의 필요

“1차아파트 관계자의 ‘택시승강장을 이전해 달라’는 민원을 접수하고, 현장을 방문해 실태를 파악했다. 또한 2·3차아파트 관계자의 의견도 수렴했으며, 3차아파트 관계자는 주민들과 상의 후 결정한다기에 며칠동안 기다렸다가 ‘수락’ 한다는 통보를 받고 이전 한 것이다.”

아산시 교통행정과 유권종 교통시설팀장의 택시승강장 이전에 대한 해명이다.

유 팀장에 따르면 택시승강장 이전공사가 완료 된 후에도 담당직원과 함께 현장을 방문했으며, 중앙선과 횡단보도의 필요성을 느껴 오는 6월 아산경찰서에서 예정 된 교통안전 심의회에 해당안건을 상정하려던 참이었다.

이어 그는 “아파트관계자의 민원이기 때문에 당연히 주민들의 의견이 모아졌다고 판단했다. 결과적으로는 불편을 초래한 ‘택시승강장 이전’이 됐지만, 1·2·3차아파트 주민들의 양보를 통한 협의가 이뤄진다면 주민들의 화합을 도모하는 계기가 되리라고 생각한다”며 “초원설화타운 1·2·3차아파트 주민들의 총체적인 협의가 이뤄진다면 그 결과를 충분히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민동의 없는 이전이 갈등 부추겨

지난 25일 아산시청 교통행정과의 ‘주민들의 총체적인 협의에 따라 택시승강장 이전을 결정하겠다’라는 입장에 따라 초원설화타운 1·2·3차아파트 주민들의 양보와 화합을 통한 협의가 이뤄져야 택시승강장 이전이 가능하게 됐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이번에 문제가 된 택시승강장 이전이 주민동의를 거치지 않은 대표자들 때문이라는 비난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택시승강장을 이전하기 전에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했다면, ‘한 번에 이전해야 할 택시승강장을 두 번에 걸쳐 이전하지 않아도 되고, 이는 시민의 세금이 헛되게 쓰여지는 것을 막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주민들의 총체적인 협의 이전에 해당 대표들의 해명이 필요하다는 한 주민은 “모두의 편익을 위해 서로가 양보해야겠지만, 주민동의를 얻지 않고 택시승강장 이전을 추진한 몇몇 관계자의 반성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주민협의가 빠른 시일내 이뤄져 학생과 주민의 불편이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좁은 도로에 설치한 규제봉과 도로 한편에 주차한 차량 때문에 스쿨버스와 학원차량, 출근차량 등이 마주오는 차량을 원활하게 피하지 못하고 교통혼잡이 빚어진다. 택시승강장에는 대기하는 택시가 없어도···

손상욱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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