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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사고로 드러난 ‘어린이집 불법운영, 천태만상’

아산시 여성가족과, ‘어린이집 통학차량 교통사고’는 별일 아니다?

등록일 2011년12월12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어린이집 원장, 원생 태우고 음주사고 충격

지난 10월 천안어린이집 영·유아 감금폭행 사건이 일어난데 이어 아산의 한 어린이집에서도 믿기지 않는 사건이 발생했다.

11월25일 A어린이집 김모원장(여·45)은 아산시 좌부동의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10여 명의 원생들을 태우고 만취상태로 운전을 하다 사고를 냈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해당 원생 학부모들의 진정·고소로 경찰과 아산시청이 A어린이집을 조사한 결과 냉장고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급식재료가 발견됐으며, 보육교사 자격증이 없는 필리핀 사람을 보육교사로 채용해 운영한 사실이 발각됐다.

특히 학부모들은 원장이 원생들에게 간식을 주지 않고 보조금을 편취한 점과 원생들을 구타·학대한 점에 문제를 제기했다.

학부모들의 거센 항의에 원장과 그의 남편은 사건발생 11일 만인 12월6일 학부모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했으나 학부모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날 A어린이집의 이사로 되어있는 원장의 남편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나와 아내는 아이들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으며, 다시는 어린이집에 발도 안 붙이겠다”라며 “문제가 되고 있는 음주교통사고와 유통기한이 지난 급식재료, 무자격 보육교사, 보조금편취, 아동구타 등을 모두 시인하며, 경찰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여러 학부모들은 “자신들이 불리할 것 같으니까 상황을 모면하고자 용서를 구하는 것이다”라며 “법의 엄중한 잣대로 원장을 처벌해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용서를 구하던 원장이 원생에게 다가가 “미안해”라고 말하자 해당 원생은 “엄마, 원장선생님이 무서워요”라며 원장의 손길을 피했다.

한편, 어린이집의 무자격 보육교사와 시설장 자격정지 등을 점검·지도해야 할 아산시 여성가족과의 안이한 태도도 도마위에 올랐다.

아산시 여성가족과 한 관계자는 “어린이집 시설장이 자격정지를 당해도 시설장이 어린이집에 출근하지 않는 이상 어린이집 운영에는 큰 지장이 없으며, 시와 어린이집은 학부모들에게 시설장의 자격정지 이유를 공지해야 할 의무가 없다. 부모들이 알아서 해야 한다”며 “하루에도 교통사고가 수없이 일어난다. 이번에 문제가 된 A어린이집 교통사고도 음주만 아니라면 통상적으로 큰문제가 되지 않는다”라며 대수로울 것 없다는 반응이었다.

이에 A어린이집 학부모는 “지난 6일 아산시 김석중 부시장과의 면담에 함께 참석한 공무원들이 최선을 다해 문제를 해결해 준다기에 굳게 믿고 있었는데, 공무원들이 부시장 앞이라서 말만 번지르게 한 것이란 말인가”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지난달 25일 아산시 좌부동의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원생들을 태우고 만취상태로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어린이집 원장이 사건발생 11일만에 학부모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했으나 학부모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좌부동 어린이집 사건’의 발단

11월24일 A어린이집 한 보육교사는 계속되는 추운날씨에도 보일러를 가동하지 않고 원생들을 방치한 원장과 말다툼을 한 후 25일 무단결근을 했다.

다음날인 25일 점심시간, 원장은 해당 교사를 만나 화해를 하는 과정에서 소주 한 병을 마셨고, 술이 깨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승합차에 타고 있던 아이들을 자신의 차로 옮겨 태운 후 운행을 하다가 사고를 냈다.

특히 사고를 목격한 한 학부모가 다친 아이들을 차에서 내리는 도중에도 원장은 가속페달을 밟아 후진과 전진을 번갈아 하는 등 원생들의 안전은 관심 밖이었다.

또한 원장이 음주를 했던 사실을 알면서도 승합차에 함께 탔던 한 보육교사는 사고가 발생하자 다친 원생들을 뒤로하고 자리를 피하려고 했으나 학부모들이 이를 저지했다.

