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빛을 본지 28일 밖에 되지 않은 갓난아이가 폐혈증으로 병원에 입원했는데, 이후에도 입원과 퇴원을 반복해 백일잔치를 치르기 전까지 여섯 번을 입원해야 했던 가녀린 딸아이. 그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다고 하니 가슴이 벅차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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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연(32), 이은옥(31·2012학년도 초등학교 입학생 학부모), 윤채연(금곡초 1년) 학생 |
새싹을 돋아나게 하는 봄비가 내리던 지난 2일 금곡초등학교 입학식에서 만난 윤종연, 이은옥 학부모의 말이다. 입학식 내내 부드러운 미소로 자녀를 바라보던 이은옥 씨는 입학식을 마친 딸아이를 꼬옥 끌어안고, ‘고맙다’, ‘축하한다’는 말을 연신 반복했으나 미소 뒤에는 왠지 모를 근심이 서려있었다.
“어린이집에서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과 같은반이 되기를 원했었는데, 모두 1반과 2반, 3반 등으로 뿔뿔이 흩어졌어요. 특히 채연이가 속한 3반은 1반, 2반의 건물과도 떨어져 있어서 딸아이 혼자 덩그러니 떨어진다는 생각에 걱정이 앞서네요.”
그녀는 내성적인 딸아이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내심 걱정스럽다고 전했다. 또한 그녀는 딸아이가 입학식이 있기 전날 초등학생이 된다는 설레임으로 연필과 지우개 등 책가방을 직접 챙겼지만 어린이집과는 또 다른 공동생활을 잘 견딜 수 있을지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잘 해내리라 믿는다’, ‘마음이 자유로운 꿈(Dream)을 꾸길 바란다’며 희망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녀는 학교에 첫발을 내딛는 딸아이에게 ‘학원’과 ‘공부’보다는 ‘꿈’과 ‘좋은 친구’의 중요성을 전하고 싶다며 “딸아이의 장래희망은 간호사에서부터 의사, 소방관, 선생님 등으로 TV를 보면서 수시로 바뀌곤 했어요. 부모의 마음 같아서야 의사, 변호사 등의 전문직이나 남들이 우러러보는 직장에 다녔으면 하는 바람이겠죠”라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그러나 인생이 명예나 돈, 번듯한 직장만으로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딸아이의 장래희망이 어찌되었건 그 아이의 마음이 자유로운 꿈을 이루길 바래요. 그리고 자유로운 마음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의 마음에도 꿈과 희망, 사랑을 나누어주는 삶을 살았으면 해요”라며 “딸아이가 지금 내딛는 작은 한 발이 앞으로 다가올 크고 작은 시련에 부딪힐 때 엄마와 함께 헤쳐나갈 수 있도록 친구 같은 엄마로 딸아이의 곁을 지키겠어요”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