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암민속마을 곳곳에서 진행됐던 ‘짚풀문화제’가 아쉬운 막을 내렸다.
(재)아산문화재단과 외암민속마을보존회는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외암민속마을 일원에서 ‘제 12회 외암민속마을 짚풀문화제’를 개최했다.
점점 사라져가는 마을 고유의 전통문화를 보존하고자 마련된 이번 축제는 ‘조상의 슬기와 숨결을 찾아서’를 슬로건으로 진행됐으며 외암민속마을 전체공간을 축제화 함으로써 짚풀문화제를 찾은 관람객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반면 축제기간에는 화창한 가을 햇볕과 소나기, 강풍 등 심술궂은 날씨의 변덕으로 기획됐던 공연이 지연·취소되는 등 축제 관계자의 애간장을 태웠다.
또한 마을 곳곳에 마련된 전시·시연·체험마당을 주도한 마을주민들은 전통문화보존의 취지와는 달리 한복이 아닌 평상복으로 관람객을 맞이해 아쉬움을 샀으며 전통혼례와 상여행렬 등 재연프로그램에 사진동호회와 사진작가, 기자 등이 몰려 관람객의 눈총을 받았다.
특히 사진을 찍기 위해 자리싸움을 하던 사진동호회 사람과 사진작가는 막말을 오가며 싸움을 하는 등 볼썽사나운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송악두레풍물, 소나기에도 열연
3일간 진행된 짚풀문화제에서는 주무대와 건재고택 앞마당, 상류층 가옥, 교수댁 등을 무대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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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두레풍물은 갑작스런 소나기로 인해 공연이 취소됐지만 보존회 회원들은 공연장을 떠나지 않고 소나기 소리와 함께 신명나는 공연을 펼쳤다. |
축제 첫 날인 14일 오전 11시 건재고택 앞마당에는 전래동화극 ‘너는 누구냐’를 시작으로 축제기간동안 우리소리 우리멋, 사물 판굿 등이 한 두 차례씩 열렸으며 주무대에서는 풍물 판굿과 퓨전악극 ‘즐거운 유랑단’, 퓨전 국악여행, 광대들의 놀음판 ‘놈놈놈’, 과거시험, 전통상례, 사당패의 줄타기 놀음이 진행됐다. 또한 상류층 가옥에서는 전통혼례와 불천위 외암이간선생 추모제가, 교수댁에서는 전통성년례가 열렸다.
한편 15일 오후 6시 공연예정이었던 송악풍물두레논매기보존회의 송악두레풍물은 갑작스런 소나기로 인해 공연이 취소됐다. 그러나 보존회 회원들은 공연장을 떠나지 않고 비를 피해 초가집 처마 밑으로 모여들었고, 소나기 소리와 함께 신명나는 공연을 펼쳐보였다.
전래동화 ‘거울 속에 누구요’를 극화한 작품 ‘너는 누구냐’는 극단 사다리가 열연했으며, 악사의 ‘덩기덕 쿵 턱’ 장단에 맞춰 연기자와 관객이 함께 어깨를 들썩 들썩 거렸다. 특히 3일 간 5번 진행된 공연은 어린이 관람객이 직접 참여해 거울 놀이를 하는 등 호응을 얻었다.
(사)남도민요보존회 충남지회의 우리소리 우리멋에서는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와 성주풀이, 진도아리랑 등 다양한 민요의 국악 공연이 펼쳐졌으며 전통타악단 연풍과 풍물촌 신시, 사물판굿과 풍물판굿을 각각 공연해 관람객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또한 (사)한국예총 아산지회는 시대변화에 순응해 신식유랑단으로 거듭나려는 여사당패와 변화를 거부하고 전통을 이어가려는 남사당패의 장기 한마당을 그린 퓨전악극 ‘즐거운 유랑단’을 선보였으며 개막행사로 펼쳐진 헤이야의 퓨전국악 여행은 가는 빗줄기 속에서도 관람객의 호응을 얻었다.
