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진단평가를 치르고 있는 B초등학교 학생들. 충남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초등2학년과 중3학생들도 교과학습 진단평가 시험을 치르게 했다.
지난 8일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 전국 모든 학교에서는 교과학습 진단평가가 실시됐다.특히 충남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초등2학년과 중3학생들도 여기에 참여해 시험을 치르게 했다.
초등2학년 학생들은 국어와 수학 교과에서 듣기문항을 포함한 20문항을, 4~6학년 학생들은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교과에서 듣기문항을 포함한 30문항을 주어진 40분 내에 풀었다. 3학년 학생들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기초학력진단평가로 읽기, 쓰기, 기초 수학, 수행형 평가로 진행됐다. 이번 교과학습 진단평가는 이전 학년 전 과정을 평가 범위로 해 출제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번 교과학습 진단평가의 결과는 3월말에 제공되는 성취수준 판별 프로그램으로 분석해 학교에서 기초학력 책임지도 구축을 위한 자료 및 교수·학습방법 개선을 위한 자료로 활용된다고 밝히고 있다. 교과학습 진단평가의 결과를 토대로 학생들의 성취수준을 파악하고 교수·학습 방법 및 평가를 개선할 수 있고 개별학생의 학습 부진 부분을 파악하고 보충 지도함으로써 학습부진 학생을 최소화한다는 것이다.
전교조, ‘전학년 일제고사, 취지에도 안 맞는다’
하지만 일선 학교에서 성적몰입, 경쟁조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전교조충남지부는 지난 7일(수) ‘끝도 없는 무한 경쟁, 진단 평가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도교육청 및 교과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들은 ‘충남교육청은 이번 진단평가를 일제고사 형식으로 진행하고, 평가 대상도 전국에서 유일하게 초1학년을 제외한 초·중학교 전 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런 계획은 진단평가의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고 일제고사 형식을 지양하는 전국적인 추세와도 동떨어진 비교육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진단평가는 학생들의 학습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평가이므로 직접 수업을 담당하는 교사가 자율적으로 판단해 시행하고 그 결과 또한 해당 교사가 취합·판단해 이후 학교 수업에 참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진보’ 교육청, 다른 행보 눈길
한편 충남교육청은 다른 시·도 교육청에서는 실시하지 않는 초등학교 2학년과 중학교 3학년까지 이번 시험대상에 포함시킨데 반해 경기·강원·전남·전북·광주교육청 등은 사뭇 다른 행보를 보여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들 교육청에서는 초등학교 3∼5학년, 중등학교 1, 2학년을 대상으로 치르는 교과학습 진단평가를 동일날짜 동일시간이 시험을 치르는 기존 일제고사 식에서 벗어나 교사별 학교별 자율 선택으로 치렀다. 또한 시험문제 역시 일률적으로 똑같은 문제로 시험을 치르는 것이 아니라 문제은행식의 형태를 통해 일선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전교조 충남지부는 ‘이미 일부지역에서 상금과 상품권 제시 등 반 교육적 작태로 인해 문제시된 적이 있다. 학생들이 강제 보충수업과 야간 자율학습 등등 경쟁논리에 묻혀 인간의 보편적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개탄했다.
전교조 충남지부는 ▶일제고사 방식(동일문항을 같은 시간에 실시)의 진단평가 금지 ▶진단평가 실시에 대한 학교와 학생의 선택권 보장 ▶결과를 수합해 학교 간, 학생 간 비교를 통한 경쟁 유발을 금지할 것을 촉구했다.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