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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이 아닌 같음을 위하여

논설위원 신년기고 박광순 천안시사회복지협의회장

등록일 2012년01월03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박광순 천안시사회복지협의회장.

‘욕구’라는 단어가 우리 삶에 핵심단어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그러나 그 욕구를 인권으로 대접하겠다는 취지를 이해하더라도, 왜 그것을 반드시 권리라는 형식으로 보장하는 것이 더 좋을까? 그것은 배고픈 사람에게 자선을 베풀어 쌀을 주는 것과 그 사람이 자신의 권리로서 쌀을 받아가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일방적인 자선과 시혜는 당당하게 살아가야 할 권리를 해친다. 

권리를 요구하는 사회적 약자의 주체적 입장에서 보면 사람을 더 당당하고 주체적인 존재로 만드는 것이 권리에 가치를 두는 것이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는 것, 즉 인간답게 누구든 삶의 모든 영역에서 당당하게 살 권리가 그 누구에게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인권은 누구나 인격을 지닌 사람에 대한 존중을 전제로 한다. 인간다운 삶과 평등한 사회참여 및 자립을 달성하기 위하여 마땅히 천부의 인권을 지닌 사람으로서 존중받아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적 약자 속에서도 더욱 차별받는 약자들은 이러한 의미들을 공감하기 어렵다. 즉 자신들의 소중한 욕구와 꿈을 가질 수 있는 조건을 도둑맞은 환경 속에서는 스스로를 적응시켜 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그래서 약자들은 으레 받는 사람들. 그 상대방은 자선을 베푸는 사람으로 정형화되어 있다. 

이렇게 세밑이 돌아오면 어렵고 배고픈 이웃들에게 권리에 기반을 둔 접근이 아닌, 쌀푸대를 던져주듯 시혜로 접근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정직함도 따뜻함도 아닐 수 있다. 따뜻함이란 수시로 상대방의 반응을 살피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무심하거나 일방적이지 않으며, 소수인 사람들도 차별하지 않고 잘 보듬어야 한다. 이런 따뜻함이야말로 먼 길이라도 기꺼이 달려가 ‘당당한 권리’로 안아주고 품어줄 수 있는 원동력일 것이다. 그러기에 서로를 품을 수 있는 쌍방통행의 길에 서 있다.

우리는 다 똑같다는 것을 정직하게 인정하고 고백하는 일, 이것은 당당함이다. 

먼저 알고 있고, 가지고 있는 힘 있는 자가 힘없는 이를 위하는 것. 이것은 다름이 아니라 같음을 위한 우리의 존엄성이다. 이 존엄성이야말로 고통을 제거하기보다는 나눔을 위하여 참여하게 만들며, 권리라는 당당한 우리의 언어로 오르내리게 하는 생명력일 것이다. 
지역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기꺼이 진정성을 나누는 일, 이것은 우리가 우리에게 부여한 가장 아름다운 ‘함께’일 것이다. 흔들리는 나무와 꽃이 우리지역에 싹과 잎을 내게 하는 일, 그리고 그 나무와 꽃이 무성해지도록 끊임없는 열정으로 보듬는 일, 이것을 새해 첫 향기로 맞는 사람냄새이길 기원해본다. 
삶의 뿌리가 깊어지고 꽃을 피워낼 수 있도록 흔들리는 약자들의 잠재력을 깨우고, 역량을 강화하고, 활짝 만개시켜, ‘누룩이 되어 우리의 삶을 발효시키도록’ 따뜻한 선행적 사랑의 역할을 자임하는 당당한 사람들이 우리지역사회에 가득 넘치는 새해가 되길 또한 기원한다. 

아울러 그 꽃 진 자리에 어떤 열매를 맺는지를 확인하는 좋은 삶이 새해 달력에 가득해져, 좋은 삶은 공동체의 운명을 함께 걱정하며 공공의 선을 함께 추구하는 삶이라는 것을 우리 삶의 조각보에 한 땀 한 땀 수를 놓는 아름다운 나와 너가 가득한 천안을 꿈꿔본다.  
정직한 따뜻함이 우리 삶의 우선순위로 흐르도록 우리의 노력을 경주할 때, 당당한 권리는 따뜻함으로 숨을 쉬며 우리를 행복한 경험자로 성숙시켜 놓는다는 것을 새해의 걸음걸음으로 힘차게 걸어보자.

이진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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