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가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에 따라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대한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 지정에 대한 조례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쌍용동 이마트.

영세상인과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지난 1월17일 ‘유통산업발전법’이 개정, 전국 지자체별 조례제정에 들어간 가운데 천안시가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대한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일 지정에 대한 조례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에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의 주요 내용은 ‘시장·군수·구청장은 오전 0시부터 오전 8시까지의 범위에서 영업시간을 제한할 수 있다.’, ‘시장·군수·구청장은 매월 1일 이상 2일 이내의 범위에서 의무휴업일을 지정할 수 있다.’
또한 조례를 위반해 영업제한시간에 영업을 하거나 의무휴업 명령을 위반한 사업장은 ‘3000만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이 같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배경에는 대형마트, SSM이 막대한 자금력으로 물건을 대량구매, 판매가격을 낮추고 시설 현대화와 대규모 주차시설 등을 갖춰 소비자들을 끌어들여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반면 이로 인해 중소상인과 전통시장 상인, 골목가게들이 기존 소비자들을 빼앗겨 폐업속출, 실업 등 생계를 걱정하게 되는 경제적 불균형이 발생, 이러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상생'하는 차원에서 영업시간을 제한하게 됐다.

대형마트, SSM 과포화 반면 ‘지역환원 인색’

천안에 대형마트가 우후죽순 등장, 현재 포화상태에 있으며 타 지역보다 경제적 불균형이 심각한 상태다. 특히 막대한 이익을 발생시키면서도 지역환원 실적은 매년 축소하고 있어 지역사회로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2011년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천안시 2011년 행정사무감사에 따르면 2개 백화점과 7개 대형마트의 올해 매출액은 8883억원으로 2010년 6422억원, 2009년 6293억원과 비교해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업체별 올해 판매액은 신세계 2319억원, 갤러리아 1992억원, 이마트 천안점 1246억원, 롯데마트 성정점 1065억원, 홈플러스 신방점 662억원, 이마트 터미널점 472억원, 메가마트 442억원, 홈플러스 천안점 367억원, 롯데마트 천안점 311억원 순이다.
이들 업체의 올해 천안지역 환원 실적은 모두 9개 업체 7억1400만원(2010년 8개 업체 6억9900만원)이다. 업체별로는 갤러리아 5억2600(2010년 1억8900만원) 만원으로 가장 많은 지역 환원을 했으며 이마트 천안점 7900만원(1억2700만원), 신세계백화점 5700만원(야우리 3억500만원), 홈플러스 천안신방점 1700만원(2100만원), 메가마트 1300만원(3100만원), 홈플러스 천안점 900만원(300만원), 롯데마트 천안점 600만원(1900만원), 이마트 천안터미널점 400만원(신설), 롯데마트 성정점 300만원(4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2011년, 2010년 대형 유통업체 지역환원 실적을 비교하면 갤러리아와, 홈플러스 천안점을 제외하고 나머지 업체는 지역환원 실적이 감소했다.
특히 갤러리아 백화점은 신부동에서 불당으로 이전, 가장 큰 폭의 지역환원(3억3700만원)  실적을 보인 반면, 야우리 백화점은 신세계 백화점으로 전환하면서 지역환원 실적(2억4800만원)이 큰 폭으로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이미 포화상태에 있는 대형마트 입점에도 불구, 올해 천안물류단지와 펜타포트에 대형마트가 입점할 예정에 있어 천안에 모두 9개의 대형마트가 영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기업형슈퍼마켓 입점과 매출현황도 매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형슈퍼마켓 입점은 2009년 6개, 2010년 9개, 2011년에는 11개의 기업형 슈퍼마켓이 성업 중에 있으며 매출액은 2009년 339억1000만원, 2010년 414억200만원, 2011년 482억8600만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반면 이들 기업형슈퍼마켓의 지역환원 실적은 전무하다.

 칼자루 쥔 천안시

천안시의회는 천안 입점 대형유통업체의 지역사회와 상생협력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시의원 전체 명의로 채택한 바 있다. 이번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 지정 관련 조례제정은 의원발의로 진행될 예정이다.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 관련 조례추진은 천안시의회 의원 발의 형태로 추진될 예정이다.
천안시의회는 지역 내 입점한 대형유통체의 기업 이익만을 추구하는 일방적인 영업형태로 지역 상권을 황폐화시키고 있다며 지역사회 상생협력을 촉구하고 나선바 있다.
천안시의회는 지난해 12월5일 속개된 제152회 2차 정례회 본회의에서 천안 입점 대형유통업체의 지역사회와 상생협력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시의원 전체 명의로 채택했다.
시의회는 결의문을 통해 “대형유통업체들이 막강한 자본을 앞세워 기업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일방적인 영업행태로 지역상권을 황폐화시켰다”며 “기업이익의 지역사회 환원을 철저히 외면해 지역경제가 위축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시의회 결의문에는 ▷천안시와 체결한 유통업 상생발전을 위한 이행협약(MOU) 실천 ▷매출이익 일부 지역 환원과 사회공헌사업 ▷지역특산품의 판매와 지역민의 채용 등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천안시의회는 “천안시의회에서 채택한 결의문의 내용이 이행되지 않은 경우 모든 천안시민과 함께 대형유통업체들에 대한 불매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천안시의회 결의문 채택이 발표된 후 오는 2월22일 올해 처음으로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영업시간 제한을 내용으로 하는 조례추진을 하고 있는 시의회가 대형마트의 지역환원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례발의를 준비하고 있다는 천안시의회 김영수 산업건설위원장은 “아직까지 시행령이 정해지지 않아 천안시와 협의 중에 있다”며 “대형마트가 지역에서 막대한 이익을 보면서도 환원에는 인색,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조례안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천안시는 영업시간 제한에 따른 소비자 불편을 감안, 소비자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일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천안시 관계자는 “시행령이 3월초 만들어질 것으로 보이며 이전까지 충분한 검토와 시민들 의견수렴을 통해 조례제정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지역 중소상인 보호차원에서 ‘유통산업발전법’ 조례 제정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천안아산경실련 정병인 사무국장은 “일부 대형마트가 24시간 영업을 하는 등 과열경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중소상인 경쟁력 강화와 대형마트 근로자의 근로복지 차원에서 영업시간제한과 의무휴업일 지정을 병행해야 한다”며 “천안시의 적극적인 조치가 요구된다”고 피력했다.
또한 정 사무국장은 “대형마트가 영업제한 무효 헌법소원을 검토하고 있는데 강제휴업 조치가 사업자의 영업자유권, 소비자의 자기결정권 등을 침해, 소비자의 불편과 고용감소라는 반대 이유를 겉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결국 기업의 매출감소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공훈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