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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억압받는 이들에게 먼저 손 내밀 것”

노동인권 찾아주는 젊은 노무사 김민호 씨(37·노무법인참터)

등록일 2011년10월19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사용자 위한 사건 수임 NO, 비정규직 권리찾기의 길잡이 자청

노무법인 참터 김민호 노무사. 왠지 노동조합이나 진보정당들만 독점하고 있는 있는 듯한 단어 ‘노동인권’. 하지만 노동인권을 위해 일하기를 표방한 곳이 비단 그들 뿐만은 아니다.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 모임’. 일명 ‘노노모’로 활동하고 있는 노무사들이 있다. 노동자들의 인권을 위해 일하는 노무사들. 변호사 사회로 치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민변’같은 단체로 전국적으로는 100명 정도가 여기에 참여하고 있고 천안의 개업노무사 중에서는 김민호 공인노무사(37·노무법인 참터) 단 한명이 여기에 소속돼 활동 중이다.

김민호 노무사는 ‘사용자를 위한 사건을 수임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우고 근로계약에서 늘 약자일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사실 지불능력으로 보나 수익이 발생할 확률로 보나 노무사 개인의 입장에서는 사용자 측에서 활동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사용자 측이 의뢰한 사건을 수임하지 않겠다는 것은 사실상 수입의 절반이 훨씬 넘는 부분을 포기했다는 것.

보통의 사람들과 조금은 다른 길을 선택하고 그동안 남들이 꺼려하는 다양한 사건들을 풀어내고 지원해 왔던 그가 최근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바로 비정규직 문제다.
그는 최근 진보신당, 사회당 충남도당과 함께 ‘충남비정규직지원센터’라는 단체를 준비하면서 보다 적극적인 사회활동을 예고하고 있다.

비정규직 권리찾기의 ‘길잡이’ 될 것

“비정규직 문제는 IMF이후 우리사회 양극화의 주범이 됐고 이제는 아주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기존 정당들도 이와 관련한 대안들을 앞다퉈 내놓고 있는 상황이죠. 하지만 이런 일들일수록 당사자들의 투쟁이 중요한데 ‘비정규직’이라는 특성상 힘을 모으기가 어려워요. 바로 잘릴까봐서요. 기존 노동단체들은 사실 자기들 조합원 챙기기에만 급급했습니다. 그간 대기업, 남성위주로만 정책을 노정하면서 이미 한계점을 보이고 있는 양대 노총의 운명도 순탄치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비정규직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권리찾기의 방법이라도 알려줄 수 있는 길잡이 역할이라도 해보자라는 취지로 조직하고 있는 것이 바로 ‘충남비정규직지원센터’입니다.”

그는 진보신당, 사회당 충남도당과 함께 지난 6월부터 조직정비에 들어갔고 준비위원회를 구성해 활동을 시작했다. 센터의 첫 사업은 바로 ‘천안시 청소년ㆍ대학생 아르바이트 노동인권 실태조사.’ 

천안은 젊은 층이 많고 급속한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지방에서는 드물게 아르바이트 노동이 보편화 되고 있는 곳이다.
‘충남비정규직지원센터’는 실태조사 결과, 조사대상자 중 27.8%가 최저시급 4320원 조차 받지 못했으며, 임금과 관련해 제때 받지 못하거나 적게 받거나 연장ㆍ야간 등 가산임금을 받지 못한 부당한 대우를 당한 경우가 31.1%나 됐다고 지적하고 관계기관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아르바이트는 노동법 위반의 온상?

“아르바이트는 정말 노동법 위반의 온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제도 청소년 2명이 상담을 하러 왔었어요. 연장·야간·휴일에 일하고도 수당은 아예 없고, 연·월차 수당, 근로계약서, 부모님 동의서 뭐하나 갖춰진 게 없었죠. 배달도 하고 홀도 운영하고 있는 꽤 규모있는 치킨 호프집인데도 전 직원을 이런 식으로 아르바이트로만 운영하고 있더라고요.”

설령 이의제기를 하는 직원이 있다하더라도 사장은 잡아떼면 그만이다보니 김민호 노무사는 근무일, 휴가사용여부, 부당행동 지시 등을 적시한 객관적 증거자료가 필요하다며 ‘알바수첩’이라는 것을 준비하고 있고 거의 완성단계에 접어 들었다.

“안전한 아르바이트 환경을 조성할 책임은 어른들에게 있잖아요. 수능시험 이전에 알바수첩을 준비해 권리를 알려주고 우리 센터에서 수시로 상담받을 수 있도록 교육기관과 네트워킹을 할 예정입니다.”

‘충남비정규직지원센터’는 올해 까지는 주요 사업역량을 청년사업에 집중하고 내년부터는 보편적 비정규직을 위한 사업계획을 세워 추진할 예정이다.
청소년, 다문화, 어르신 등 가장 차별받고 억압받는 이에게 먼저 손을 내밀자는 것이 지향점이라는 그.

다문화지원단체인 천안모이세 운영위원, 아산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운영위원을 비롯해 삼성백혈병충남대책위, 백혈병소아암협회충청지부 등에서 다른 노무사와는 조금 다른 ‘스펙’들을 쌓아가고 있는 김민호 노무사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이진희 기자>

충남비정규직지원센터 ☎561-9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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