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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교육복지네트워크 그물코는 지난 15일 아산시청소년문화센터 스마트홀에서 관련 기관·단체 및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소외 아동·청소년을 위한 교육복지정책마련 토론회’를 개최했다. |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합니다.”
아산의 소외 아동·청소년에게 고른 교육기회를 보장하고 실질적인 교육복지 지원 마련과 그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아산시에 관련 정책을 제안하기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아산교육복지네트워크 그물코는 지난 15일 아산시청소년문화센터 스마트홀에서 ‘소외 아동·청소년을 위한 교육복지정책마련 토론회’를 개최했다.
그물코 대표기관 아산지역아동센터연합회 조한근 회장은 인사말에서 “소외계층 아동·청소년을 위한 아산시의 교육복지 지원 사업을 점검하며 토론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며 “토론회를 통해 아산시 교육복지 정책에 통합적이고 지속가능한 정책을 제안함으로써 아산 아동·청소년의 삶의 질을 높이고 권리를 보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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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코 대표기관 아산지역아동센터연합회 조한근 회장 |
교육복지에 무관심한 아산시
토론회에서 첫 발제자로 나선 그물코 이진숙 사무국장은 교육복지에 대한 지방정부의 무관심을 지적하며 미래를 위해 단·장기적인 교육복지사업 계획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 국장에 따르면 2010년 7월을 기준으로 아산시 초·중·고에 재학중인 학생은 3만5727명이며 교육복지 정책 대상 아동·청소년은 4673명이다. 그러나 법적으로는 저소득층이나 소외계층에 속하지 못하지만 위기에 놓여있거나 사각지대에 있는 대상자들에 대한 실질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또한 4673명의 학생 중 교육복지우선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의 규모는 1300여 명으로써 나머지 3300여 명의 학생은 공공기관의 교육복지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으며 법적인 지원대상은 아니나 사각지대 등에 놓인 학생들을 고려할 때 4000여 명의 학생이 전문적인 교육복지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2011년 아산시 일반회계 예산 중 교육 및 아동·청소년 예산은 702억8800만5000원으로써 전체 예산의 11.6%를 차지한다. 또한 교육 및 아동·청소년 예산 중 교육예산은 127억9166만2000원이며 이중 소외계층 아동·청소년을 위한 지원 예산은 1억1500만원에 불과해 소수의 우수학생을 위한 예산 지원에 비해 불균형을 보이고 있는 지방정부의 무관심에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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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코 이진숙 사무국장 |
이 국장은 “‘마을이 아이들을 키운다’라는 속담처럼 미래세대인 아동·청소년,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지역공동체는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교육복지사업을 전담하고 통합·확대·추진할 수 있는 아산교육복지지원센터(가칭)를 마련할 조직과 예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교복지사업에 적극적인 예산 투자
토론회의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운영위원 하승수 변호사는 수원과 용인, 성남 등을 사례로 들며 지방정부가 학교사회복지 지원 사업을 펼칠 수 있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제시했다.
하 변호사에 따르면 중앙정부의 교육경비 보조비가 ‘준비물 없는 학교’ 처럼 보편적이면서도 어려운 가정에 도움이 되는 사업에 사용되는 반면에 명문고 육성과 특목고 지원, 영재프로그램 운영, 영어마을 운영 등 일부에게만 혜택이 돌아가거나 그 성과가 의심스러운 용도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법제처에서는 ‘우수교사에 대한 국내외 연수 지원사업 및 우수학생에 대한 장학금 지원 사업은 교육경비 보조 규정의 문언이나 취지를 고려할 때 학교교육과정 운영지원이나 학교교육여건 개선사업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법제처 10-0442, 2010년 12월23일 관악구 교육지원과)’라고 해석된다. 이에 명문고 육성과 영재프로그램 운영 등의 사업은 교육경비 보조의 범위를 벗어나며 지방자치단체에서 교육경비 보조금으로 이런 사업을 추진하는 사례들이 있으므로 이런 사업의 추진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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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운영위원 하승수 변호사 |
하 변호사는 “지방자치단체가 아동·청소년의 복지 향상을 위한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시행하고 있는 사례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수원시 교육경비보조에 관한 조례에는 ‘각급 학교에 대한 학교사회복지 지원사업’을 포함시켜 시행 중에 있으며 과천시는 2003년, 용인시는 2007년, 성남시는 2010년부터 교육경비보조를 활용한 학교사회복지 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역의 아동·청소년을 위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지원할 수 있다. 미래의 주역인 아동·청소년을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학교복지사업에 적극적으로 예산을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학교 안팎으로 지연사회의 합리적 연계망 필요
소외 아동·청소년을 위한 교육복지정책마련 토론회에서 관련분야의 전문가 및 담당자들은 지역사회의 합리적인 연계망이 필요하다는데 입을 모았다.