이날 현장에서 사고를 수습했던 한 학부모는 “당시 원장은 만취 상태였으며, 아이들의 안전보다 새로 산 자신의 차 상태를 먼저 확있했다. 심지어 원장은 ‘어머, 차 뽑은지 얼마 안됐는데 망가져 버렸네’라고 말할 정도로 인사불성이었으며, 다친 아이들의 상태를 확인하지도 않고 차량 보조석에 올라 타버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원장의 승합차 정원은 11명이었지만 총 15명의 사람이 타고 있었고 의자에 앉지 못한 아이들은 선 채로 사고를 당했다. 원장은 자신의 음주사실을 숨기려고 함께 탔던 보육교사를 보내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못사는 것들이 더럽게 달라붙네”
“쇠고랑 채울 수 있으면 채워봐”

냉장고에 유통기한 1년4개월 지난 스프가···

김원장의 음주운전 사고로 A어린이집의 온갖 불법운영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사고를 당한 원생 학부모들은 시청·경찰서 직원과 A어린이집을 찾아가 유통기한이 지난 급식재료, 무자격 보육교사, 보조금편취, 아동구타 등을 확인했다.

당시 어린이집에는 원장의 언니(어린이집 대표)와 원장의 사촌(조리사)이 있었으며, 학부모들이 문제 삼은 것들에 대해 ‘아니다’, ‘모른다’며 책임회피에 급급했다.

그러나 어린이집 냉장고에는 유통기한이 최고 1년 4개월이 지난 스프와 팝콘 등이 들어있었으며, 보육교사 자격증이 없는 필리핀 사람을 보육교사로 채용해 운영한 사실이 발각됐다. 또한 학부모들은 원생들에게 간식을 주지 않고 보조금을 편취한 점과 원장이 원생들을 구타·학대한 점에 문제를 제기 했다.

실제로 학부모들은 원생들이 ‘맴매채’로 맞았다는 다수의 증언을 녹음해뒀으며, 한 보육교사가 얘기한 ‘원장이 아이들을 때리는 장면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소리는 들었다’ 등을 녹음해 뒀다.

한 학부모는 “시청·경찰서 직원과 어린이집 냉장고를 확인할 당시 원장의 언니라는 사람이 ‘못사는 것들이 더럽게 달라붙네’라고 비아냥 거렸다. 또한 원장의 사촌이라는 사람은 ‘한 번 실수한 것 가지고 난리다. 쇠고랑 채울 수 있으면 채워봐’라고 말했다”며 “우리가 떵떵거리며 잘사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을 정도로 잘못 살지는 않았다. 최소한 우리는 정직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하지만 원장과 원장언니, 사촌은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수개월간 조리사로 근무했다던 원장의 사촌은 이날 어린이집을 처음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의 A어린이집은 원생 전원을 퇴소조치하고 잠정적으로 폐쇄했다. 경찰과 시청은 현재 사건이 조사 중이어서 확실한 답변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두개골·안와골·코뼈골절이 타박상?
···원장 언니가 은밀히 건넨 ‘돈봉투’

이번 음주운전 사고로 인해 최은비(여·7) 양은 어린나이에 코뼈골절수술을 받아야 했다. 또한 최양은 코뼈 외에도 두개골과 안와골이 골절됐으나 수술을 할 수 없어 경과를 시켜봐야 하는 상황.

그러나 사고당일 최양은 아산의 B병원에서 엑스레이와 CT 촬영을 했지만 ‘타박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최양의 어머니는 “아이가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온 후 저녁식사자리에서 피를 토했다. 급히 다른 병원을 찾아가 진료를 봤더니, 두개골과 안와골, 코뼈가 골절돼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며 “B병원의 부원장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골절과 타박상을 구분하지 못할 수가 있는가. 어린이집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면 B병원을 상대로 정식으로 따질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최양의 부모는 원장과 그 가족의 태도에 몹시 기분이 상해있다.

원장은 병실에 찾아와 사과는커녕 웃으면서 비아냥 거렸으며, 원장의 언니는 최양의 할머니에게 남몰래 ‘돈봉투’를 건넸다고 주장했다.

최양의 아버지는 “원장은 자신도 턱이 골절돼 B병원에 입원했다며, 웃으면서 사람의 염장을 질러놓고 갔다. 그러나 원장은 B병원에 입원하지도 않았으며, 몇일뒤 다른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원장의 언니가 음주운전과 유통기한이 지난 급식재료, 무자격 보육교사, 보조금편취, 아동구타 등에 합의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남몰래 돈봉투를 놓고 갈 줄은 몰랐다. 돈봉투는 바로 되돌려 줬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어린나이에 코뼈골절수술을 받아야 했던 최은비 양은 코뼈 외에도 두개골과 안와골이 골절돼 경과를 시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배짱부리다가 무릎 꿇어?

A어린이집 원장은 학부모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했지만 학부모들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했다.

한 학부모에 따르면 음주교통사고가 발생하고 원장과 그 가족으로부터 단 한번의 사과도 받지 못했으며, 사고차량에 타지 않았던 원생들을 대상으로 ‘어린이집 정상 운영’의 문자를 발송했다고.

