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가 서로에게 익숙하지 않아서 서먹서먹할 줄 알았는데 다들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까 너무 좋아요.”
지난 12일 영인산 자연휴양림에서 만난 ‘온샘골 봉사단’ 황혜숙 단장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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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혜숙(44·온샘골봉사단 단장) |
탕정중학교 학생과 학부모 등으로 이뤄진 ‘온샘골 봉사단’은 이날 성모복지원에서 생활하는 지적장애학생들과 야외나들이를 다녀왔다.
지난달 첫인사에 이어 두 번째 만남으로 진행된 야외나들이에서는 서로 간에 맺어진 ‘짝꿍’ 끼리 손을 잡고 휴양관에서 잔디공원까지의 산책과 보물찾기, 제기차기, 공기놀이, 비눗방울 크게 불기를 하는 등 대인관계형성 봉사활동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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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제장애학생의 손을 잡고 산책을 하는 황혜숙 단장의 미소가 앳된 소녀와도 같다. |
“오늘의 나들이는 봉사활동이 아닌 또 다른 ‘친구’를 만드는 과정이에요. 지적장애학생들은 또래 친구들보다 정신연령이 낮은 아픔을 갖고 있듯이, 평범한 학생들도 내신과 입시 등의 스트레스로 마음의 병을 가지고 있잖아요. 그런 의미로 본다면 다 똑 학생들 아닐까요? 누가 누구에게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 줄 수 있는 친구가 되어가는 것이지요.”
희고 붉은 봄꽃이 활짝 핀 산책로를 장애학생의 손을 꼬옥 잡고 걷던 그녀는 ‘이건 조팝나무고, 이건 철쭉이야’라며 함께한 학생들에게 자연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으며, 봉사활동이 진행되는 내내 앳된 소녀와 같은 미소로 ‘짝꿍’들 하나, 하나를 보살폈다.
“장애학생들이 끈기가 없고, 잘 걷지 못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다 거짓말 같아요. 한 시간을 넘도록 함께 걸으며 시종일관 웃고 떠드는 그들에게서 선입견과 편견의 외람됨을 다시 한 번 느꼈어요. 어쩌면 근심과 걱정이 없는 그들보다 삶에 찌든 우리가 장애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진정한 장애는 ‘마음이 병들고 찌든 것’이라고 설명한 그녀는 “평범한 학생들과 장애학생들 모두가 ‘벽’이 없는 ‘친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온샘골 봉사단’을 이끌어갈 생각이에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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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지키는 탕정중학교 온샘골 봉사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