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여 전 장애를 입고 난 뒤에는 뭐든 많이 망설였었죠. 마음을 열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러다 마음을 고쳐먹은 뒤 2년 전 충남여성장애인연대(여장연)에 가입하고 작년가을부터 3개월 과정의 컴퓨터 기초반에 다니기 시작했어요. 이후 중급반을 듣고 자격증을 따고 이제는 쇼핑몰 창업을 준비 중이랍니다.”
구 보건소에 자리한 충남장애인정보화협회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 그녀는 5년 전 집에서 계단을 내려오다 심하게 다쳐 척수에 손상을 입었다. 이후 양쪽다리가 마비되고 신경에 손상을 입었다.
사고로 인한 장애. 그로 인한 본인과 주변의 충격은 누구라도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스스로 몸을 일으킨 그녀는 어느덧 다른 이들에게 동기를 주는 사람이 됐다.
“제가 일상생활에서도 될 수 있다면 가족들의 도움조차 받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장을 보러가고 할 수는 없지만 청소하고 살림하고 90%이상은 제가 혼자 하려고 하죠.”
월·화요일은 컴퓨터 쇼핑몰 강좌를 듣고, 월·수요일은 여장연의 POP강좌를 듣고, 화·목요일은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는 등 그녀의 스케줄은 줄곧 외부활동으로 짜여져 있다.
“사고 전에는 식당을 운영했었어요. 지금 하고 있는 컴퓨터 공부는 예전에는 바빠서 생각만 했지 엄두를 못 냈던 일입니다. 머리가 안 따라줘서 고민이지 사소하게 불편한 것들은 여기 직원들이 너무나 잘 도와주셔서 공부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어요(웃음).”
일단 시작한만큼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다. 남편과 아이들도 다 응원군이 되 주었고 스스로도 수업을 듣고 오면 집에서도 열심히 복습했다. 지난해 ITQ자격증을 딸 때는 같이 공부하던 7명이 응시했는데 5명이 자격증을 땄고 그중 김월순 씨만 A등급을 받았다.
“컴퓨터 교육 외에도 여성장애인연대에서 운영하는 좋은 프로그램들이 꽤 많이 있어요. 압화, 리본공예, POP 등 몸은 조금 불편해도 열심히 하면 성과를 낼 수 있는 일들이죠. 이런 물건들을 팔 수 있는 쇼핑몰이나 가게를 내고 싶어요. 다시 사장님이 되는 것이 목표랍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종합경기장 내에 있는 여장연 사무실이 너무 깊숙한 구석에 위치해 있어 이동이 쉽지 않다는 점. 비라도 오는 날이면 오갈 엄두가 나지 않을 때도 있다고. 그것만 해결되도 270여 회원들에게는 큰 힘이 될 것 같다는 것이 그녀의 소박한 바람이다.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