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화) 천안시청 대회의실에서는 ‘제1회 천안시 민관합동 워크숍 최종보고회’가 열렸다.
“미래의 행정은 과거의 관주도형이 아닌 시민과 민간영역, 지방정부가 함께 만들어 내는 거버넌스 행정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리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성무용 천안시장은 지난 22일(화) 천안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1회 천안시 민관합동 워크숍 최종보고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천안시민간단체공동협력센터(운영위원장 김성헌·천안NGO센터)는 천안시와 함께 공모·심의를 거쳐 7개 의제를 채택하고 지난 10월14일~22일 까지 잇따라 토론회를 열었다.
천안시와 시민단체가 함께 천안시의 주요 현안을 선정해 토론하고 그 결과를 종합해 정책화 한다는 취지의 이번 워크숍은 전국 기초단체 중에서는 최초로 시도된 만큼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미 5월부터 준비를 시작해 문화관광, 도시·교통, 지역경제, 여성·다문화, 사회복지, 교육·청소년, 환경의 7개 분과의 선임단체 실무자들과 천안NGO센터, 천안시, 천안시의회는 수시로 협의하면서 의견을 조율해 왔다.
마땅한 선례도 없었던 일인 만큼 여러 가지 면에서 부족한 부분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시민들의 참여욕구가 높아져 가는 현실 속에서 기획된 이번 워크숍은 새로운 소통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본보는 각 분과 단체들이 토론회를 통해 제안한 정책들을 정리하며 워크숍의 성과와 전망을 가늠해보고자 한다.
합동토론 제안들, 어떤 것들이 있나?
성무용 천안시장과 김성현 천안NGO센터 운영위원장은 이날 합의문을 채택하고 민관합동토론회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을 다짐했다.
▶환경, ‘도시·경관·공공디자인 통합관리조직 필요’
“이번 토론회는 천안시가 녹색도시로 가는 필수적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천안아산환경련 김흥수 운영위원은 천안아산환경련의 ‘기후변화대응, 녹색도시가 대안이다’ 토론회를 두고 이같이 평가했다.
환경분과의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은 ▷녹색도시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지구단위 마스터 플랜 수립 ▷도시·경관·공공디자인의 통합관리 조직체계 구축 ▷건축 및 도시디자인 진흥법 제정 등을 제안했다. 또 친환경적 원도심 재개발을 위한 적용가능한 지표와 인센티브제도 도입, 시범구역 지정을 통한 녹색도시 모델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외에도 천안시가 기후변화 시대에 보다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도시가 되기 위한 유엔 지속가능 발전 교육 7대 전략과제를 적극 도입,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날 토론회는 며칠 뒤 열린 ‘원도심재개발 사업의 현황과 발전방안 토론회’와 내용 및 발제에서 중복되는 부분이 많아 사전 조율이 더욱 필요함을 확인시켰다.
▶여성, ‘천안에 여성리더십센터 설치해야’
최종평가회에 참석한 문진숙 천안YWCA부회장은 “법·제도적 양성평등은 나아지고 있다곤 하지만 현실적 여성리더십의 확대는 요원하기만 하다. 이번에 제안된 여성리더십센터 설립을 통해 롤모델을 개발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안YWCA는 ▷천안여성리더십센터 설립 ▷여성리더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리더십 프로그램 개발 및 정규과정 개설 ▷공직전문직 여성진출의 지속 확대를 위한 제도적 할당제 실시 등을 제안했다.
하지만 천안YWCA가 주관했던 ‘여성지도력 활성화 방안과 대책’ 토론회는 여성리더십센터 설립의 제안만 있었을 뿐, 여성리더십 강화방안에 대한 거시적인 방법과 심화토론은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문화·관광, ‘흥타령 축제, 역사성·정체성 더 고민해야’
문화·관광 분과에서 주관단체 ‘전통차동우회’는 흥타령 축제를 토론의 주제로 내세웠다.
