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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소니 보다 경찰이 더 분통터져

아산경찰서, 시민 존중은 안중에도 없다

등록일 2011년11월03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아산경찰서(서장 허 찬)가 시민 존중을 위해 ‘자율책임 성과경영 시스템’과 ‘교통사고현장 신속출동 대응체계’ 등의 다양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지만 정작 체감치안수준은 형편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달 25일 영인파출소의 한 경찰관은 시민이 길에 떨어진 은행나무 열매를 밟았다는 이유로 ‘어이! 아줌마! 여기 걸어 다니지 마!’라며 막말을 했다.

이 시민은 “경찰관이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범인도 아닌 일반시민에게 아랫사람 대하듯이 명령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며 “은행나무 열매의 지독한 냄새 때문에 돌아서 가라고 친절히 설명해 주면 좋았을 것을, 해당 경찰이 다른 시민들에게도 자신의 아랫사람을 대하듯 인상 쓰며 명령을 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라고 말했다.

또한 112 신고자를 대하는 경찰의 태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달 30일 온양 6동의 한 시민은 아파트 주차장에 주차했던 자신의 차량을 파손하고 달아난 뺑소니 차량을 찾지 못해 112에 신고를 했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신고를 받고 현장을 찾아온 경찰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현장을 떠나버린 것.

이 시민은 “CCTV 자료와 용의차량이 있었지만 담당경찰은 ‘다른 교통사고 문제로 바쁘다’, ‘주차장에서 가해 차량을 찾아보고 연락처를 확인한 다음 가르쳐 달라’며 서둘러 아파트를 떠나버렸다”며 “담당경찰이 소속과 이름, 전화번호도 남기지 않고 떠났는데 어떻게 연락을 하란 말인가. 특히 신고자에게 뺑소니 가해차량을 찾으라는 경찰의 말에 분통이 터진다”라고 말했다.

최근 아산경찰서가 민생치안 서비스를 위해 다양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지만 정작 시민들이 느끼는 체감치안수준은 형편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일선 경찰은 윗사람과 다른 생각?

A씨는 지난 주말, 가족과 여행을 하던 중 아파트 경비실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새벽에 쿵 소리가 나서 밖을 보니까 렉스턴 차량이 A씨의 차량을 추돌한 후 도주를 했다는 것.

이에 A씨는 10월30일 저녁, 여행에서 돌아온 후 곧바로 아파트 관리실에서 CCTV를 확인 했다.

CCTV에는 30일 오전 6시30분 렉스턴 차량이 자신의 차량을 추돌한 후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도주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특히 렉스턴 차량은 뒤따르던 승합차의 신호도 무시한 채 아파트를 빠져나갔으나 CCTV에는 렉스턴 차량의 번호판이 불분명하게 나타났다.

A씨는 곧바로 112에 뺑소니 신고를 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담당경찰이 도착했다.

그러나 경찰은 ‘관리사무실에 사람이 없어서 CCTV를 확인하지 못했다. 다른 교통사고 처리 문제로 바쁘니 연락하라’며 서둘러 아파트를 떠나버렸지만 정작 A씨에게 자신의 소속이나 이름, 전화번호도 남기지 않았다.

한편, A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파트 주차장을 둘러보았고 의심이 가는 렉스턴 차량을 발견했으나 해당 차량에는 차주의 전화번호가 없었다.

A씨는 경비실을 통해 담당경찰의 전화번호를 알아냈고 담당경찰에게 ‘의심이 가는 차량을 발견했으니 빨리 와달라’고 전화를 했지만 경찰은 ‘바뻐서 못 간다’, ‘해당 차량의 전화번호를 알려달라’, ‘전화번호가 없다면 경비실을 통해 방송을 해봐라’, ‘차량을 조회한 후 연락을 주겠다’ 등으로 112 신고자에게 업무를 미뤘다.

또 A씨는 경찰에 신고한지 이틀이 지나도 아무런 연락이 없어 11월1일 담담경찰에게 전화를 했지만 경찰은 ‘차량조회를 했는데 해당 차량 차주의 전화번호가 없으며, 주소도 해당 아파트로 되어 있지 않다’, ‘이런 뺑소니 사고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기다려라’는 답변을 전해왔다.

A씨는 “뺑소니 가해 차량이 CCTV에도 찍혀있고 차량번호와 파손 등 의심이 가는 차량도 아파트에 있는데 경찰은 바쁜 업무를 핑계로 ‘나 몰라라’ 한다. 담당경찰은 뺑소니 범을 신고자에게 잡으라고 종용 하는데 그럴 거면 경찰은 왜 있는가”라며 “최근 아산경찰이 시민 존중을 슬로건으로 고객만족 치안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윗사람의 생각과 일선 경찰관의 생각은 다른가 보다”라고 경찰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또 다른 시민 B씨는 “얼마전 뺑소니를 당했지만 아직까지 가해자를 찾지 못했다”라며 “뺑소니를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그것이 얼마나 기분 나쁜 것인지 잘 알고 있으나 경찰은 바쁜 업무와 증거부족 등으로 사건을 차일 피일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뺑소니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경찰관과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오전과 오후 등 몇 번의 전화와 문자에도 전화통화를 하지 못했다.

하루에도 수 십건, 어떻게 다 처리하나

아산경찰서 교통사고조사계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차량을 파손하고 도망가는 뺑소니 사건은 하루에도 수십 건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또한 CCTV 등 증거자료가 명백할 경우 가해자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가해자를 찾는 일은 기간도 오래 걸릴 뿐더러 못 찾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CCTV자료와 용의차량이 있는 경우 빠른 시일 내에 해결이 된다. 그런데 담당경찰관이 그런 태도를 보인 것은 이해가 안된다”라며 “하루에도 수십 건씩 발생하는 뺑소니 사건이며, 일일이 CCTV를 확인 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A씨는 “신고자가 CCTV에서 가해 차량이 추돌하는 장면을 찾았고 용의차량도 찾았지만 가해자와 연락할 방법이 없어 경찰에 신고한 것”이라며 “경찰의 미온적인 태도는 분명 문제가 있다. 이번 사건이 조속한 시일 내에 해결 되지 않으면 아산경찰서에 정식으로 민원을 제기할 예정이며 담당경찰관을 업무태만으로 청문감사관에 신고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손상욱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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