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후보와의 소통을 통해 적절한 인물을 선출하기 위한 유권자의 노력이, 허술한 선거관리위원회 대처로 무산됐다.
지난 2월 충청남도 청년창업자 모임인 ‘위드’는 국회의원을 제대로 뽑자는 취지로 후보자 초청 간담회를 통해 현재 젊은 창업자들이 겪고 있는 상황과 현실에 대한 정책 또는 대안 등을 후보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올바른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 간담회를 개최하고자 했다.
이들은 이를 위해 천안서북구선거관리위원회에 문의했으나 선관위는 선거법 저촉으로 안된다는 답변을 했다.
‘위드’는 재차 관심사인 청년창업과, 청년실업극복, 정부의 경제정책 등에 대한 국회의원 후보자들의 생각을 모든 후보자들에게 물어봐 전달해 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후보자를 대상으로한 간담회를 개최하려는 취지를 선관위에 설명했다.
특히 어느 누구의 지지를 위한 것이라는 오해를 받지 않게 하기위해 모든 후보자를 초빙하고 자연스럽게 질문과 답변 등을 차등 없이 진솔하게 얘기해 보는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에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법 89조에 의거 ‘아무리 후보자 모두를 모아 놓고 균등하게 기회를 주고 후보자의 정강을 들어본다 해도, 위드 모임은 특정 후보자 지지단체로 분류돼 선거법 위반사항임’을 밝혔다.
이에 위드는 올바른 투표를 위한 유권자의 활동이니 방법을 일러 달라고 문의했으나 선관위는 ‘허가된 언론사를 제외한 모든 모임에 후보자가 가는 것은 지지자 모임으로 분류돼 선거법 위반이니 절대로 해서는 안된다’는 답변을 했다.
정확한 답변 않는 선관위
선거관리위원회의 답변은 정확한 것일까? 본지가 직접 천안서북구선거관리위원회를 방문해 문의한 결과는 달랐다.
‘공직선거법 제87조(단체의 선거운동금지)제1항 제1호 내지 제6호의 규정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단체는 후보자 또는 대담 토론자(대통령선거 및 시 도지사선거의 경우에 한하며, 정당 또는 후보자가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자중에서 선거사무소 또는 선거연락소마다 지명한 1인을 말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 1인 또는 수인을 초청하여 소속정당의 정강?정책이나 후보자의 정견 기타사항을 알아보기 위한 대담 토론회를 이 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옥내에서 개최할 수 있다. 다만, 제10조 제1항 제6호의 노동조합과 단체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서북선관위 관계자는 “선거운동 목적 없이 사회단체 등이 개최한 정책간담회에 일회성으로 참석해 단순히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무방한 것이나 정책간담회에 계속적 반복적으로 참석하거나 개최할 수 없다”며 “대담 토론회는 공식선거운동기간인 3월29일부터 4월10일 내에만 개최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위드’ 간담회 개최건에 대해 선관위 관계자는 “전화상의 문의가 질문자와 답변자간 정확한 내용이 전달하지 않을 수도 있다. 위드에 대한 문의는 처음 답변이 충분치 않아 다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선관위 관계자가 보여준 위드와의 답변 내용일지는 처음 답변에 삭제 표시가 돼 있었으며 수정된 답변 내용이 게제 돼 있었다.
수동적 선거제도 아쉬워
‘위드’는 지금까지 선관위 대화내용을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토론방에 올렸다. 며칠간 이 글은 하루 조회수 3000~4000건에 이르며 아고라 베스트 글에 오르기도 했다.
‘위드’ 한 회원은 “영국의 경우 하이드 파크에서 정치인들이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고 유권자들이 경청하며 질문과 답변이 오간다. 미국 대통령 선거를 TV에서 보아도 악수만 하고 힘들단 얘기만 듣는 것이 아니라 강당 같은데서 대안도 제시하고 질문도 하며 공감을 이끌어 내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회원은 “위드가 선거운동을 하거나 할 것을 표방한 단체도 아니고, 후보자와 관련이 있는 단체도 아니다”라며 “선관위는 좌담회 또는 토론회를 개최할 수 없는 단체로 처음부터 규정, 유권자 권리를 보호하고, 선거참여를 독려해야 할 선관위의 수동적인 태도가 아쉽다”고 지적했다.
또한 “유권자들이 진실한 후보자를 국가의 미래와 우리의 미래, 그리고 후손의 미래를 위해 올바른 정치인을 뽑고 싶어 하지만 유권자들이 알 수 있는 창은 훌륭한 교수와 보좌관들이 만들어 주는 비슷한 공약집, 언론보도 및 토론회가 거의 전부”라며 “지지자들을 제외한 일반 유권자들은 원하는 걸 얘기하기도, 궁금한 걸 물어보기도 힘든 것이 현실에서 적절한 선거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공훈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