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의 장애학생이 공동생활가정의 책임자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가운데 해당 책임자는 ‘억울하다’며 혐의를 전면부인해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아산시 성심학교에 근무하는 교사가 지적장애 2급인 장애학생 3명이 예전과 다르게 어두운 표정으로 학교생활에 임하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학교전문상담사에게 상담을 의뢰함에 따라 밝혀졌다.
상담결과 해당학생들은 ‘시설책임자 K씨(40·신창면)가 지난해 말부터 잠을 자고 있는데 상습적으로 성추행 및 성폭행을 가했다’고 진술해 학교는 곧바로 충남도교육청과 원스톱지원센터에 보고·신고했으며, 사건은 현재 충남지방경찰청에 접수돼 진위여부를 수사 중이다.
한편 이번 성추행·폭행사건의 피의자로 지목된 장애인공동생활가정 책임자 K씨는 “부득이한 신체접촉을 제외하고 성적인 학대를 가한 적이 없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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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의 장애학생이 공동생활가정의 책임자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가운데 해당 책임자는 ‘억울하다’며 혐의를 전면부인해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영화 ‘도가니’의 한 장면 |
‘진실공방’ 어떻게 밝혀지려나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장애인 공동생활가정 성폭행’에서 장애학생들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해당 책임자는 ‘억울하다’고 밝힌 가운데 그 진실에 대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4월3일 학교전문상담사를 통해 이뤄진 장애학생 3명에 대한 상담결과 A학생(15)은 책임자 K씨가 목욕할 때 문을 열고 들어와 쳐다보거나, 잠을 자고 있는데 들어와 성추행을 했다고 진술했으며, B양(15)과 C양(15)은 각각 성폭행과 성추행을 상습적으로 당했다고 진술했다. 특히 원스톱센터에서는 이들 학생들의 진술에 대한 녹취까지 마친 상태이다.
그에 반해 책임자 K씨는 “장애아동들의 일상생활에서 안전과 보호, 위생관리 등의 신체접촉을 제외하고 불순한 생각으로 신체의 특정부위에 신체적 접촉을 가한 사실이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표명했다.
또한 그는 “장애학생들의 사회적응력 향상을 위해 기숙생활을 하고 있는 장애학생들에게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보살펴 왔지만 이번 사건으로 시설은 존폐의 기로에 서있으며, 나를 비롯한 가족은 슬픔과 고통으로 삶에 대한 의욕이 상실되고 있다”며 “사실인지능력이 떨어지는 지적장애의 특성과 해당시설에 미칠 여파를 고려해서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이 좀더 신중했어야 한다”고 학교가 장애학생의 말만 듣고 시설과 학부모의 사실확인 없이 곧바로 원스톱지원센터에 신고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했다.
한편 이번에 논란이 되고있는 장애인 공동생활가정은 지난 2007년에 설립돼 부모가 없거나 부모의 부양제공을 받지 못하는 장애학생 5명과 장애인 1명을 보살펴 왔다.
철저한 관리·감독 이뤄져야
광주인화학교에서 실제로 일어난 장애학생 성폭행 사건을 영화로 다룬 ‘도가니’로 인해 장애학생들의 성폭행·추행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장애학생 공동생활가정의 성폭행·추행 사건이 불거져 공동보육시설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문제가 되고 있는 공동생활가정의 경우 시의 허가시설이 아닌 신고시설로써 시로부터 별도의 시설운영보조금조차 받지 않는 개인시설이기에 운영과 관련해 시나 관련기관의 지도감독이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기숙생활을 하는 학생들의 경우 생활보호대상지원금과 장애지원금을 수령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들 학생들에 대한 사회복지사의 현장방문도 연 2회 정도에 그치고 있어 인지능력이 정상인에 비해 약한 장애학생들의 문제점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반기별로 공동보육시설에 대한 실사 지침이 각 시도에 전달했으며, 아산시 경로장애인과장은 “보사부의 지침에 따라 이들 시설에 대한 반기별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며, 문제가 된 시설의 경우 경찰의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장애인복지법상 장애인 지역재활시설로 구분되는 장애인공동생활가정은 소규모 가정생활공간을 지원하고 사회와의 단절을 제거할 수 있도록 돕는 시설로써 아산시에는 현재 2곳이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