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폐쇄 이후 회사 정문이 처음 열리는 날이어서 꼭 오고 싶었다. ‘유성기업지회 현장복귀’에 대한 기자회견이 끝나고 중간에 복귀한 동료들과 조우했을 때 만감이 교차했으며 회사가 어떻게 변했는지 보고 싶었다. 현장복귀 외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쉬운 길은 아니겠지만 노동자 모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
조춘재(38·유성기업 노동자) |
지난 19일 ‘유성기업지회 현장복귀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만난 조춘재씨의 말이다.
그의 6월22일 사측이 고용한 용역경비의 무차별적인 폭력에 의해 두개골이 함몰 됐으며 그로인해 병원에서 큰 수술을 받아야 했다. 현재 천안시 성환읍의 모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그는 환자복을 입은 상태로 유성기업 정문을 찾아 왔으며 기자회견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다.
“현장에 다시 복귀가 됐다고는 하지만 이번 일로 인해 감옥에 구속된 동료가 있고 체포영장이 발부된 동료도 있다. 또한 나와 같이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동료들이 있으며 120여 명의 동료는 회사의 징계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밖에서 투쟁하는 것은 생각보다 무척 외롭고 힘든 일이었다. 무더운 여름을 비닐하우스에서 지내야 하는 것이, 용역경비의 무차별 폭력 앞에 짓밟히는 것이 힘겨움이 아니라 돌아갈 곳에 돌아가지 못할 걱정이 가장 큰 힘겨움으로 남아있었다.”
이어 그는 이번 현장 복귀가 갖는 의미가 투쟁의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이라고 말했다. 사측을 등에 업은 어용노조가 노동자의 단결을 방해하겠지만 심야노동 철폐를 위해 현장에서부터 단결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모범적인 노동자 연대를 지속해 갈 것이며 유성기업의 자랑이었던 비정규직 없는 공장을 앞으로도 지켜가는 등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그는 “지난 3개월 동안 나를 지탱해준 아내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금전적 어려움으로 회사 복귀를 강요하던 일부 동료가족들도 있었는데 아내는 처음부터 끝까지 힘이 돼줬으며 가족대책위원회의 일원으로서 나와 동료의 곁을 지켜줬다. 그런 아내의 사랑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병원 치료도 잘 받을 것이며, 빠른 시일 내에 현장에 복귀해 ‘가장’의 모습을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