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지역 30여 단체의 대표들은 ‘충남 고교평준화 주민조례제정 운동본부’의 이름으로 고교평준화 실현을 위한 주민발의 조례제정에 나설 것을 결의했다.
천안을 비롯한 충남의 고입제도 개선 문제가 본격적인 공론화 과정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고입 평준화제도’의 도입여부는 그동안 지리한 힘겨루기 양상이었다. 하지만 시민단체 측이 고교평준화제도의 도입과 관련한 조례제정운동에 나서기로 하고 개략적인 계획까지 발표하자 충남교육청도 부랴부랴 대응에 나서며 일정을 발표하고 나섰다.
도 교육청 측은 고입제도 개선과 관련해 시민단체 대표들에게 비공식적인 만남까지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교육청, 2013년 상반기 2014년 고입전형방식 발표
지난 13일 도 교육청은 고입제도 개선과 관련해 ▷10월 중순 향후 일정 발표 ▷2011년 하반기 조례안 제정을 위한 기본 조건 검토 ▷2012년 상반기 천안지역 교육여건 추가 개선과 보완, 입법계획 수립과 조례제정 절차에 따른 행정조치, 입법안 확정 등의 일정을 내놨다.
또 ▷2012년 하반기 입법안 도의회 상정 및 의결, 타당성 조사와 여론조사 ▷2013년 상반기 2014학년도 고입전형기본계획 수립 공고 등의 일정을 제시했다.
도 교육청 학교정책과 한정도 장학사는 “도교육청은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77조 개정에 따라 학교군 설정, 학생배정 방법, 학교 간 교육격차 해소, 비선호 학교 해소, 학교 교육과정의 다양화·특성화 등을 충분하게 준비해 고입제도가 바뀌어도 민원을 최소화하고 학교별 특정 교육과정 운영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천안지역은 1980년부터 14년 동안 고교평준화를 실시해 왔으나 1996부터 현재까지 비평준화로 전환, 운영하고 있다.
시민단체들, 조례제정운동으로 도교육청 압박
한편 시민단체들은 지난 12일, 민주노총 충남지부 대회의실에서 고교평준화 조례제정 운동과 관련한 간담회를 열었다.
여기에 참여한 충남지역 30여 단체의 대표들은 ‘충남 고교평준화 주민조례제정 운동본부’의 이름으로 고교평준화 실현을 위한 주민발의 조례제정에 나설 것을 결의했다.
상임대표로 인선된 정원영 민주노총충남본부장은 “주민조례제정운동을 빠른 시일 안에 확실하게 추진해 나가기 위해 각 지역 단위에서 내용적 조직화와 함께 발족식 준비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집행위원장으로 인선된 최용우 민주노총충남본부 대외협력위원장은 “조례제정의 핵심사업은 서명을 받고, 고교평준화 여론을 만들고 확산시키는 것인 만큼 함께 모인 시민사회가 중점 과제로 실천하자”고 의지를 밝혔다.
이 자리에는 강원교육연대의 최고봉 집행위원이 함께 배석해 강원 고교평준화 기본조례 주민발의 기억과 교훈이라는 내용으로 강원도 조례제정 과정을 설명하면서 강원도의 경우 도의회가 조례제정 심의를 자꾸 미뤄서 의원 주민소환까지 준비하려 했다면서 도의회가 조례제정의 결정권을 갖고 있는 만큼 주민발의 운동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충남도의회 김지철 교육의원도 “행정사무 감사 업무에 힘쓰면서도 고교평준화 실현을 위해 순회 간담회에 매진할 것”이라며 조례제정운동에 힘을 실었다.
이윤상 천안고교평준화 집행위원장은 “충남도교육청이 고입제도 개선을 위한 로드맵을 준비중이며 2012년 하반기에는 입법안을 도의회에 상정할 계획이라고 통보했다. 충남도교육청이 조례안 제정을 위해 제 역할을 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4000만원의 고교평준화추진협의회 TF예산도 불용시키며 1년을 허비한 충남도교육청이 고교평준화의 의지를 갖고 사업을 추진할 지는 알 수 없다”며 “충남 고교평준화 주민조례 운동본부가 천안에서 충남지역으로 더욱 조직과 여론을 확대해 나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운동본부는 11월3일 학생의 날을 맞아 충남도청에서 발족식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