특히 과거응시 및 전통 혼례·성년례·상례·제례 등의 재연프로그램에는 많은 관람객이 모여들 정도로 호응을 보였다.
폐막행사로 진행된 사당패의 줄타기 놀음은 축제기간 중 가장 많은 관객이 마당극, 사물놀이, 재주넘기 등을 관람됐지만 정작 줄타기 공연시간은 얼마 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가족과 함께 다양한 체험
이번 축제를 찾은 관람객들은 외암마을 이곳 저곳을 돌아보며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었다.
특히 짚풀을 이용해 만든 계란꾸러미와 소품, 짚풀 미끄럼틀, 쌀 타작 등의 체험프로그램은 관람객에게 큰 인기를 얻었으며 가족단위의 관람객은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종이배 띄우기, 한지공예, 다듬이 체험 등을 직접 즐길 수 있었다.
3일간의 축제기간 동안 매일 외암민속마을을 찾아왔다는 김정란(여·42·온천3동)는 “첫 날에는 이웃집 언니·친구들과 짚풀문화제를 관람했고 둘째 날에는 외지에서 찾아온 친구들과 함께 축제를 구경했어요. 그래서인지 남편·딸아이와 함께한 셋째 날에는 짚풀문화제 박사가 돼서 마을 곳곳의 공연·체험프로그램을 관람할 수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강원도 강릉에서 가족과 함께 외암민속마을을 찾아온 박규동(35·사업)씨는 “전주 한옥마을을 구경하러 갔다가 그곳에서 우연치 않게 짚풀문화제 소식을 접해 외암민속마을을 찾아왔다”라며 “아내와 어린 두 딸이 무척 좋아했다. 특히 갑작스런 소나기로 온 몸이 쫄딱 젖었지만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으로 보는 짚풀문화제
짚풀, 꼬고·털고·타고···
소박함 속에 묻어나는 조상의 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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짚풀로 만든 미끄럼틀은 어른과 어린이들에게 인기 만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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짚풀 계란 꾸러미 만들기 체험은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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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배 만들기 체험. 작은 개울을 따라 종이배가 떠내려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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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손 놓으면 안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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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암민속마을에 마련된 그네는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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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 페인팅 체험. "예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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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만들기 체험에서 아이보다 엄마가 더 즐거운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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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길을 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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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기구 체험에 앞서 사진 한 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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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리고, 돌리고..." 쌀 타작 체험을 하고 있는 어린이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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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소나기였지만 잊지못할 기억이 됐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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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연된 과검 시험. 한 유생이 부전행위(컨닝)를 하기 위해 이리저리 살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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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혼례 재연. 새신랑, 새색시가 쑥스러워 하는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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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상례 행렬은 주무대를 떠나 마을 외곽으로 사라졌으며 마을주민 중 한 할머니가 실제와 같은 열연을 펼쳐 관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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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축제에서는 다양한 짚풀공예가 선보였으며 마을주민들은 짚을 이용해 소박함 속에 묻어나는 조상의 슬기를 전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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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사다리의 ‘너는 누구냐’는 어린이 관람객이 직접 거울놀이에 참여 하는 등 좋은 반응을 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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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막행사로 진행된 사당패의 줄타기 놀음은 축제기간 중 가장 많은 관객이 마당극, 사물놀이, 재주넘기 등을 관람됐지만 정작 줄타기 공연시간은 얼마 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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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두레풍물은 갑작스런 소나기로 인해 공연이 취소됐지만 보존회 회원들은 공연장을 떠나지 않고 소나기 소리와 함께 신명나는 공연을 펼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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짚풀문화제 한 켠에 마련된 야생화 전시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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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제 이튿날인 15일 늦은 오후. 갑작스런 소나기로 준비된 공연이 모두 취소 됐으며 관객들은 소나기를 피해 서둘러 마을을 빠져나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