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을 포함, 전국 5개 초·중·고교 운동장에서 1급 발암물질인 백색석면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충남을 포함, 전국 5개 초·중·고교 운동장에서 1급 발암물질인 백색석면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결과에 따르면, 석면 규제기준 0.1%를 초과한 학교에 천안과 아산의 중학교 3곳이 포함돼 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환경운동연합이 의뢰한 전국 8개 초·중·고교 운동장 바닥골재로 사용된 ‘감람석’ 시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 5개 학교의 시료에서 백석면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고 8일 밝혔다.

‘소리없는 살인자’로 불리는 석면은 대기로 누출돼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 지정 1급 발암물질로 호흡을 통해 그 가루를 마시면 20년에서 40년의 잠복기를 거쳐 폐암이나 석면폐, 늑막이나 흉막에 암이 생기는 악성 중피종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국제암연구소(IARC)는 석면이 함유된 탈크(활석)도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화장품과 베이비파우더등에서 석면 활석이 검출돼 논란이 된 적이 있다.
2009년 1월 1일부터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해 석면이 0.1% 이상 함유된 건축자재 등의 제품은 제조, 수입, 사용이 금지돼 있는 상황이다.

친환경 소재로 권장됐던 ‘감람석’인데…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제시한 결과에 따르면 천안 쌍용중학교 운동장은 적게는 0.25%에서 많게는 1.5%의 석면이 검출됐다. 아산의 음봉중학교 운동장에서 채취한 시료에서는 적게는 0.5%에서 최고 3%의 석면이, 설화중학교 운동장도 기준치를 넘어선 석면이 포함됐을 것으로 보고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충남도의회 학교운동장 개선연구모임과 충남환경운동연합, 전교조 충남지부 등은 해당 학교의 운동장 사용을 금지하고, 학교내외의 석면오염조사를 실시하는 등 안전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교조 충남지부는 ‘아이들이 축구하고 뛰놀며 뒹구는 운동장에서 석면가루가 날린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며 ‘충남교육청은 즉각 해당학교에 대해 실태파악에 나서고 운동장 사용 중단, 석면 비산 방치 대책을 강구하는 등 긴급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리고 긴급히 시료를 채취해 성분검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고, 그에 따른 후속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3일 자유선진당 이명수 국회의원도 “환경부와 교육과학기술부 등에 실태조사를 요구했다”며 “학교시설 및 설비에 대한 관리감독의 부실이 있는지 철저히 밝히고 책임소재에 대한 철저한 규명과 함께 정부는 제도보완을 통해 재발방지책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충남도교육청은 교과부의 다양한 학교운동장 조성사업과 학교 체육시설 현대화 사업의 일환으로 감람석 운동장을 추진해 왔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석면과 중금속 등 유해성 물질 등 이상이 없다고 판정받아 조달청에 등록된 업체를 선정, 시공하고 시공 후 시료를 채취해 전문기관(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그 결과 석면과 중금속 등이 전혀 검출되지 않아 그동안 선진화된 친환경 운동장으로 활용해 왔다. 하지만, 환경보건시민단체에서 발표한 백석면 검출 주장에 대해 학생 건강과 안전에 최우선을 두고 우선 해당학교에 대해 학생들의 운동장 사용을 가급적 금지하도록 권고했다”고 밝혔다.

흔히 ‘화산재 흙’이라 불리는 감람석은 물 빠짐이 좋아 야구장과 테니스장, 놀이터 등에도 사용된다. 일본에서도 학교운동장의 소재로 널리 사용되는 중.
하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유해성 여부와는 별도로 석면이 검출된 광산에서 생산된 광물이 학교 운동장 시설에 사용된다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