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가 추진하고 있는 ‘대학인의 마을’이 특혜논란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천안시가 대학 우수 연구인력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지식산업 구축 여건을 조성한다는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대학인의 마을’이 특혜논란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천안시는 지난 25일 ‘대학인의 마을 조성사업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 최종보고회’를 갖고 기본구상 및 개발계획, 단지조성 및 기반시설 설계 내용 등을 청취했다.
대학인의 마을은 서북구 성거읍 오목리 136번지 일원 6만6538㎡에 단독주택 62세대, 거주인구 160여명을 수용하는 전원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2005년 지역 13개 대학 교수·입직원 대상 수요조사를 시작으로 추진된 ‘대학인의 마을’은 시가 2008년 해당 부지를 67억원에 매입, 기반시설 공사를 포함해 총 사업비 121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천안시가 참여하는 공영방식의 대학인의 마을은 3.3㎡당 116만원에 잠정 분양가가 정해졌다.
이날 용역을 맡은 (주)경동엔지니어링은 대학인의 마을을 주민의 정신적, 신체적 안정을 보장하는 건강주거단지로 특화하고 자연의 향기를 느끼는 친환경 주거단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체 6만6538㎡ 가운데 주거용지는 52%인 3만4628㎡이며 기반시설로 녹지 2만280㎡, 도로 8466㎡, 주차장 429㎡, 저류시설 1742㎡ 등 3만917㎡(46.5%)이며, 커뮤니티센터, 공동텃밭 등 주민공동시설 993㎡(1.5%)도 꾸며 차별화된 고품격 전원단지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교통계획은 도심과 접근성, 북천안IC 등 외부 접근성이 뛰어나고 단지 내부도 일반도로 7개노선 1408m, 보행자 전용도로 2개 노선 93m를 개설한다.
시는 이날 보고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반영해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며, 충남도에 승인신청 한 ‘2020 천안시도시기본계획’이 변경 승인되면 자연녹지지역에서 시가화예정지구로 지정, 개발계획 인가신청, 실시계획 인가신청 절차를 거쳐 2012년 상반기 공사를 착공한다는 방침이다.
계층사회 분화, 위화감 조성
대학인의 마을 위치도.
2005년을 전후로 전국 지자체의 교수촌 조성사업이 붐을 이뤘다. 이웃도시 아산시도 2005년부터 송악면 동화리 야산 8만9651㎡ 규모로 교수촌 조성사업을 추진했으며 지난 3월 착공에 들어갔다.
아산지역 5개 대학교 교수들로 이뤄진 교수단지 추진위원회가 제안해 조합형태로 추진되고 있는 ‘동화지구 전원마을 조성사업’은 지난해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전원마을로 지정되면서 사업비 200억원 중 국비 14억원, 지방비 6억원 등 20억원이 지원됐다.
현재 착공 상태인 ‘동화지구 전원마을 조성사업’에 대해 주민들은 특정계층을 위한 주거단지 조성에 국가 예산이 지원되고 있어 위화감을 주고 있으며 전원마을 조성이라는 취지와 달리 대규모 토목공사가 이뤄지면서 자연환경이 파괴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천안의 ‘대학인의 마을’ 또한 개발방식은 다르지만 시가 주도적으로 121억원의 시비를 투입해, 특정계층을 위한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또한 사업 목표의 불확실성과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천안아산경실련 정병인 사무국장은 대학의 우수연구인력을 천안에 정착시키는 명분에 대해서는 이해 하지만 접근방식과 실효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 사무국장은 “대학교수 가족전체가 천안으로 내려오지 않는 이유가 자녀교육, 교통, 문화충족 등의 거주환경에 있다”며 “이러한 선결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거주지를 분양하더라도 입주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까지 교수촌을 추진해온 대부분의 지자체가 애초 순수한 사업 목표와는 달리 전원주택지 개발·분양에 그쳤다”며 “대학교수들이 모인다고 해서 지식산업 구축 여건을 조성한다는 목표에 대한 실효를 거둘지 의문이며 특혜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100억원 이상 소요되는 대학인의마을 조성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역대학의 우수한 연구인력이 천안에 유입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자연스런 유입, 시민사회와의 공존이 아닌 새로운 계층사회의 분화는 위화감만 조성할 뿐이라는 의견이다.
<공훈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