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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관십구년사월이십일일’ 공주 공산성 갑옷 상세(명문) |
백제의 마지막 왕인 의자왕(제31대, 641~660 재위) 시절 의전용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갑옷(찰갑: 비늘모양 갑옷)이 공주시 공산성(사적 제12호) 성안마을 유적(4차) 내에서 출토됐다. 전문가들은 ‘국보급 유물’ 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남석 공주대학교 박물관장은 12일 오후 5시20분께 공주 공산성 발굴 현장에서 이준원 공주시장 등 공주시 기관단체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가진 브리핑에서 “지난 3월 말부터 성안마을에 대해 발굴조사 한 결과 최근 많은 양의 기와와 토기, 중국제자기, 화살촉 등의 유물을 출토했다”며 “특히 유적지 내에 있는 저수시설의 마무리 과정에서 서기 645년을 가리키는 명문(貞觀十九年) ‘정관 19년’(즉 645년, 백제 의자왕 5년)이 적힌 최고의 가죽 갑옷 1령이 출토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옻칠된 가죽 갑옷은 저수시설 바닥에 인접한 곳에서 출토되었는데, 매우 고급스럽고 화려하게 옻칠이 이어진 것으로 원래의 모습을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양호하고, 검게 옻칠된 갑옷의 일정 부위에는 붉은색으로 된 ‘○○行貞觀十九年四月二十一日’(○○행정관십구년사월이십일일)이라는 기록을 통하여 645년(당 태종 전관 19년)이라는 정확한 년대를 파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王武監’ ‘大口典’ ‘○○緖’ ‘李○銀○’ (왕무감, 대구전, 00서)등(○는 알아볼 수 없는 글자)의 명문이 확인됐다.
이 관장은 “지금까지 고대사회의 갑옷은 쇠로 만든 판갑(板甲)이 종종 출토 돼 원형을 파악할 수 있었지만, 찰갑(札甲)은 부속 형태로만 나와서 구체적인 원형은 고구려 고분 벽화를 통해서만 짐작할 수 있었다”며 “이 또한 모두 추정이었는데 처음으로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굴된 가죽갑옷은 우리나라에서 확인된 것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제작시기 및 사용 시기까지 표기되어 한국 고대사 인식에 매우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