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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 여성가족과, 멍석 깔아줘도 제 할일 못해

좌부동 A어린이집 보육교사들 원장의 아동·교사학대 증언

등록일 2011년12월26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좌부동 어린이집 사태’ 감사 제대로 했더라면···

지난달 아산시 A어린이집 원장의 음주교통사고로 밝혀진 ‘좌부동 어린이집 사태’가 아산시 여성가족과의 안일한 ‘감사’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해당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에 따르면 음주교통사고가 발생하기 한달 전인 2011년 10월말, 여성가족과의 공무원 2명이 시민의 신고를 통해 해당 어린이집에 점검을 나왔지만 감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들의 주장에 의하면 담당공무원들이 무자격 보육교사를 점검할 때 어린이집에 실질적으로 근무하던 보육교사와 서류만 등록됐던 보육교사를 대조하는 과정을 소홀이 해 A원장이 무자격 보육교사를 어린이집 밖으로 빼돌리고 유령(등록은 돼있지만, 출근은 하지 않는)보육교사들을 어린이집으로 불러 모아 제대로 된 감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또한 ‘원장의 자질 부족’에 대한 조사에서도 감사는 어설프게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감사를 진행한 공무원은 보육교사와 원장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원장의 자질’을 질문했으며, 보육교사들은 원장에 대한 두려움으로 한마디의 대답도 못했다고.

한 보육교사는 “어린이집에 근무하는 모든 보육교사가 원장을 두려워하지만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하지 못했다. 그러나 원장의 어린이집 불법운영과 폭행, 폭언 등을 견딜 수가 없어 친인척을 통해 아산시청에 신고를 했다”며 “담당공무원들이 지난 10월말 진행된 감사를 철저하게 조사했다면 ‘통학버스 음주교통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당일 감사를 진행한 여성가족과 담당자는 “처음에 민원이 들어왔던 부분은 보육교사 허위 등록 뿐이었으며, 해당 어린이집의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또 다른 어린이집의 감사를 진행하느라 교사들이 많이 없는 시간인 오후 4시 이후에 A어린이집을 찾아간 것이다”라며 “당일 어린이집에는 보육교사 2명이 있었으며 나중에 1명이 와서 실질적인 대조작업을 할 수 없었다. 신고를 했던 보육교사와 연락하며 감사를 다시 진행하기로 한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A어린이집 원장은 지난 11월25일 아산시 좌부동의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10여 명의 원생들을 태우고 만취상태로 운전을 하다 사고를 냈다.

이에 해당 학부모들의 진정·고소로 경찰과 아산시청이 A어린이집을 조사한 결과 냉장고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급식재료가 발견됐으며, 보육교사 자격증이 없는 필리핀 사람을 보육교사로 채용해 운영한 사실이 발각됐다.

특히 학부모들은 원장이 보조금을 편취한 점과 원생들을 구타·학대한 점에 문제를 제기했으며, 경찰조사결과 보육비를 편취한 사실은 혐의를 입증했으나 아동학대 혐의는 밝혀내지 못했다.

어린이집 불법운영은 A어린이집 뿐? 
담당계장은 부하직원 탓하며 거짓말

“아산시에서 어린이집을 불법적으로 운영하는 곳이 A어린이집 뿐일까?”

아산시 여성가족과에 해당 어린이집 대표가 운영하는 두 곳의 어린이집을 신고했던 L씨의 말이다.

그는 “아산시 여성가족과의 안이한 태도는 원장의 불법운영을 부추긴 꼴이며, 공무원들의 미온한 태도에 원장은 술을 마신 상태에서 원생을 태우고 운전을 해도 되겠다는 안이한 생각을 한 것이다”라며 “아산시에서 운영되는 450여 곳의 어린이집에서 똑 같은 불법행위가 발생할지도 모르는데 담당공무원들은 ‘바쁘다’, ‘일손이 부족하다’ 등의 이유로 실태파악 조차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한편, 본지 697호에서 “어린이집을 옮기던 말던, 부모가 알아서 할 일이지!”라고 말했던 아산시 여성가족과 담당계장은 한 학부모와의 전화통화에서 “신문기사에 게재된 말은 내가 한 것이 아니라 부하직원이 한 것이다”라고 자신의 한 말을 부하직원 탓으로 돌리는 거짓말을 했다.

