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명(사진 우) 강희자 어르신 (78·목천읍 신계리)
“우리를 보고 만담으로 유명한 장소팔, 고춘자 같다고 하대?”
“레퍼토리? 수도 없이 많지. 특별한 원고가 없이도 호흡이 너무 잘 맞을 정도니까.”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만 보면 기운이 솟는다니까(웃음)”
매주 토요일, 충남평생교육원에 가면 재미있는 동화를 들려주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만날 수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김 명, 강희자 어르신.
아이들은 악기를 연주하고 인형극을 연출하며 성우처럼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이 두분이 연기에 아이들은 시간가는 줄 모른다.
말 그대로 찰떡궁합 콤비로 활동하고 나이도 같은데다 같은 아파트에 살다보니 남들은 다 부부로 오해할 정도다. 강희자 어르신은 천안에 오기 전까지는 서울 토박이로 70년이상을 살아오셨고 김 명 어르신은 은퇴 전에 자동차학원을 운영했었다고 한다. 지금의 명콤비가 이뤄지기 전, 이렇게 달랐던 두분이 처음 의기투합한 것은 지난 2006년 9월경이라고 한다.
당시 김 명 어르신은 아파트 노인정에서 만난 강희자 어르신에게 아우내복지관을 함께 다니자고 제안했다. 이에 선뜻 응한 두 분은 그곳에서 동화구연, 스포츠댄스, 오카리나 연주 등 다양한 교육을 받았고 나중에는 여러 곳에서 그 재주를 활용할 기회를 찾게 됐다.
충남평생교육원에서는 동화구연가는 물론 칸타빌레 합주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두 어르신의 열정과 노력은 만남 이후부터 화려한 이력을 쌓아오고 있다.
아우내도서관이 개관할 때부터 2년여간 동화구연을 한 공로로 시장 감사패를 받았고 문화관광부 실버스타상, 평생학습축제 동화구연경진대회 대상, 전국동화구연대회 대상, 2011 자원봉사체험수기 우수상 등을 받았다. 이제 두 분은 명실상부 자타가 공인하는 동화구연의 전문가이자 실버스타다.
“하루하루가 쉴새없이 바빠. 월·화요일은 유치원에 동화구연을 나가고 수·금요일은 평생교육원에서 아코디언 연습을 하지. 토요일도 평생교육원에서 동화구연을 하고 수시로 또는 정기적으로 병원, 요양원 위문공연도 있다오.”
아직도 어디서 두분을 찾는 다면 신이 나서 간다는 어르신들. 요청을 받았을 때 한번도 귀찮다고 느껴본 적조차 없다고 한다.
“낼 모레 80인데 우리를 필요로 한다니 얼마나 고마운 일이야. 열심히 다녀야지. 그저 건강하기만 바랄 뿐이야. 영원한 실버짝꿍, 우리들의 활동을 지켜봐 주게”
두 어르신들은 오늘도 뜨거운 열정으로 노년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다.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