이번 토론회의 좌장을 맡은 아산YMCA 박진용 사무총장은 “교육소외는 인간의 잠재능력이 방치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며 “지방정부와 교육지원청, 시민단체 등 지역사회의 협력을 통해 잠재능력이 방치되고 있는 소외 아동·청소년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첫 번째 토론자로는 아산시 교육도시과 이현경 학교지원팀장이 나섰으며 이 팀장은 “교육과 사회복지, 교육복지의 사무간 영역이 불확실하다. 교육적 접근과 복지적 접근 중 어떤 목적에 중점을 둘 것이가에 고민하게 된다”며 “향후 시와 교육지원청, 민간교육복지기관·단체 등과 상호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며 소외 아동·청소년에게는 물질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정신적 지원도 함께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금이 시의원은 “평등은 사람마다 출발선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적당한 출발선을 정해주는 것이 복지라고 생각하며 합리적인 소외 아동·청소년을 위한 교육복지정책이 아산미래의 시작이다”라며 “교육복지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는 발제자의 의견에 공감하며 아산시가 적극적인 지원을 펼칠 수 있도록 의회차원에서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조례 제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산교육지원청 이종권 장학사는 “아산교육지원청에서는 교육소외계층에 대한 격차를 최대한 줄이고자 ‘희망나무’를 3년간 운영해 오고 있지만 계층 간 소득격차와 한 부모 가정이 늘어나면서 교육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이다”라며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이 비사업학교나 고등학교학생들에게는 그 영향이 미비하기만 한데 지역사회의 자원망을 끈끈하게 구축해 지원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일선현장에서 지역의 아동들을 위해 발로 뛰고 있는 교사의 의견도 반영됐다.
송악반딧불이지역아동센터 홍승미 교사는 “본 토론회는 지역아동센터와 교육네트워크, 그물코, 드림스타트, 학교내 교육복지사업 등 각각 흩어져 있는 조각그림을 모아 전체의 그림을 살펴보는 시간과도 같다”며 “무엇보다 교육은 사람을 키우는 것이다. 교육복지정책을 수립하는데 있어서 아이들이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마을전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호서대학교 청소년문화상담학과 박진규 교수는 “소외 아동·청소년을 경제적 빈곤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옳지 않다 영재 중에도 소외 아동·청소년이 있을 것이고 부유한 가정의 자녀들도 소외 받고 있을 수 있다”며 “뼈가 골절된 환자에게는 뼈가 잘 아물수 있는 처방을, 영양이 부족한 환자에게는 영양보충 처방을 하듯 일괄적인 교육복지 정책이 아닌 학생 개개인에 맞춘 맞춤형 교육복지 정책이 필요하다. 또한 교육복지 정책의 안정·지속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100여 개에 가까운 관련기관의 합리적 소통을 위해 발제자가 제안한 아산교육복지센터(가칭)를 설립해 장기적인 밑그림을 그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를 주관한 아산교육복지네트워크 그물코는 2010년 삼성꿈장학재단의 후원으로 출발해 지역아동센터연합회와 아동·청소년 유관기관, 사회복지 전문기관·단체, 시민사회단체, 아산시, 아산교육지원청 등 18개 기관단체가 협력하는 지역교육복지 공동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