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민이 된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조경 조형연구소 이주연 작가. 이주연 작가에게 천안은 재충전의 기회를 갖도록 해주는 ‘안식년’과 같은 의미다.
그녀의 주 무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천안과 가까운 연기군이었다. 연기군에서 왕성한 활동을 해서 인지, 천안에서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지만 표면으로 드러나지는 않았고 직함도 한국미술협회 연기지부 서양화 분과위원장, 세종시 여류 문화 예술협의회 회장직을 갖고 있다.
“미술협회 천안지부에 가입할 생각도 있지만, 아직 시기상조라고 생각했어요. 아는 지인도 없고, 그렇다 보니 천안에서 활동이 없었고 무엇보다 현재는 공부에 전념하고 싶어요.”
이 작가는 늦깎이 학생이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그녀는 그림에 대해 좀 더 공부하고 싶어, 2007년 방통대 회화전공에 편입했다.
편입당시 90명이던 학생들이 그녀를 포함해 8명이 2년 후 최종 졸업했다. 표현을 빌리자면 정말 힘들어 포기하고 싶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그녀의 학구열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2009년 이 작가는 단국대 미술교육대학원에 입학했다.
“사회는 아직도 여성이기 때문에 할 수 없는 것이 많다는 통념이 있어요. 일을 맡기려 해도 여자니까. 한계를 스스로 인정하기 보다는 도전으로 바꾸려고 노력해요. 자신감을 얻기 위해 공부도 하는 거죠.”
그녀의 도전정신을 보여 줄 수 있는 일화가 있다. 지난 2011년 12월 연기군은 올해 7월1일 세종시 출범을 앞두고 조치원읍 원리 회전교차로에 소통과 화합, 단결을 기원하는 조형물을 설치했다.
이 조형물을 이 작가가 설치했는데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역에 조형물이 들어서면 대부분 외부 작가들이었어요. 그래서 군수님을 직접 찾아가 말씀 드렸죠. 수 억원이 들어가고 연기군 세금으로 만드는 조형물을 외부작가 보다는 지역작가에게 맡겨 지역작가를 키워야 한다구요. 절차를 통해 작업을 맡았지만 회화전공자가 조형물을 어떻게 하나, 무슨 거래가 있었던 거 아니냐며 1년을 고생했어요. 인생공부 제대로 했죠(웃음)”
최근 이주연 작가가 관심 있는 분야는 설치미술이다. 연기군 통합전시회에서 그녀는 마테킹에 빨간 힐과 워커, 스타깅을 신기거나 동전으로 속 옷을 표현하기도 했다.
“욕 많이 먹었어요. 욕을 먹으려고 한 일이에요. 여성의 성 상품화, 여성편견, 성매매 등을 고발하고 싶었어요. 당분간은 입체적 오브제를 이용한 설치미술을 하고 싶어요.”
연기군에서 지적장애아들에게 미술치료 등의 봉사활동을 한 그녀는 기회가 된다면 제2의 고향 천안에서 재능기부를 하고 싶단다.
<공훈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