토론회에서 전주대학교 송화섭 교수는 천안시는 행정지원만 하고 천안시에 상주하는 기업들, 시장상인회, 농협, 음식협회 등이 재정지원을 하고 축제 자체는 지역문화예술인들에게 맡겨야 한다는 주장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경희대학교 이정재 교수는 흥타령과 삼거리 설화의 사상적 의미를 재정립 할 것을 제안했다.
전통차 동우회의 김장환 회장은 ▷천안의 역사성을 정립해 흥타령 축제를 통해 홍보해 줄 것 ▷흥타령 축제 일자를 고정해 지정해 줄 것(칠월칠석) 등을 제안했다.
타 단체에 비해 내용과 형식에서 주관 단체장의 주장이 너무 직접적으로 드러난 점은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도시·교통, ‘정비구역 일몰제, 공공관리제 도입하자’
원도심재개발 사업은 많은 이들의 이해와 관심이 집중된 부분인 동시에 도시의 전체적인 기능과 외관 등에도 종합적 영향을 끼치는 만큼 그 중요성이 심대하다.
최종보고회에서 천안아산경제정의실천연합(천안아산경실련) 김의영 정책위원장은 “현재 천안 관내에는 70여 개나 되는 정비사업이 추진중이다. 하지만 역사성, 정체성에 대한 고민없이 고층빌딩만 세우는 것이 재개발·재건축의 의미가 되고 있다. 원도심재개발은 그 필요성과 시급성을 고려해 정리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서 토론자로 참여했던 행정학박사 윤권종 씨도 ‘수십 곳을 동시다발로 개발하겠다고 허가한 천안시의 재개발 행정은 무분별, 무책임한 것’이라고 꼬집은 바 있다.
천안아산경실련은 ▷도시재생을 위한 사업방식의 다양화 ▷정비구역 해지를 위한 일몰제 도입 ▷도시재생사업의 공공성 회복과 투명성 확보를 위한 공공관리제의 도입 등을 제안했다.
▶문화·관광, ‘젊은 예술가 지원시스템 구축하자’
‘지역예술 인재, 어떻게 키울까’라는 제목의 토론회에서 토론자로 나섰던 윤경섭 천안시청 문화관광과장은 예술의 전당, 문화예술재단을 통해 예술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이날 토론회는 제목에 명시된 ‘지역인재’의 개념이 구체적이지 않다보니 발제와 토론이 격리된 느낌이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토론을 종합한 천안예총은 ▷예술인에 대한 개인별, 단체별 창작지원을 해 줄 것 ▷원도심 공간 등을 활용한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운영해 줄 것 등을 제안했다.
▶지역·경제, ‘로컬푸드 조례와 전담조직 만들어야’
최근 주목받고 있는 로컬푸드 운동은 천안농민들에게도 주요 관심사다. 시는 그동안 농축산과로 동합됐던 행정업무를 2012년 조직개편과 함께 농정과와 축산식품과로 개편할 예정이다.
천안학교급식협의회는 이날 토론회를 종합하며 ▷천안시 로컬푸드 조례제정 및 전담부서 신설 ▷로컬푸드 사업을 추진할 중간지원조직 지원 ▷농민직거래장터 사업 확대 등을 제안했다.
▶교육·청소년, ‘고교입시전형, 평준화로 전환해야’
‘고교간 교육격차와 고교입시전형개선’ 토론회는 찬반이 명확히 갈리는 민감한 사안임에도 관련기관인 교육청 관계자나 반대입장을 피력할 토론자가 나서지 않은 점이 아쉬웠다.
하지만 토론회는 직접적인 주장의 강요보다는 실증적인 자료들의 제시로 자연스레 이해를 돕는 방향으로 이뤄졌다.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천안학부모회는 ▷특수목적고의 비중을 축소할 것 ▷읍면지역 학생들에 대한 실질적 교육지원 ▷도교육청은 고교간 교육격차 연구를 강조할 것 ▷근거리 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