또한 사건이 발생한지 한달이나 지났는데 해당 어린이집의 조사는 어떻게 됐는냐는 학부모의 질문에는 “회계장부를 가지고 오라고 했으며, 회계장부에는 영수증 등을 첨부해야 하기 때문에 조작할 수 없다”며 “경찰조사를 바탕으로 A어린이집과 대표 명의의 다른 어린이집도 조사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에 담당계장과 전화통화를 했던 학부모는 “보육교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서류조작도 했다고 하는데 담당계장은 회계장부를 조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어떻게 확신하는지 궁금하다”며 “어린이집 원장이 거짓말을 밥 먹듯이 했는데 담당계장도 거짓말을 일삼고 있다”고 말했다.

좌부동 A어린이집 보육교사들 원장의 아동·교사학대 증언

심장이 좋지 않은 원생의 가슴에 발길질
보육교사 한달 급여 50만원, 보육교사의 가방 훔치기도···  

A어린이집 원장은 보육교사들과 아동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어린이집에서 근무했던 여러 보육교사들이 아산시와 전국의 어린이집에서 이와 같은 사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각각의 진술서를 작성했다.

한 보육교사는 진술서에 ‘진술서를 쓰고 있는 지금도 무섭고 두렵고 겁이 난다’고 서술했으며, 또 한 보육교사는 원장으로부터 ‘사건이 해결되면 내게 불리한 증언을 했던 교사들을 가만 놔두지 않겠다’라는 협박을 들었다고 증언해 주위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보육교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원장은 교사학대와 아동학대, 폭언, 폭행 등을 서슴치 않았다.

또한 기분에 따라 원생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는 등 어린이를 화풀이 대상으로 삼았으며 ▶심장이 좋지 않다는 학부모의 당부에도 해당 원생의 가슴을 발로 차며 개새끼라고 욕을 함 ▶OO어린이와 OO어린이에게 미친놈, 개새끼, 씨팔놈 등의 폭언을 일삼았으며 심지어 손으로 머리를 때림 ▶낮잠 자는 시간에 폭언으로 겁을 주며 말을 듣지 않으면 한참동안 부동자세를 시킴 ▶영아반 아이들은 의자사이에 두 다리를 끼어놓고 움직이지 못하게 함 ▶교실에서 뛰어다니는 원생은 한동안 제자리 뛰기를 시킴, 해당 어린이는 다리가 아파서 며칠 동안 어린이집을 나오지 못했다 ▶원비와 재료비, 특별활동비가 미납된 아동들에게는 심하게 욕설 ▶원생, 수업시간에 화장실 이용 금지 ▶교실의 온도조절을 할 수 없도록 온도조절기에 투명 테이프를 붙였으며, 추위에 원생의 입술이 파랗게 변함 ▶학부모에게 특별활동비를 받고서는 특별활동은 하지 않음 ▶학부모가 원생에게 주는 간식을 개인적인 용도로 가져감 ▶원생의 아침간식이 유기농이었으나 코코아로 바뀌었고 코코아에는 단맛을 내는 뉴슈가를 탐 ▶각반에 맴매채를 비치했으나 뉴스에서 어린이집 아동학대 등이 보도되자 다시 걷어가는 등 아동학대를 일삼았다.

한편 보육교사에 대한 폭언, 폭행 등의 학대도 이뤄졌으며, 심지어 교사의 가방을 훔치기도 했다.

여러 보육교사에 따르면 원장은 ▶수영장 특별활동 시간에 교사의 가방을 훔침 ▶동료 교사와 원생들 앞에서 미친년, 씨팔년, 병신, 등신, 마귀 등의 폭언을 일삼음 ▶기분이 좋지 않으면 수업시간에 상관없이 교사들을 집합시켜 30분~1시간 동안 욕설을 함 ▶아이들과 함께하는 수업시간에 교실에 들어와서 교구 등을 바닥에 내팽겨 치며 폭언을 하는 일은 다반사 ▶많은 원생이 보는 앞에서 교사의 등, 팔 등을 때렸으며, 해당 교사는 자존심이 상해서 아이들 앞에서 울기도 함 ▶교사의 친정·시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거짓으로 잘못한 점을 얘기하고 그를 이용해 교사를 협박 ▶감사를 대비한 서류조작 ▶처녀의 다리가 벌어졌다며 성적 모멸감을 줌 ▶다른 어린이집으로 옮기지 못 하도록 협박을 하는 등 교사들 사이에서도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한 보육교사는 진술서를 통해 “원생에게 아동학대를 행사한 원장에 대해 이제야 말문을 열게 되어 많은 학부모에게 송구스러운 마음이다. 그러나 원장의 갖은 협박으로 용기를 내는데 시간이 필요했다”라며 “원장은 기분이 좋지 않으면 교사와 원생을 가리지 않고 입에 담지도 못 할 폭언을 행사했으며 때로는 교사와 어린이에게 발길질과 손찌검을 하는 등 두려움의 대상이었다”라고 밝혔다.

손상욱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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