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온양온천역광장 일원에서 개최된 ‘제51회 아산 성웅 이순신 축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차 없는 거리에서 진행된 이번 축제는 ‘아산! 생명의 물, 이순신을 키우다!’를 주제로 이뤄졌으며, ‘내가 이순신이다!’, ‘컴온(COME 溫ON) 아산!’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는 등 주민참여형축제를 표방했다.
또한 이번 축제에서는 여느 4·28축제와는 다르게 이순신 장군과 온천수를 결합해 진행됐으며, 사람들은 각각의 주제에 맞게 진행된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각기 다른 반응을 나타냈다.
특히 이순신 장군 출정식과 428대합창, 온천수 난장 등에 참여한 사람들은 축제에 호응을 보였으나 몇몇 시민과 관광객은 ‘즐길 것과 볼 것이 없다’, ‘주제가 불분명하다’라고 혹평했다.
한편, 축제기간동안 저녁마다 진행된 초청가수의 공연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문화적 갈증을 해소했다’, ‘축하공연 말고는 볼것이 없다’ 등의 상반된 반응을 나타냈다.
이에 이번 지면에서는 축제장 곳곳에서 만난 시민과 관광객의 인터뷰를 통해 축제의 ‘좋았던 점’과 ‘아쉬운 점’을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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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과 29일 온양온천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하루 3차례 공연된 ‘무과시험 재연’을 관람한 시민과 관광객의 수는 공연 1차례 당 50여 명을 넘기지 못했다. |
‘퍼레이드 한껏 기대했었는데··· 실망’
지난달 27일 오후 4시50분.
5시에 시청에서 출발하기로 예정됐던 ‘이순신 장군 출정식 퍼레이드’가 시민문화복지센터 앞까지 이르렀다. 경찰과 축제관계자와의 소통이 잘되지 않아 벌어진 해프닝이었던 것.
이에 퍼레이드 행렬은 중도에 왔던 길을 되돌아가야 했으며, 풍물단에서 꽹가리를 담당했던 한 단원은 퍼레이드가 끝났다고 생각해 긴장을 풀었다가 다시 퍼레이드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다리에 쥐가나 퍼레이드를 포기해야만 했다.
또한 온양온천시장예술단에서 준비한 전통 퍼포먼스 공연에서는 노인대학에서 준비했던 ‘아산 아리랑’과 ‘온양블루스’ 노래가 연이어 흘러나와 퍼레이드 행렬이 중단된 채 노래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등 진행미숙으로 인한 실수가 연이어 발생했다.
이와 같이 운영이 미숙했던 퍼레이드 행렬에 김진구(32·삼정백조아파트)씨는 “시민이 참여한 퍼레이드라고 해서 잔뜩 기대를 했었는데,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되지 않아 실망이다”라며 “시민이 참여한 퍼레이드라면 적어도 성의가 보여야 하는데, 시민이 참여한 퍼레이드는 간단한 소품 등으로 주최 측이 마련한 행렬을 따라가는 정도에 그쳤다. 충분한 준비기간과 시상 등으로 진정한 퍼레이드가 이뤄졌으면 한다”라고 쓴소리를 했다.
‘평생 잊지 못할 축제에요’
“428대합창을 준비하는 내내 뿌듯한 마음이었어요. 리허설이 끝나고 본공연에 들어설 때에는 심장이 쿵쾅거릴 정도로 긴장을 했고, 공연을 마쳤을 때에는 온몸에 전기가 흐르는 것 같은 전율을 느꼈어요.”
노래하는 것을 좋아해서 평소 노래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박미현(동산리·가수)씨의 말이다.
아산시적십자봉사단의 단원으로도 활동 중인 그녀는 축제기간 중 농·특산물판매장에서도 봉사활동에 매진했으며, 가족과 함께 축제장 곳곳을 관람하는 등 이순신 축제와 함께 3일을 보냈다고 한다.
이어 그녀는 “평생 잊지 못할 축제에요. 매년 이순신 축제를 구경만하는 ‘객’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번에는 축제를 함께 만들고, 함께 축제를 즐겼다는 잊지 못할 추억이 생겼어요”라고 소감을 말했다.
관객 없는 ‘무과시험 재연’
지난달 28일과 29일 온양온천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하루 3차례 공연된 ‘무과시험 재연’을 관람한 시민과 관광객의 수는 공연 1차례 당 50여 명을 넘기지 못했다. 심지어 오전 공연에는 10여 명의 관객을 두고 한 시간 동안의 공연을 펼치는 등 축제에 대한 정확한 안내와 홍보가 부족했다는 평이다.
한 공연관계자는 “전국을 다니며 공연을 펼치고 있지만 이렇게 관객이 없는 경우는 처음이다. 맥이 빠진다”라고 한 숨을 쉬었다.
또한 공연을 관람한 윤진아(36·주부·장존동) 씨는 “차 없는 거리에서 진행된 거리공연과 퍼포먼스, 온천초에서 펼쳐진 ‘무과시험 재연’ 등에 대한 정확한 시간·장소 안내가 없어서 아쉬운 마음이다”라며 “온양온천역광장과 온천초, 전통시장 등 방대한 축제장에 비해 볼거리·즐길거리가 없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축제장에 대한 안내와 홍보 부족이며, 차 없는 거리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428스마트 영화는 관람객이 우리가족뿐이었을 정도로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다”고 말했다.
‘온천수 난장판’ 최고에요. 최고!
“도시 한 복판에서 온천수를 이용한 물총싸움이 벌어질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정말 색다른 체험을 했네요. ‘온천수 난장’ 최고에요. 최고!”
봄볕이 따뜻한 맑은 하늘아래 노란색 우비를 눌러쓴 조찬묵(38·배방자이1차) 씨의 말이다.
지난달 29일 오후 3시~5시 온양온천역 광장에서부터 UL City건물 사이의 도로에 노란색과 파란색 우비를 입은 사람들이 서로 편을 나눠 물총쏘기 난장이 펼쳐진 것.
이에 그는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었어요. ‘온천수 난장’을 잘 활용하면 세계적인 축제 아이템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요”라고 되물었다.
‘아산시 대표 맛집’ 야시장 필요
“김장훈과 백지영, 시크릿 등 유명가수의 공연이 문화적 갈증을 해소해 주긴 했으나 그걸로 끝이었다. 축제기간 중 저녁시간에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공연관람 외에는 인근 음식점이나 호프집에서 술 마시는 것이 전부였는데 공연 후에는 바로 일상이라는 느낌이랄까.”
축제에는 야시장이 꼭 필요하다고 밝힌 박대선(37·금호어울림) 씨의 말이다.
또한 온양전통시장 음식점들의 서비스가 형편없다고 전한 그는 “축제를 찾는 사람들을 시장의 음식점들이 독점해서는 안된다”라며 “아산을 대표할 수 있는 음식점들을 야시장을 통해 사람들에게 홍보한다면 보다 포괄적인 지역경제활성화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유명가수들의 공연도 좋지만 밤에도 즐길 수 있는 축제문화가 필요하다. 그런면에서는 곡교천에서 열린 이순신 축제가 더 효과적이겠지만 굳이 시내에서 축제를 열어야 한다면 야간체류형 축제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