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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충청권 맹주’ 자리 노리나

[진단] 이 당선자, 정치인생 전환점…지역정당 구도 넘을까?

등록일 2012년04월13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세종시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이해찬 후보가 승리를 만끽하고 있다. 그는 이제부터 충청권의 새로운 맹주로 부각될 전망이다.

4·11 총선의 충청권 최대 수혜자는 누굴까. 민주통합당 이해찬 당선자다. 최대 피해자는?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다. 서로 충청지역 맹주(盟主)의 자리를 주고받는 모양새가 돼 버렸기 때문이다.

이미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던 이 당선자가 만약 세종시에 충청권의 터주 대감인 ‘심대평’이 없었다면 출마를 결심했을까.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이 당선자의 세종시 출마는 사실상 충청권에서의 정치적 맹주 자리에 대한 도전을 의미했다. 세종시 총선 출마자체가 처음부터 충청권의 정치 아이콘을 놓고 벌인 경쟁이 된 것이다.

화려한 이력 ‘심대평’과 살아 있는 정치사전 ‘이해찬’

두 사람은 여러 면에서 ‘맞수’였다. 심 대표는 충남 공주 출신이고, 이 당선자는 청양 출신이다. 심 대표는 임명직 대전시장(1981년 3월~1983년 12월)을 거쳐 임명직 2년 7개월과 선출직 10년 9개월을 포함, 13년 6개월 동안 충남지사를 역임했다. 또 총리 행정조정실장과 청와대 행정수석, 국회의원, 당대표를 거치는 등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이 당선자에게는 ‘살아 있는 정치사전’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닌다. 36살 때 첫 국회의원을 시작으로 내리 5번 모두 20년을 했다. DJ 정부에서는 교육부장관, 노무현 정부에서는 국무총리 등 국회, 정당, 행정부를 두루 거쳤다.

심 대표와 이 당선자 모두 세종시와 인연이 끈끈하다. 심 대표는 행정수도 위헌판결을 받던 충남도지사 시절 당시 충남도지사였다. 당시 그는 행정수도 관철을 위해 충남도민과 함께 일선에서 싸워 위헌판결을 극복했다. 또 ‘세종특별자치시 설치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킨 당사자다. 이 전 총리가 스스로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최초의 기획자이자 설계자’라고 말해 왔다.

이 후보와 심 후보는 선거운동기간 사실상 충청지역 선거의 견인차 역할이 주어졌다. 두 후보 모두 하루는 세종시 주민을 만나고, 다른 하루는 인근 충청 지역 다른 선거구의 자당 후보들을 지원해 왔다.

이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께서 이룩하고자 했던 국가균형발전의 꿈을 실현하고, 총선승리와 정권교체의 디딤돌”이 되고자 했고, 심 후보는 “‘충청의 마지막 보루’인 자유선진당을 지키려고 애썼다. 따라서 ‘세종시를 제대로 완성시키겠다’는 두 사람의 약속을 놓고 한 명을 선택해야 하는 유권자의 고민이 깊었을 만하다.

이 당선자도 “정치운명을 걸고 지금까지 치른 국회의원 선거 중 가장 열심히 선거운동을 했다”고 밝혔다.

평가대에 선 이해찬…충청권 정치주도세력 누가?

이 후보자의 당선은 충청권에서의 정치주도세력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기대감을 갖게 하는 요인은 이 당선자의 폭넓은 국정운영의 경험과 정치적 능력이다. 실제 이 당선자는 이번 선거운동 과정에서 충청권 지원유세 외에도 김용민 막말 파문에 대한 당의 입장 표명을 압박하고 그 파장의 충청권 확산 차단 방안에 나서기도 했다.

이 당선자는 싫든 좋든 충청권에서 그의 정치적 리더십의 평가대에 섰다. 당장 대선에서 당내는 물론 충청권에서 그의 역할론이 관심사다. 이 당선자도 “당내 최고 다선의원(6선)으로 당무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충청권 25석 중 10석을 차지해 새누리당(12석)에 뒤졌지만 이 당선자의 말대로 정권교체의 디딤돌을 놓았다. 특히 세종시를 중심으로 동심원을 그리듯 동서남북(천안, 공주, 청원, 유성, 대전서을, 청주 흥덕을)에 노란 깃발을 꽂았고, 자유선진당의 텃밭이었던 세종시 및 대전충남에서 7석(새누리당 7석)을 얻었다. 여기에 든든한 우군인 안희정 충남지사도 버티고 있다.

김종필-이회창-심대평…뿌리 깊은 지역정당 구도 넘어설까?

하지만 이 당선자가 김종필(JP)-이회창-심대평으로 이어져온 뿌리 깊은 지역정당 구도를 넘어설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힘이 빠졌다고는 하지만 최근 30년 동안 지역정당은 적어도 대전충남 지역정치에서 항상 상수였다.

자유선진당 내부에서도 “‘충청 지역정당’은 1988년 13대 총선 이후 공화당에서 자민련으로 다시 선진당으로 이어지며 늘 유지해 왔다”며 “위기가 있어 왔고 지금도 위기지만 소멸하는 일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번 선거과정에서 지방신문사(<충청투데이>)의 대전충남 지역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40% 이상이 ‘대전·충남 지역 정당이 필요하다’고 답해 ‘현 정부에 대한 심판론’보다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남과 호남의 지역주의가 살아 있는 한 충청 지역정당 및 지역정치세력화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사그라지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따라서 자유선진당의 쇠퇴에도 심 대표와 이회창의 영향력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6선에 성공한 이인제 당선자의 역할도 주목된다.

만만치 않은 새누리당…새인물 포진

새누리당의 충청권 진용도 만만치 않다. 대전 중구에서 ‘대통령 만들 사람’을 내세우며 당선된 친박계 원조로 불리는 강창희 의원이 당선(6선) 됐고, 초선의 새로운 인물들도 여럿이다.

중앙정치에 익숙한 이 당선자의 칼날 같은 정석 이미지가 충청권에서 대중적 흡입력을 가질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덕장’보다는 ‘지략가’의 이미지가 크기 때문이다.

세종시 국회의원을 시작으로 이 당선자가 정치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에 섰다. 그는 충청권에서 세종시 핵심의제인 ‘지역균형발전론’을 쥐고 새로운 지역정치구도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그에 대한 평가가 시작됐다. 
 

충남지역언론연합 심규상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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