또한 사건이 불거지자 다른사람에게 거액의 권리금을 받고 어린이집을 양도하려고 했던 점은 원장으로서 일말의 죄책감도 느끼고 있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 학부모는 “아이들과 학부모에게 용서를 구한다는 사람이 목도리로 자신의 흉터를 가리기에만 급급하더라. 원장은 그녀의 남편이 ‘어서 가서 애들에게 사과해’라고 말하자 마지못해 아이들에게 사과했다”라며 “그동안 배짱을 부리며 학부모를 무시하던 원장이 사건이 커지자 자신의 잘못을 모면하려고 사과를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아이의 퇴소를 상담하기 위해 어린이 집을 찾아왔던 한 학부모는 “원장은 휴대폰 문자를 통해 어린이집을 정상적으로 운영한다고 했지만 아침마다 문이 닫혀 있었다. 아이를 다른 곳에 맡길 수도 없어서 몇일 동안 직장에 데리고 가야 했다”라며 불편을 호소했다.

“어린이집 옮기던 말던, 부모가 알아서 할 일이지!”

아산시 여성가족과, ‘어린이집 통학차량 교통사고’는 별일 아니다?

“어린이집을 옮기던 말던, 부모가 알아서 할 일이지!”

학부모에게 공개되지 않는 ‘어린이집 원장 자격정지 이유’에 대한 아산시 여성가족과 이모씨의 답변이다.

이씨에 따르면 어린이집 시설장이 자격정지를 당해도 시설장이 어린이집에 출근하지 않는 이상 어린이집 운영에는 큰 지장이 없다는 설명이다. 또한 시설장은 자격정지 기간이 지나면 아무런 제지 없이 어린이집에 출근할 수 있으며, 시와 어린이집은 학부모들에게 시설장의 자격정지 이유를 공지해야 할 의무가 없다고 말했다.

달리 말하면 학부모들은 어린이집의 시설장이 어떠한 이유로 자격정지를 당했는지, 얼마간의 자격정지를 당했는지도 모른 채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겨야 한다. 또한 학부모가 나중에 그 사실을 알았다 하더라도 학부모의 몫이지 어린이집과 시에서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뜻이다.

특히 이씨는 2011년에도 시민의 제보와 자체점검으로 ‘시설장 자격정지’가 여러건 있었지만 개인정보보호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그는 ‘시설장 자격정지’가 어떠한 이유로 몇 건이 있었는지는 알지 못했다.

또한 이씨에 의하면 아산에서 운영되는 450여 곳의 어린이집, 2000여 명에 달하는 종사자를 일일이 점검할 수 없어서 A어린이집과 같은 무자격 보육교사를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아산시 여성가족과 이모씨는 “시설장 자격이 취소되거나 어린이집 인가가 취소되려면 같은 잘못을 두 번에서 세 번 이상해야 되며, 아산의 어린이집에서는 단 한건의 취소건도 없었다”며 “이번에 문제가 된 A어린이집은 음주교통사고와 유통기한이 지난 급식재료, 무자격 보육교사, 보조금편취, 아동구타 등 사안이 다양하다. 이에 대해 여성가족과는 경찰의 수사결과에 따라 행정적인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루에도 교통사고가 몇건이 일어나는가. 이번에 문제가 된 A어린이집 교통사고도 음주만 아니라면 통상적으로 큰문제가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 소식을 접한 A어린이집 학부모는 “해당 공무원이 모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충분히 조사를 해서 행정처분을 한다더니 경찰조사에 의존한다고? 부모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그것이 시민의 세금을 받는 공무원의 입에서 나올 소리인가”라며 “지난 6일 아산시 김석중 부시장과의 면담에 함께 참석한 공무원들이 최선을 다해 문제를 해결해 준다기에 굳게 믿고 있었는데, 공무원들이 부시장 앞이라서 말만 번지르게 한 것이란 말인가”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A어린이집 원장이 전과3범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으나 경찰과 시에서는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사실을 확인해 주지 않는다”라며 “원장의 개인정보가 소중하겠지만 원장의 가르침을 받는 아이들과 학부모의 알권리도 소중하다. 원장의 전과3범 유·무 사실을 밝혀 달라”고 덧 붙였다.

한편, A어린이집 학부모들은 12월13일 오전 11시 이명수 국회의원과 충남경찰청 수사과장, 아산경찰서 수사과장과의 면담에서 ▷음주교통사고 ▷유통기한이 지난 급식재료 ▷무자격 보육교사 ▷보조금편취 ▷아동 구타·학대 ▷유령(어린이집에는 서류상 등록됐지만, 실제로 어린이집에 등교를 하지 않는) 원생 ▷김원장의 절도전과 유·무 ▷어린이집 지도·점검 공무원의 직무유기 등을 문의할 예정이다.

손상욱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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