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 검출이 확인된 쌍용중학교 운동장. 운동장에는 파란 방수포가 덮여져 있다.
시민단체가 문제제기했던 감람석 운동장의 석면오염이 사실로 확인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11일(화), 전교조충남지부와 충남환경운동연합 등이 요구해 실시한 쌍용중, 음봉중, 설화중의 운동장 흙 시료 분석 결과, 석면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감람석 시공 학교는 전국에 8개교가 있는데 충남에만 3개교가 있다. 이들 학교에서 적게는 0.25% 미만부터 많게는 1.5%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가 이렇게 나오자 교과부는 해당 운동장에 대한 전면 재시공을 밝히고 나섰다.
해당학교들은 석면논란이 제기되자 곧바로 운동장 전체에 파란색 방수포를 덧씌우고 사용제한에 나섰다. 하지만 재조사 결과를 나오고 재시공이 결정되기까지는 거의 한 달이 넘게 걸렸다.
일부에서는 야구장의 경우 석면의혹이 제기되고 3~4일만에 재조사가 마무리돼 재시공이 됐는데 교과부의 경우 10배 가까운 시간이 소요된 것을 두고 ‘늑장행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충남에 감람석 운동장이 집중된 점, 준공검사에서는 유해성이 전혀 드러나지 않았던 점을 들어 비리까지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교조 충남지부는 “일단 교과부의 문제 운동장 전면 재시공 결정은 늦었지만 다행스런 대책이다. 충남교육청에서 이번 석면 확인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조속히 발표하고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들의 불안감을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충남지부는 한발 더 나아가 준공검사 당시 해당 학교의 운동장에서 시료를 정확히 채취해 조사한 결과 석면이 검출 되지 않았다고 한 것과 전국에 8개 밖에 없는 감람석 운동장이 유독 충남에서만 3개씩이 조성된 이유와 의사결정의 과정을 설명할 것을 촉구했다.
현재 교과부와 시공업자는 경비 부담 등을 이유로 아직까지 석면 토양 철거방법을 정하지 못하고 있어 자칫 사후조치가 늦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교과부에선 석면 검출은 명백히 시공업자의 잘못인 만큼 하자보수 차원에서 전적으로 업체가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이나 업체 측은 논란 초기 책임을 인정했으면서도 처리 비용이 막대한 것으로 추산되자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중과 설화중, 음봉중은 교과부와 상위부서의 공문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
아산교육청 김도민 씨는 “교과부에서 감람석을 걷는다는 얘기는 있었어도 언제, 어디까지 시행한다는 방침이 내려오지 않았다. 골재층도 함께 오염됐는지를 판단해 빠르면 이번주 안으로 공문이 내려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씨는 “현재 감람석이 설치된 음봉중과 설화중에 대해서는 폐기물 업체의 견적을 받아놓은 상태이며 공문을 접수함과 동시에 감람석을 걷고 감람석이 있던 자리에는 임시방편으로 흙을 덮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석면의 위험성 인지시켜야…
한편, 석면의 유해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지만 정작 당사자인 학생들은 석면의 위험성에 대해 그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후속대책 마련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소리없는 살인자’로 불리는 석면은 대기로 누출돼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 지정 1급 발암물질로 호흡을 통해 그 가루를 마시면 20년에서 40년의 잠복기를 거쳐 폐암이나 석면폐, 늑막이나 흉막에 암이 생기는 악성 중피종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국제암연구소(IARC)는 석면이 함유된 탈크(활석)도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화장품과 베이비파우더등에서 석면 활석이 검출돼 논란이 된 적이 있다.
2009년 1월 1일부터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해 석면이 0.1% 이상 함유된 건축자재 등의 제품은 제조, 수입, 사용이 금지돼 있는 상황이다.
쌍용중에 다니는 1학년 자녀를 두고 있는 김모씨(42·쌍용3동)는 “어른들은 충격적인 결과에 걱정이지만 아이들은 운동장을 못쓰는 것에 대해 불편해 할 뿐 석면이 크게 회자되지도 위험성에 대해 조심스러워 하는 눈치도 보이지 않는다. 석면의 유해성에 대한 충분한 정보제공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