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익산시 망성면 화산리 지역주민들이 충남도의 안일한 행정으로 수해를 입었다며 항의하자 담배를 문 채 민원인들과 면담을 하고 있는 충남도 공무원들. 이 곳은 금연건물인 충남도청이다. |
21일 오전 충남도청 정문 앞이 전북에서 올라온 주민들의 항의 집회로 시끄러워졌다.
전북 익산시 망성면 화산리 주민 100여 명은 충남도(도지사 안희정)의 안일한 행정으로 비닐하우스 시설재배 농가들이 수해를 입었다며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책임을 지고 피해를 보상하라고 주장하면서 집회를 열었다.
이들 화산리 주민들은 비닐하우스 등을 이용해 수박과 토마토, 상추, 호박, 콩, 화해, 참깨, 고추, 블루베리 등을 재배하는 주민들이다. 그런데 이들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내린 집중호우로 하우스 1034동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100여 세대가 최소 65억 원의 피해를 입었다.
주민들은 그 피해의 책임이 충청남도에게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충남도의 발주를 받은 H건설이 화산배수장 인근 자연배수 수문공사를 당초 계획보다 늦게 완료해, 8일-10일 내린 집중호우로 하천물이 역류하면서 침수피해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피해가 예상되어 일부 주민들이 충남도에 배수문 공사를 서둘러 달라고 요청했고, 이를 확인한 충남도 공무원이 H건설에 공문까지 보냈으나, 결국 이 같은 피해가 발생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충남도가 공사를 발주하고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으며, 특히 침수피해가 예상된다는 민원을 접수하고도 안일하게 대응해 피해가 발생했다면서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주민들과 만난 충남도 관계자는 "예년 보다 많은 호우가 쏟아지면서 배수펌프를 24시간 풀가동했으나 역류를 막을 수가 없었다"며 "농민들의 안타까운 심정은 이해하지만, 이번 수해는 자연재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농민들이 현재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민원을 제기해 곧 조사가 나올 예정인 만큼, 객관적인 조사 후 그 결과에 따라 충남도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충남도의 입장에 농민들은 "이번 재해는 누가 봐도 '인재'"라면서 "자신들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하늘 탓으로 돌리려고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금연건물에서 담배 피우며 민원인 만나는 공무원
한편, 이 같은 분통터지는 농민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하는 것은 충남도 공무원들의 태도다.
이날 농민대표들을 충남도청 3층 의원휴게실에서 면담한 서동수 건설교통항만국장과 관계공무원들은 충남도청이 엄연히 금연건물임에도 불구하고 담배를 피워 물었다. 뿐만 아니라 담배를 입에 문채 주민들과 대화를 하는 무례한 태도를 보였다.
심지어 기자가 사진을 찍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의식도 하지 않은 이 공무원들은 계속해서 담배연기를 피우면서 주민들의 항의에 고압적인 태도로 응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