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양전통시장 상인들 축제 악용하지 마라!
“축제가 갈수록 시원찮다! 주최측이 만들어 놓은 틀 속에 시민들을 가두려는 축제가 무슨 축제냐. 모름지기 축제란 놀고, 먹고, 마셔야 하는데 이순신 축제에는 그것이 빠졌다. 주민참여형 축제라더니 주민관람형 축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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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석(50·자영업) |
온양전통시장의 한 분식집 앞에서 만난 박우석 씨의 말이다.
거주하는 곳은 평택이지만 지난 10여 년 동안 아산지역에서 사업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순신 축제를 해마다 찾아온다고 밝힌 그는 축제에 대한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젊은 사람들이야 요즘가수를 데려다 놓고 하는 공연을 좋아하겠지만 나이든 사람들은 요즘가수들의 노래를 알 턱이 있나. 또 축제기간 3일 내내 유명가수의 공연만을 보여준다는 것은 어른이 귀찮았을 때 아이에게 ‘뽀로로’를 틀어주고 제 할 일을 다 한 것 마냥 의시 대는 것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인기가수의 연이은 공연에 대한 문제점에 이어 지역상권활성화에도 문제를 제기한 그는 ‘이순신 축제에서 주가 되는 것은 시민이 아니라 상인인가’라고 되물었다. 젊은이들이야 공연이 끝나고 인근 호프집이나 술집 등에서 회포를 푼다지만 중·장년 층에게는 ‘야시장’에 대한 향수가 짙다는 설명이다.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노인들은 예전부터 4·28(이순신)축제를 보기위해 봄철 바쁜 농사일을 멈추고 승합차나 버스를 대절해서 일년에 딱 한 번 외출다운 외출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야시장에 대한 향수가 남아 있는데 지역상권활성화를 위해 야시장을 금지시키는 것은 주객이 전도한 것이다. 지역상권활성화는 평소에 다져가는 것이지 축제를 빌미로 상인들의 지갑을 채워주기 위해 악용돼서는 안된다.”
이어 그는 “온양전통시장 곳곳에 위치한 작은 음식점들이 손님들로 가득차서 자리가 비어있는 음식점을 찾기 위해 방황했다. 허기를 채우기 위해 들른 분식점에서는 주인이 인상을 쓰고 손님을 손님 같이 보지 않는 등 서비스가 형편 없어서 기분이 상했다. 그런 상인들의 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시민의 지갑을 열게 하는 것은 당치도 않은 얘기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해당 분식점에서는 박우석씨와의 인터뷰 도중에 “장사하는데 방해되니까 다른데 가서 취재하라”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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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행사가 모두 끝난 오후 9시30분 온양전통시장 안. 셔터가 내려진 어느 상점 앞에 술자리를 편 젊은이들.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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