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S고 학내성폭력사건 해결을 위한 연대모임’은 15일 도교육청을 방문해 천안S고에서 발생한 성추행 사건 가해 교사에 대한 중징계, 강력한 재발방지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학생들의 공식문제제기, 교장 경고도 무시...
천안S고등학교 교사성추행 사건에 대한 시민단체들의 전면재조사, 강도높은 처벌 촉구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천안여성회 등 천안지역 16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S고 학내성폭력사건 해결을 위한 연대모임(연대모임)’은 지난 15일(목) 오전11시에 도교육청 회의실에서 항의면담을 진행했다.
연대모임 대표 11명은 이날 도 교육청 교원정책과 장학관과 장학사를 만나 요구 및 질의 내용을 서면으로 공문 접수하고 도교육청의 입장과 대책을 물었다.
이들은 우선 담당부서에 공식공문을 두 차례나 보냈는데 어떤 회신이나 전화답변조차 없었다. 담당부서의 이런 성의없는 태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개탄했다.
직접 면담에 나선 연대모임 대표들은 사건조사반의 구성 내용, 지난 9일 진행된 사건조사의 내용, 징계위원회 구성 일정 등을 캐물었다. 또한 가해자의 고의성과 비위정도에 대한 도 교육청의 견해를 묻고 교사공무원 징계양정에 관한 규칙에 근거한 엄벌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연속적, 상습적, 고의적…
연대모임은 이 자리에서 가해교사의 행위가 모르고 한 행동, 학생 지도과정에서 생긴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라 연속적, 상습적, 고의적인 성폭력 행위였음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가해교사의 성추행 이력이 이번만이 아니었음을 확인하는 자료를 추가로 공개했다.
제시된 자료에 따르면 문제가 된 가해교사는 천안B고 재직시절 이번 사건과 유사한 행위로 예산소재의 D고로 전출된 바 있다. 이 교사는 D고로 전출간 뒤에도 기숙사 사감을 하던 중 학부모의 항의로 교체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D고의 이 피해학생은 결국 다른 군에 있는 학교로 전학을 갔고 가해 교사는 천안S고로 돌아온 뒤 또 다시 이번 사건을 야기시켰다는 주장이다.
‘사건일지’로 정리된 근거자료에 따르면 S고로 전출을 온 뒤에도 가해교사는 2010년부터 학생들에게 지휘봉으로 가슴지르기, 뒤에서 껴안기, 볼과 손에 뽀뽀하기, 손잡기, 어깨부터 엉덩이까지 손으로 쓸어내리기 등의 행위를 해 왔다는 주장이다. 학생들은 직접 자필로 이같은 내용을 증명했다.
하지만 피해학생들의 이런 공식적인 상담접수, 교장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가해교사의 유사사건은 계속 이어졌던 것으로 밝혀져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연대모임, ‘12월내 징계위원회 꾸려야’
도 교육청은 이날 면담자리에서 ‘19일 2차 사건조사팀을 신당고로 보낼 것’이라며 ‘1, 2차 조사내용을 토대로 교육감에게 보고할 것’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담당 장학사는 “엄중하게 본 사건을 처리하겠으니 믿고 맡겨 달라. 21일까지 공문으로 연대모임이 제출한 요구 및 질의사항에 공식 답변하겠다”고 밝혔다.
S고등학교는 문제가 불거지고 시민단체쪽에서 성명서를 발표하며 이슈화를 시키자 지난 8일 ‘여성 및 시민단체 공동성명서에 대한 본교의 입장’이라는 제목으로 해명을 내놨다.
하지만 피해학생들과 시민단체를 이해 납득시키기에는 너무나 역부족이었다.
학교측은 학내대책반 구성과 개별면담을 대책으로 내놨는데 정작 학생과 교사들은 대책반이 누구고 어떻게 구려졌는지 전혀 실체를 모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군다나 1대1 면담에 나선 교감의 상담내용도 2차 가해나 다름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대모임은 우선 21일 도교육청의 공문회신을 기다리며 내용을 확인한 뒤 대응책을 강구할 예정이다.
천안여성회 정혜임 대표는 “징계위원회가 구성되면 60일 이내로 처분을 결정하게 된다. 12월을 넘기고 방학에 접어들면 피해 학생들이 졸업을 하게 되고 사건도 유야무야 될 가능성이 있다. 연대모임은 이런 혹시나 있을 의도를 전면 차단하고 이번 사건이 향후에 있을 교내 성폭력 방지의 시금석이 될 수 있도록 철저히 책임을 추궁하고 확실한 대책안을 마련하게 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