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지역 주유소 1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실제 100원을 인하한 곳은 단 4곳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천안아산소비자모임이 개최한 토론회 모습.
정유사들이 지난 4월7일 휘발유 가격을 리터당 100원 인하하기로 결정한다고 밝힌 후 천안소비자시민모임이 천안지역 주유소 1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실제 100원을 인하한 곳은 단 4곳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소비자시민모임 천안아산지부는 지난 8일 충남학생회관에서 ‘천안아산 석유시장 발대식 및 토론회’를 개최하고 전 제일고등학교 김승태 교장이 발제한 ‘천안시 휘발유 가격현황 및 실태조사’에서 이 같이 밝혔다.
천안소비자시민모임은 지난 4월12일부터 13일, 4월18일까지 4일간 천안지역 주유소 100곳을 소비자시민모임 모니터 요원들이 직접 방문해 자동차에 휘발유를 주유하면서 가격을 조사했다.
조사결과 조사대상 100개 주유소 중 정유사들이 발표한대로 리터당 100원을 인하한 주유소는 단 4곳 밖에 없었다는 것.
천안소비자시심모임에 따르면 정유사들이 휘발유 가격을 인하하겠다고 한 시점 4월7일 12시 이후 인하 전 가격과 비교해 가격을 인상한 곳은 없었으며 65곳은 변동이 없었고, 가격을 인하한 곳은 35곳에 그쳤다.
또한 4월12일~13일 이틀간 조사한 천안지역 석유판매 현황에 따르면 주유소 30곳 중 금액표시를 하지 않는 주유소가 18곳이나 됐다.
눈가리고 아웅 소비자 우롱
이번조사결과 SK에너지는 조사대상 주유소 21 곳 중 가격을 인상한 곳은 없었으나 19곳이 가격인하 발표 전과 변화가 없었다. 다만 캐쉬백 카드 소지자에 한해 추후에 리터당 100원을 적립하는 형식으로 가격인하를 시행하고 있었다. 카드를 소지하지 않은 고객은 가격인하 혜택을 볼 수 없었다는 것. 소비자모임은 오히려 가격인하 시점 이후에 가격을 인상하고 캐쉬백을 해 준다는 것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 현대오일뱅크는 주유소마다 10원~100원, GS칼텍스는 30원~110원 인하했으며 S-오일은 35원~95원을 각각 인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드물게 셀프나 그밖에 주유소 등에서 표시된 가격과 실제 주유가격이 다른 경우도 있었다. 고시된 가격과 실제 가격의 차이는 카드적립으로 대체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모임은 이번 천안지역 주유소 휘발유가격 조사결과 정유사들이 발표한 휘발유 리터당 100원 인하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며 주유소들은 그동안 비싸게 구입해 놓은 재고 때문이라는 변명과 함께 일부는 너무 높은 세금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소비자모임은 소비자가 정유사들이 대대적으로 홍보한 리터당 100원 인하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일부 정유사는 휘발유 가격을 인하받기 위해서는 캐쉬백 카드를 새로 만들어야 하는 등 불편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번 정유사들의 휘발유 가격인하 발표는 소리만 요란할 뿐 정작 소비자에게 별다른 혜택이 없었다는 것.
이날 소비자모임은 정부가 서민경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유류세 조정 등 고통분담을 위해 노력해야 하며 정유사는 소비자들이 실질적으로 휘발유 가격인하를 제감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가격을 인하, 리터당 100원 인하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소비자는 소비자단체 등에서 제공하는 가격정보를 활용해 저렴한 주유소를 이용하는 등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정유사의 가격할인 약속이 지켜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류세 부과체계 단순화 필요
이날 토론회에서 유류세 부과체계를 단순화 해야 하고 유류세 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올해 3월 두 번째 주 기준으로 유류세총액은 리터당 820.48원이다. 교통에너지환경세 529원, 교육세 79.35원, 주행세 137.54원, 부가세 74.59원으로 부과되고 있는 것.
토론자들은 교통에너지환경세 및 교육세 주행세는 목적세로 목적세는 칸막이식 재정운용을 야기, 인반회계 재원에 비해 지출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세수를 증대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운영, 국민조세부담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교육세 주행세는 교통에너지환경세에 부가세금의 형태로 부과되고 있어 세제의 복합성을 증가, 세제효율성을 떨어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토론자들은 현재 80%인 교통시설특별회계를 3%인 에너지특별회계로 확대 배분해 고유가에 대응하고 친환경 신에너지 지원과 기존 주유소의 퇴출 및 전업지원에 관련된 예산에 지원해야 한다고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아울러 2010년 국세징수액이 177조7184억원으로 목표치 170조 4574억원보다 7조2000억원을 초과달성 했으며 계획대비 초과 달성율이 가장 높은 세금은 교통에너지환경세로 19.45% 증가한 2조2751억원 등 지난해 초과징수한 유류세액으로 인해 인하여지가 충분하다고 피력했다.
토론자들은 유류세 인하로 인해 국내 유가가 10%만 인하되어도 소비자물가 0.5% 인하, 경제성장률 0.2% 상승하는 효과가발생한다며 따라서 현재 1인당 국민소득 및 실질구매력에 비해 과다하게 부과되고 있는 유류세를 인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공훈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