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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고 꿈을 향해 가는데 장애가 무슨 상관이에요?”

박진국(34·성황동·지체장애2급)

등록일 2011년06월21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사회복지사가 꿈인 박진국 씨. “배드민턴, 탁구 등 운동만 좋아하지 학업에는 관심이 없었죠. 하지만 결혼을 하고 아기가 생기다보니 좀 배워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뭘 물어보면 가르쳐 줘야 하잖아요.(웃음) 이제 아들 현수가 23개월이거든요. 8월 고졸검정고시도 열심히 해 볼 생각이에요.”

박진국 씨는 지난 4월 치러진 ‘2011 제1회 중졸검정고시’에서 당당히 합격을 일궈냈다.

(사)한빛회 부설 한빛장애인학교는 이 기간동안 매주 월·수·금 하루 2시간씩 국영수를 무료로 친절하게 가르쳐 주었다. 준비기간이 2개월여에 불과했던 터라 그를 가르친 선생님과 한빛장애인평생교육센터 최재석 소장은 농담삼아 ‘의외’의 합격이라며 웃음을 던진다. 이에 박씨는 ‘한 번 파고들면 집중을 하는 편’이라며 ‘운전면허도 한 번에 땄다’고 항변 중이다.

“예전에 시내버스에 붙어있는 광고를 보고 검정고시 학원을 다녀본 적이 있어요. 당시 비용이 30만원 가까이 되다보니 부담이 돼서 그만뒀었죠. 하지만 한빛장애인학교에서는 무료로 개인과외 받다시피 공부할 수 있었어요. 한빛회에 너무나 감사하죠.”

북면에 살며 은석초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목천중 3학년 시절, 몸이 아파 학교를 다닐 수 없었다. 93년 당시 학칙은 3개월 이상 결석하면 졸업이 불가능했다. 할 수 없이 유급을 하고 다시 다녀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이미 떨어진 자신감은 그의 발걸음을 학교로 향하지 못하게 했다. 학업과의 인연은 그걸로 끝인 줄 알았다.
하지만 결혼과 출산은 그의 가치관을 통째로 바꿔놓았다.

“사실 스스로도 제 한 몸 감당하기도 힘들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부모님께도 결혼은 싫다고 했었죠. 하지만 무슨 축복을 받았는지 너무나 마음씨 착한 지금의 아내를 만나게 돼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게 되고 아이까지 생겼어요.” 그는 아들사진을 보여주며 자랑에 열을 올린다. 그에게 이번 검정고시를 합격한 뒤 주변 반응을 물어보았다.

“부모님도 형도 뭐 별로 반응이 없더라고요. 맛있는 것이라도 한 번 사줘야 되는 것 아닌가 했죠(웃음). 8월에 고졸까지 합격하면 좀 달라지겠죠? 나중에는 더 열심히 해서 대학에도 진학하고 싶어요. 장애인 특례로 입학할 때 성적이 좋으면 등록금 부담도 적더라고요. 사회복지사가 되어 장애인들을 돕는 일을 하는 게 제 꿈이에요.”

무슨 일을 하든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자신감. 박진국 씨는 이제 그 ‘자신감’으로 충만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모습이었다.
<이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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