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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공권력 투입으로 강제 해산된 유성기업 노조원이 유성기업 앞 비닐하우스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
유성기업 사태가 전체 노동계로 확산될 우려를 낳고 있다.
유성기업 노·사는 지난 2일 오후 3시부터 5시30분까지 조합원 복귀와 금속노조의 교섭 참여를 놓고 교섭을 펼쳤으나 서로의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이번 교섭에서의 가장 큰 논쟁은 조합원 복귀에 있었다. 사측은 ‘파업과 관련된 조합원, 선별을 통한 복귀’를 주장했으며, 노조는 ‘전 조합원 일괄 복귀’를 주장했다. 또한 노조는 금속노조와 금속노조 충남지부, 유성기업지회 등의 ‘금속노조 교섭 참여’를 요구했으며 사측은 이를 거부했다.
금속노조 박유기 위원장은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는 공권력 투입 이후 교섭 주제를 ‘주간연속2교대제 및 월급제’에서 ‘조합원 공장 복귀 방식’으로 양보·전환했음에도 회사는 ‘농성을 풀어야 교섭에 임한다’라는 입장이다. 공장 밖으로 내몰린 상황에서 공장 밖 농성도 안 된다는 회사 입장은 사실상 노조에게 백기를 들라는 요구다”라며 “유성기업 사태가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되지 않으면 6월 하순에 총파업 및 총력투쟁을 펼칠 계획이다”라고 결의했다.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 보신각·광화문서 집회 열어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는 지난 1일 서울 종로 보신각과 광화문에서 ‘유성기업지회 공권력 침탈, 이명박 정권 규탄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지회 노조원과 가족, 발레오공조코리아,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지회, 쌍용자동차 등 금속노조 조합원과 간부 6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유성기업지회에 대한 민주노조 탄압과 공권력 침탈, 공격적 직장폐쇄 등을 규탄했다.
금속노조 유성기업 이구영 영동지회장은 “사측이 파업을 유도하는 무모한 직장폐쇄를 단행하며 용역깡패를 투입해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공장을 점거한 채 파업투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았다”며 “우리는 공장에서 내쫓겨 회사 정문 앞 비닐하우스에서 농성하고 있지만 회사는 현장으로 돌아가겠다는 노동자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은 “유성사태 본질은 이명박 정권이 말하는 비즈니스프랜들리 완결판”이라며 “유성기업은 노사합의 파기와 교섭 회피 등으로 파업을 유도했다. 이에 노조는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했지만 사측은 용역깡패와 경찰을 동원해 노동자들을 일터에서 내몰았다”고 성토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더 이상 이 사태를 더 이상 묵과할 수도, 주저앉아있을 수도 없으며 이 야만적 폭거에 맞서 조직의 명운을 걸고 이명박정권에 책임을 물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집회를 마친 유성기업 노동자·가족과 금속노조 조합원은 광화문과 서대문, 충정로, 종로 일대에서 거리선전을 진행했다.
마을주민이 무상으로 대여해준 비닐하우스에서···
지난달 24일 공권력 투입으로 강제 해산된 유성기업 노조원이 유성기업 앞 비닐하우스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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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인 지난 5일 유성기업 인근의 비닐하우스에서는 노조원과 가족 등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이번 사태를 걱정하고 있었으며 20여 명의 자녀도 눈에 띄었다. |
유성기업 노조원과 가족 등 500여 명은 마을주민이 무상으로 대여해준 비닐하우스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집회와 교육, 연대투쟁 등을 펼치고 있으며, 이들은 언제 끝날지 모를 집회에 1인당 20만원씩의 기금을 걷기도 했다.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호 홍종인 노동안전부장은 “비닐하우스 바닥에서 습기가 올라와 잠자리가 불편하지만, 참고 견딜만 하지만 빨리 투쟁이 끝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며 “회사가 직장폐쇄를 풀고 적극적으로 교섭에 나서야 조합원들을 공장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일요일인 지난 5일 비닐하우스에서는 노조원과 가족 등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이번 사태를 걱정하고 있었으며 20여 명의 자녀도 눈에 띄었다.
유성기업 노조원 가족 안미라(여·33·주부)씨는 “일요일이라고 집에만 있을 수는 없어서 아이들과 함께 나오게 됐다”라며 “회사와 노조 모두가 양보할 것은 양보하는 긍정적인 대화로 사태가 조속히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이며, 다시 출근하는 ‘가장의 모습’을 하루라도 빨리 보고싶다”고 말했다.
유성기업 가족, 복기왕 아산시장과 면담
유성기업 사태와 관련해 노조원 가족이 아산시장에게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유성노동조합 가족 대책 위원회는 지난 2일 복기왕 아산시장과의 면담을 통해 ‘어느 한 쪽 편을 들어달라는 것이 아니다. 유성기업 사태가 원만하게 해결 될 수 있도록 중재자 역할을 해 달라’고 부탁했다.
가족 대책위원회 박준영 씨는 “유성기업 사태에 공권력까지 투입돼서 가슴 아프다. 아산시에서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며 “우리 편이 되어 달라는 얘기는 아니다. 아산시에 기반을 둔 유성기업과 500여 명의 근로자, 3000여 명의 가족을 위해서 중재자 역할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복기왕 아산시장은 “너무 큰 과제를 가지고 너무 작은 노조에서 대표성을 가지고 싸우고 있다”며 “5월24일 공권력이 투입되던 날 유성기업 현장을 찾은 이유는 지역에 있는 기업이고, 시민들이 조합원이기 때문에 중재자로서 역할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지만 노사분규가 있는 곳에서 할 수 있는 행정적인 권한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복 지장은 이어 “사측과 노조 모두다 외로운 상황이다”며 “유성기업 사태와 관련해 관여하는 기관이 달라서 중재하는 것이 무척 힘든 상황이지만 손을 놓고 구경만하지 않겠다. 노·사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과를 위해 중재자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을 모색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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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노동조합 가족 대책 위원회는 지난 2일 복기왕 아산시장과의 면담을 통해 ‘유성기업 사태가 원만하게 해결 될 수 있도록 중재자 역할을 해 달라’고 부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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